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에서 관리까지 건물 투자 제대로 하려면
초등학생에게 “네 꿈이 뭐니?”라고 물었더니 “건물주요”라고 답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부동산 투자의 꽃은 건물주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주가 되면 일을 안 해도 임대소득으로 생활할 수가 있고, 토지가격과 임대료의 상승에 따라 건물 가치도 상승해 상당한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유명 영화배우, 가수 등도 건물 투자 대열에 합류해 임대소득과 자본 차익을 향유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건물 투자를 제대로 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금리 장기화와 풍부한 유동성은 건물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건물을 매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넘치지만 좋은 매물은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현재 기준 서울 강남에 위치한 건물을 매입하면 임대수익률(월임대료×12개월/(매매금액-보증금))은 연 2~2.5%에 불과하다. 대출이자 연 3%를 감안하면 마이너스 수익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돈을 굴릴 곳이 없는 자산가와 법인들은 예금금리보다는 높고, 향후 자본 차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건물 투자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가격이 많이 상승한 것처럼 건물가격도 최근 2~3년간 급등세를 보였다.

강남지역 역세권 이면의 토지는 3.3㎡당 1억 원 이하가 별로 없을 정도다. 정부에서는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상승 흐름이 단기간에 꺾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물 매입 후 가격 껑충…성공 사례 주목
지난 1년간 필자가 자문해 거래된 투자 사례 4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두 법인이 매입한 사례인데, 첫 번째는 부동산임대업을 위한 법인을 별도로 설립해 매입했다. K씨는 건물을 매입하겠다고 결정한 후 6개월 이상 건물을 알아보다가 계약을 했다. 그동안 건물을 사기 위해 답사를 하고 매입하겠다고 의사를 통보하면 건물주가 팔지 않겠다고 하거나, 매매가격을 높여서 거래를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던 중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소재한 요양병원 건물(대지700㎡, 연면적 2400㎡)이 나와 147억 원에 매입을 했다. 145억 원에 다른 곳에서 매입하겠다고 하는걸 2억 더 주고 계약을 성사시킨 사례다. 지난해 9월에 잔금을 치뤘는데, 현재는 230억 원 이상 호가하고 있다. 1년 만에 50% 이상 상승한 것이다.

두 번째 사례는 법인을 운영하는 대표인데 과거 2~3년간 건물 매입 기회를 엿봤지만 구입하지 못하고, 올해 3월 초에 건물을 매입한 사례다. 주로 강남권을 봤지만 적당한 매물이 없던 차에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노량진역 앞에 있는 신축한 지 3년 정도된 건물(대지 384㎡, 연면적 4393㎡)을 매입했다.

연간 임대수익률이 4%가 넘고, 배후에 노량진 뉴타운이 개발되고 있어 향후 학원이나 병원 수요가 많을 건물이다. 1층에는 스타벅스가 임차해 있어 건물 인지도도 괜찮았다. 하지만 매입을 결정하고 나서도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다. 계약일 당일 계약을 보류하겠다고 한 것이다. 30분 통화 후 마음을 돌려 계약을 했는데, 잘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매매가격은 300억 원인데 지금 팔아도 360억 원 이상은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 사례는 면과 떡 생산 업체인 법인(본사 경주)에서 서울에 점포 및 지사 사무실로 쓰기 위해 매입한 사례다. 투자금이 10억 원으로 많지 않은 상황에서 충무로, 홍대 상권, 이태원 상권, 송파권역 송리단길 등을 검토하다가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상권으로 인기가 높은 성수동 지역의 상가주택을 매입했다.

매도자가 전층을 직영으로 썼던 곳으로 1층은 점포, 2~3층은 주택인데, 주택 부분을 상가로 용도 변경해 사무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대지 145㎡, 건물 374㎡로 24억 원에 매입했는데 현재 시세는 1.5배 이상 높아졌다.

네 번째 사례는 지하 1층~지상 2층에 음식점이 들어가 있는 건물을 매입해 상가 건물을 신축할 용도로 매입한 사례다. 서울 강동구 길동의 왕복 5차선 대로변에 있는 건물로 매도자가 임차인을 명도해주는 조건이다. 음식점은 장기 임차인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장사가 안 돼 상대적으로 명도가 수월한 편이었다. 105억 원에 시작하던 매매가격은 가격이 올라 결국엔 112억 원에 매입을 했다. 다른 매수자 같으면 기분이 나빠 계약을 포기할 만했지만, 이 건물이 마음에 들어 매입을 했다. 대지 786㎡, 연면적 744㎡이었다. 잔금 전에 명도가 완료돼 올해 9월 중순에 잔금을 치뤘다.

건물 투자 시 ‘투자성·공실 가능성·관리 용이’ 따져야
상기 4건의 사례를 보면 성수동의 상가주택 매입 건을 제외하고는 실제 매입까지 드라마틱하게 전개됐다. 매도자가 금액을 올린다든지, 매수자가 변심을 한다든지 말이다. 건물 투자 시에 투자 기준을 알고 있다면 이러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건물을 투자할 때는 투자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투자성이란 시간이 흘렀을 때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통해 밸류업(value-up)이 가능하거나 현재는 임대료가 낮지만 임대가격 정상화를 통해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건물이 그 예다. 주변에 업무단지가 조성되거나 지하철 개통의 호재가 있어 상권이 팽창되거나 유동인구가 증가될 수 있는 곳도 좋다.

두 번째로 공실 가능성이 낮아야 한다. 근린생활시설 위주의 상권은 코로나19와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2층엔 상가가 있고 그 위로는 오피스가 발달돼 있는 상권이 안정적일 수 있다.

세 번째는 매매가격이 적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입지라도 처음에 비싸게 매입하면 차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건물 매매가격은 토지와 건물의 원가를 따지는 원가법, 주변의 건물 거래 사례, 그리고 해당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와 관리비 수익을 기초로 하는 수익환원법 등 이 세 가지를 혼용해 적정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또 오피스 건물은 3.3㎡당 토지가격도 중요하지만 3.3㎡당 건물 연면적 단가(=매매가격/연면적)가 더 중요한 변수다. 즉, 용적률 200%로 지어진 건물과 용적률 400%로 지어진 건물은 토지 단가로 비교하기보다는 건물 연면적 단가로 비교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

예컨대 서울 강남권 신축 건물의 3.3㎡당 단가는 4500만~5000만 원 내외이고 준공된 지 10년 이상된 건물의 3.3㎡당 연면적 단가는 3000만~3500만 원 내외에 형성돼 있다.

마지막으로 건물 관리가 용이해야 한다. 1개 층에 2~3곳 이상 임차인이 있거나 유흥주점이 들어가 있는 건물은 건물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글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