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민·이혜민 핀다 공동대표
혁신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환상적인 만남, 핀테크 시대. 미래 금융은 무엇이며, 이 세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핀테크 기업을 만나는 시간. 이달의 핀테크 리더는 ‘핀다’에서 대출 중개 및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박홍민(42), 이혜민(38) 두 명의 공동대표다.
#1. “은행에서 서류를 접수하고 기다렸다가 매번 퇴짜 맞은 경험뿐인데 4000만 원이 10분도 안 돼서 들어오니 얼떨떨했어요. 혹시나 했는데 진짜 되는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정말 고맙습니다.”
(오**님, 30대)
#2. “좋은 이율과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고요. 무서류, 비대면으로 진행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박**님, 40대)
#3.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승인이 나지 않았거든요. 다음에 또 이용할게요.” (이**님, 50대)
이는 ‘핀다’를 통해 대출을 받은 실제 고객들의 생생한 후기들이다.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며 최저 금리 상품을 비교해보는 번거로움과 급전이 필요할 때 금융사들의 더딘 승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땡큐! 핀다"라고 얘기하는 이유다.
핀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대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2020년 핀다에서 대출을 받은 대출 건수 중 우대금리 제공 금융사의 계약 체결 비중은 35% 규모다. 우대금리를 통해 절약한 이자는 약 13억 원에 달한다.
핀다는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씨티은행, 스마트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 등 38개 금융기관과 연계해 모바일만으로 손쉽게 자신에게 꼭 맞는 대출 상품을 비교·분석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비교대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4일 서울 삼성동 공유 오피스에서 박홍민, 이혜민 공동대표를 만나 ‘핀다’의 경쟁력을 들어봤다.

박홍민(이하 박) 금융서비스 전반의 불편을 해결해보고자 의기투합해 2015년 9월 핀다를 설립했다. 이혜민 대표와 함께 플랫폼을 이용해 수많은 산업군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업무를 지속해왔다.
이혜민(이하 이) 핀다는 벌써 네 번째 창업한 회사다. 금융, 특히 대출 분야에서 겪었던 소비자로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창업에 대해 공부하고 있던 중 박홍민 대표와 뜻이 맞아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많은 사업 아이템 중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박 사업이나 주택 구매 등에 사용하기 위해 대출을 진행한 경험을 통해 시중은행들의 불편한 절차와 이자 등 서비스가 너무 불완전했기 때문에 가장 보수적인 금융 분야를 혁신하기 위해 핀테크 산업군에 발을 디뎠다. 자산운용사 및 스타트업 투자 유치 회사 등 금융계에서 쌓아온 경력을 기반으로 핀테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어떤 고객들이 주를 이루나.
이 주로 30~40대가 대출을 많이 받는 편이다. 하지만 특별히 타깃으로 정한 연령대는 없다. 대출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또 누구에게나 필요한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20대 초반부터 대출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대학생들은 학자금 대출을 필요로 하고, 대학생이 아닌 경우 사업을 한다면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이 필요하다.
박 세대별로 보면 30대부터는 결혼을 위한 자금 마련,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때문에 대출을 필요로 한다. 핀다는 대출조회 서비스를 넘어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대출을 중개하기 위한 서비스로서 소득이 증명되는 직장인의 경우에는 본인에게 필요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자사만의 마케팅 비결은 무엇인가.
이 고객 후기가 우리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인다. 현재까지 다양한 분들이 핀다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자발적으로 후기를 남겨주시는데 그 후기가 거의 1만 개에 달한다. 최근 해당 후기 키워드를 솎아내 워드 클라우드로 정리해봤더니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감사합니다’였다. 처음에 봤을 때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박 우리가 정말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심지어는 그들에게 한 줄기 빛이 돼줄 수 있다는 말을 들을 때 정말 큰 사명감이 생기기도 하더라. 그래서 우리는 고객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마케팅 방향도 이런 점을 강조해 ‘땡큐 핀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 핀다는 크게 ‘잘 빌리기’와 ‘잘 갚기’ 두 가지 섹션에서 프로덕트를 운영하고 있다. 잘 빌리기는 2019년 금융위원회의 1사 전속주의(플랫폼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출 모집인이 1개 금융사의 대출 중개만 해야 함) 규제 샌드박스(신산업 혁신 성장을 위해 새로운 제품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적용 받아 출시한 대출 중개 서비스가 있다.
이는 고객이 모바일로 인증 1회만 하면 35개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와 한도를 조회해 한 화면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개인의 소득, 주택 소유 여부 등의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을 개선해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 인증만으로 건강보험공단의 보험료 납부 데이터를 통해 소득 구간을 유추해 정확한 심사를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 해당 서비스로 대출이 승인된 누적 금액이 총 100조 원을 넘긴 게 3월 말인데 4월 말 현재 기준으로 벌써 124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누적 50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3월 말 100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에 힘입어 앞으로 2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잘 갚기’ 섹션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은 ‘나의 대출 관리’ 서비스다. 모바일로 통신사 인증을 한 번만 하면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대출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모든 대출 내역은 주택, 신용, 기타 등 목적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각 대출의 무게감에 따라 전략적인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무게감이 크고 이자율이 낮은 대출의 경우는 원금보다 이자상환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신용대출의 경우는 원금과 이자를 빠르게 상환해 월 이자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전체 관리에서 보고 싶지 않은 대출 내역은 숨김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이렇듯 핀다는 잘 빌리고 잘 갚는 대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위 두 가지 메인 프로덕트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잘 갚는 방법 중 하나로 대출을 빌리고 차주가 사망하거나 80% 이상의 장해를 입었을 경우에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는 신용보험을 자사 앱 서비스를 통해 대출을 받는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 생명사와 손잡고 선보이는 이 신용보험은 인지도가 낮고 어려운 상품이다 보니 보다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프로모션 명칭 자체를 ‘대출상속 안전장치’로 표기해 제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대출이 상속되는 것을 방지하는 보험이다.
영업이익 및 매출이 궁금하다.
박 비교대출 서비스를 2019년 7월부터 선보였다. 2020년 한 해 성사된 대출 실행 금액은 첫해보다 총 6200% 규모로 증가했다. 2021년 1월 기준으로 봤을 때는 전년보다 8400% 이상 성장했다. 2020년 1월에는 연계 금융사가 10개 남짓이었다. 그러다 올해 초부터 연계 금융사 수가 30개 정도로 늘어 매출 규모도 크게 올라간 것 같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도 대출이 가능한가.
박 우리 서비스의 고객층은 1.5금융권에서 2금융권을 사용하는 분이 대다수다. 최근 연계한 금융사들에서도 300만 원 이하의 비상금 소액대출을 많이 출시하며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문턱을 과감히 낮추고 있는 추세다. 이런 금융사들의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조회하고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보니 신용도가 낮더라도 핀다 앱을 통해 빠르게 대출 가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실제로 고객의 사용 후기 중 "핀다에서 4번의 대출을 받는데 처음엔 20%대의 금리를 사용하다가 17%에서 최근 8%대의 금리 상품으로 갈아탔다"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대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여러 금융사마다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대출 심사를 한번에 조회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이 사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 계획했던 대출 중개 서비스 등은 1사 전속주의 규제 때문에 실현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2015년도에 회사를 설립한 이후 2019년 5월 금융위원회 규제 샌드박스 대출 1호에 선정되기까지 긴 시간 동안 다른 서비스로 대출을 중심으로 한 금융의 혁신을 이루고자 했다. 철저한 준비 기간으로 그 해 5월에 샌드박스를 받고 2개월 후인 7월에 바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박 누적 대출 승인금액 100조 원을 넘기기까지 핀다의 순수 백엔드 서버 장애율은 0.01%에 그쳤다. 처음에는 고객의 피드백을 사내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발 빠른 대응을 이어오다가 최근에는 자주 발생하는 오류를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매뉴얼을 만들고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이 지난 2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최종 취득하며 보안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데이터 심사 조건을 맞추는 과정도 어려웠지만 실제 데이터를 가져오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있어 보안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물적 보안과 네트워크상 망분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부통제 부문을 강화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는가.
이 사실 금융위원회의 1사 전속주의 규제 샌드박스 선정이 없었다면 핀다의 혁신 서비스 모델을 세상에 내놓기 어려웠다. 지금처럼 핀테크 사업자들이 도전해 성과를 낼 수 있는 혁신을 도와주시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박 단기간의 목표는 대출이 필요할 땐 무조건 핀다를 사용하게 만들고 싶다. '대출=핀다' 등식을 만드는 것이다.
이 개인별 서비스를 다각도로 개선해서 고객의 현금흐름이 원활하게 되도록 돕고 싶다. 당장 현금이 부족해서 해결해야 할 때 핀다가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장기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서비스는 납부하고 있던 보험, 예·적금을 깨는 행위보다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하는 등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다.
글 정유진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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