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에 이어서
[인터뷰②]고유진 "올해 말 플라워 새 싱글 나올 것"
10년 넘게 뮤지컬 무대에도 오르고 있는데 가수와 다른 매력이 있다면요.
“두 분야가 참 많이 달라요. 예전에는 연기하는 게 무척 힘들었어요. 사실 제가 평소에 조용히 조곤조곤 얘기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원래 성격이기도 하고, 20년 넘게 연예인 활동을 하면서 그런 습관이 몸에 밴 거 같아요. 그런데 뮤지컬 무대 위에서는 노래 외에도 연기를 하면서 대사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처음엔 정말 어색하고 어려웠어요.

다행히 여러 작품들을 하면서 동료 배우들과 연출자들이 연기와 관련된 조언을 해주셔서 많이 배웠죠. 그리고 제가 연기를 시작하고 중간에 한 3년간 소극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거든요. 관객들과 숨소리까지 공유하는 그 공간은 정말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곳이죠. 그때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 10년간 작품을 거듭하면서 연기에 임하는 자세나 작품에 대한 분석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들이 전 참 재밌더라고요. 그래선지 이제는 저에게 ‘배우’라고 불러주시는 것도 크게 어색하지 않답니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그간 했던 작품 중에서는 제 뮤지컬 데뷔작인 <모차르트 오페라락>과 <파리넬리>가 애착이 많이 가요. 그리고 요즘 주크박스 뮤지컬을 하면서 ‘저랑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원래 모창을 즐겨 하는 편이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선배들의 모창을 연습하면서 단순히 목소리를 따라하는 것 이상으로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보컬을 완성할 수 있거든요. 김현식 선배 외에도 김광석 선배의 노래도 이런 형태의 극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인터뷰②]고유진 "올해 말 플라워 새 싱글 나올 것"
뮤지컬 외에 음악 작업도 계속 하시나요.

“네, 그럼요. 올해 4월에 솔로 싱글 앨범도 나왔고, 방송 활동도 했어요. 지금은 뮤지컬에 몰두하고 있지만, 연말에는 오랜만에 플라워 싱글 음반도 나올 것 같아요. 저희 멤버가 작곡을 최근 마쳤고, 제가 가사를 쓸 예정인데, 장르는 (과거에 비해) 담백한 록발라드예요. 아마 11~12월쯤에는 앨범으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벌써 데뷔 23년 차입니다. 본인의 롱런비결을 꼽자면요.
“저희(플라워)는 예전부터 앨범을 만들 때 무리해서 곡을 만들지 않았어요. 대중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음역대를 고려했던 거 같아요. 사실 저희가 활동할 당시 나왔던 록발라드 키가 굉장히 높았어요. 대부분 D플랫을 상회했어요.

물론, 녹음할 때는 그런 음역대를 부르는 게 가능한데 라이브를 하면 아무래도 목에 무리가 갈 수 있거든요. 실제로 공연이 많았던 시기에는 성대가 많이 혹사당했죠. 성대결절도 생겼고요. 다행히 쉬는 기간 동안 수술 없이 많이 회복됐고, 지금은 목 상태가 꽤 좋아요. 과거에 성악을 했던 것도 꽤 도움이 됐고요.”

세월이 흘러도 플라워의 명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특히, 2000년대생들 사이에서도 노래방에서 인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격세지감을 느끼시는지요.
“그럼요. 실제로 가족 3대가 함께 저희 콘서트를 보러 오시는 경우도 있고, 과거 교복을 입고 저희를 응원했던 팬들이 지금은 남편이랑 아기를 데리고 공연장에 오시기도 해요. 요즘도 종종 군 위문공연을 가서 저희가 활동했을 때 태어났을 법한 20대 군인들이 저희 노래를 떼창하는 걸 보면 ‘이건 뭐지? 전래동화인가?’(웃음) 싶을 때도 있어요. 신기하고 감사하죠.

마치 세대는 달라도 젊은 친구들이 조용필 선배의 ‘여행을 떠나요’를 다 부르는 것처럼 저도 저희 노래가 그렇게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저도 기회가 될 때마다 저희 히트곡들을 계속 부르려고 하는 편이에요.”

마지막으로 내게 ‘사랑했어요’는 000이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통해서 뮤지컬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부디 어려운 시국이지만, 롱런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기회가 되면 또 참여할 수 있길 바라고요.”


김수정 기자 | 사진 (주)호박덩쿨 제공
hoh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