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BETTER Talk
세계 1위 프로 골퍼가 철저히 신뢰하고 의지하는 골프 코치는 누구이며, 도대체 어떤 레슨을 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차올랐다. 그래서 최형규 프로를 수소문해 찾아 나섰다.
[Interview] BETTER Talk
최형규 프로는 레전드 골퍼 최광수 프로의 아들이다. 프로로 데뷔한 해엔, 아버지와 아들의 동반 출전으로 언론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기대에 비해 선수 생활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최근 떠오르는 차세대 코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한성 골프 아카데미의 대표이며, 세계 랭킹 1위 고진영 프로와 톱 랭커 투어 선수들을 전담하고 있다.
[Interview] BETTER Talk
아직 최형규 프로에 대해 모르는 독자들이 있을 듯하다. 본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투어 프로 생활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조금 이를 순 있지만,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골프 코치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현재 한성 컨트리클럽의 선수 육성 전문인 ‘한성 골프 아카데미’를 케니 코치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 프로를 비롯해 이정민 프로, 김지영 프로, 임희정 프로, 유현주 프로 등을 전담하고 있다.

놀랍다. 톱 랭커들의 이름을 이렇게 많이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다. 아카데미를 운영하게 되면, 역시 선수들이 우승해야 큰 보람을 느끼겠지?
물론 그렇다. 선수가 목표를 달성할 때 보람을 느낀다. 내가 전담하고 있는 선수와 함께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트로피를 드는 게 올해의 목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선수들의 문제를 같이 의논하고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문제점을 풀어냈을 때의 보람도 우승에 비견될 만큼 꽤 크다.

투어 프로 생활을 그만두고, 레슨 프로를 시작할 때 고민이 많았겠다.
나보다 아버지가 더 아쉬워하셨다(웃음). 난 선수 시절부터 동료들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골프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내 스윙을 교정하는 것보다 다른 선수들은 어떤 레슨을 받는지, 코치들이 어떤 말을 해주는지에 더 관심이 갔다. 그래서인지 레슨 코치가 되는 것에 대해 고민이나 걱정은 없었다. 오히려 지도자로서의 꿈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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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프로를 레슨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에 따라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항상 집중하고 연구한다. 투어 프로들은 완성형에 가깝다. 그런 선수들을 좀 더 발전시켜야 할 때, 교정해야 할 부분과 지켜나가야 할 부분을 잘 판단해야 한다. 괜스레 욕심을 부렸다가 선수의 감각적인 부분까지 잃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투어 프로를 상대할 때, 세 가지 옵션을 기준으로 삼는다. 첫째는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개선해야 하는가. 둘째는 선수 자신의 것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고쳐나가야 하는가. 셋째는 테크닉보단 퍼포먼스 훈련이 필요한 선수인가.

기준이 확실하다.아마추어인 나도 레슨받고 싶을 만큼 믿음이 간다. 어쨌든 레슨이라는 영역이 책임감도 막중하고,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자신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만, 투어 프로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최형규 프로의 레슨 철학은?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이 있을까?
어릴 때부터 좋은 코치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코치들마다 특징이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아직도 배우고 의논하는 스승 코치가 있을 정도로 배움의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철학이라 말하기엔 거창하지만, 코칭에 대해서 꾸준히 공부하고 견문을 넓히자는 신조를 변함없이 지켜나가는 게 내 레슨 철학이다.

직접 코치한 선수의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 거 같다. 특히 세계 1위라면, 더 올라갈 곳이 없는데…. 그런 부담감은 없나?
해야 할 일들이 보였기에 부담은 없었다. 고진영 프로가 워낙 골프를 즐기는 스타일이다. 내 열정과 고진영 프로의 열정이 시너지를 일으켰고, 대화가 잘 통하다 보니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그렇게 즐겁게 함께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비시즌에 어떤 훈련을 하고, 투어가 시작됐을 때는 어떤 방식으로 레슨하는가?
비시즌에는 주로 테크닉적인 부분을 살피고, 시즌 중에는 최대한 부담감을 떨치고, 단순하게 시합을 뛸 수 있게 돕는다. 대화를 할 때도 단어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된다.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조언해주려고 노력한다.

아마추어마다 좋은 레슨 프로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좋은 레슨 프로의 기준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좋은 레슨 프로의 기준을 말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아마추어 입장에서 볼 때, 골프에 대한 열정을 높여주는 코치가 좋은 코치인 것 같다.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원동력이 되어줄 거다.

레슨에도 트렌드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요즘 트렌드는 무엇인가?
과학적인 분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슨을 하기에 코칭 기술이 점점 더 향상되고 있다. 요즘 최대 화두가 거리 향상인 만큼 스윙도 비거리에 초점을 두고 변화를 추구하는 추세다. 파워도 물론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스윙 메커닉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파워와 시퀀스의 균형을 통해 스윙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골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것 같다. 레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여전히 기본적인 요소를 가장 중요시한다. 그립, 볼 포지션, 얼라이먼트, 셋업을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본다. 이 부분은 몸과 클럽의 연결은 물론 스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핵심이라 생각한다.

인터뷰 전, 티잉 그라운드에서 내 스윙을 보고, 셋업을 수정해줬던 원포인트 레슨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내 티샷이 금세 나아졌던 건 조언대로 셋업 수정을 한 덕분이었다.
맞다. 기본적인 요소가 정말 중요하다. 오늘의 원포인트를 꼭 명심하길 바란다.

글 성범수 | 사진 김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