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이 같은 가상자산도 과세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유념해야 할 과세 조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과열된 코인시장, 내년부터 '과세'…주의점은
광풍도 이런 광풍이 또 있을까. 지난해 투자의 꽃이 주식이었다면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가상화폐 투자’다.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가파른 몸값 상승으로 탄력을 받은 가상화폐 시장은 그 수치만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4월 15일 오후 기준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14개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216억3126만 달러로, 이를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24조1621억 원에 이른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3월 일평균 개인투자자의 거래금액인 19조1000억 원보다 5조가 많은 거래대금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알트코인(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공개적으로 지지해 인기를 끌고 있는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서만 5배 가까이 폭등하는 등 기타 가상화폐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그중 도지코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 4월 19일 오후 기준 575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4월 1일 개당 77원(종가, 업비트 기준)에 거래되던 것에 비해 약 8배나 폭등한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투자 광풍 속에 법의 경계선을 오가는 각종 파생거래 행위가 급증하면서 피해를 본 투자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이 현행 제도권 내 금융상품으로 취급되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되지 않는 만큼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결국 칼을 꺼냈다. 정부는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간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상자산 불법행위 등을 집중 단속한다고 4월 19일 밝혔다.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 후 출금이 발생할 때 금융사가 면밀히 1차 모니터링을 하도록 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자산 관련 불법 의심 거래에 대해 신속히 분석해 수사기관, 세무당국에 통보하는 등 단속·수사 공조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암호화폐 관련 불법행위를 유형별로 나눠 전담 부서를 세분화하고, 암호화폐 추적 프로그램 보급을 늘릴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직권조사해 불공정 약관을 찾을 예정이며, 기획재정부도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가상화폐 과세와 상속·증여
이러한 감시 강화 외에도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연간 250만 원을 초과한 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20%를 부과할 방침이다. 가령, 올해 초 약 3000만 원에 샀던 비트코인을 현 시세 7000만 원 부근에서 팔 경우 올해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같은 상황이 내년에 발생한다면 250만 원을 제외한 4000만 원에 대해 20%의 세금이 부과돼 800만 원을 납세해야 한다.

가상자산을 팔지 않고 자녀에게 물려줄 때도 상속·증여세를 내야 한다. 단, 올해 안에 사고팔아 얻는 시세차익은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내년에 매도해 차익을 얻는다면 과세대상에 포함된다. 이때 매입가격은 실제 매입가격이 아닌 2022년 1월 1일 0시 시가를 매입가액으로 가정한다. 1월 1일 0시 시가가 실제 매입가격보다 떨어진 경우에만 실제 매입가격을 적용해 부담을 덜기로 했다.

최근 대법원도 비트코인은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해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가상화폐’의 일종이라고 보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이 몰수의 대상이 되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재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

또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제2조 제3호에서는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라고 규정하고 있다.

민경서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와 특금법 규정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경제적인 가치를 지닌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되는 전자적 증표라고 볼 수 있고, 영업권, 산업재산권, 라이선스,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물리적 형태가 없는 무형자산으로 구분되는 것”이라며 “다른 무형자산의 경우와 같이 해당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있는 경우 그에 따라 상속·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게 돼 다른 일반 자산들과 상속·증여에 있어서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러한 산정 방식에 대해 주식투자와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23년부터는 금융투자소득 과세를 전면 시행해 모든 상장주식에 대해 연간 5000만 원 이상 양도차익을 거두면 양도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과열된 코인시장, 내년부터 '과세'…주의점은
이에 대해 또 다른 로펌 변호사도 “최근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거래량을 합친 것이 주식시장이 일평균 거래량을 앞서는 날이 있을 정도로 가상자산 거래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로 위 규정이 실행돼 납세의무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여러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가상자산 관련 세금은 투자자가 자진 신고해야 한다. 매년 5월이 신고·납부 기간이다. 가상자산 소득이 연간 250만 원이 넘었는데도 신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거래소를 통해 포착되면 ‘신고납부 불성실 가산세’가 부가되므로로 주의가 필요하다.

민경서 변호사는 가상화폐를 상속 및 증여할 시 유념할 점에 대해 “가상자산이 디지털화된 자산이기는 하나, 일반 무형자산과 같이 평가 규정이 있고, 국내외 거래소가 존재하고 있어 시가를 평가하는 것에 대하여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존의 다른 자산들에 비해 가상자산의 가격은 그 변동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인바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경우 평가기준일 전후 각 1개월 동안에 해당 가상자산사업자가 공시하는 일평균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보도록 하고 있다. 증여일 이후 급격히 가격이 올랐다가 다시 내려온 경우 예상치 못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으므로, 가격 변동 폭을 고려해 증여 시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