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업계의 신흥 강자로 주목받는 샤오펑은 알리바바와 샤오미 등 중국 거대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를 단순한 차량이 아닌 달리는 스마트폰 DNA로 진화시키고 있다. 샤오펑은 자율주행과 차량운영체제 개발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자료: 삼성증권
자료: 삼성증권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Xpeng)이 2월 9일 강구통(港股通)에 편입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로써 중국 본토 투자자도 상하이와 선전의 위탁계좌를 통해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샤오펑에 직접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강구통의 최근 3개월(2021년 11월~2022년 1월) 평균 거래 금액은 2736억 홍콩달러(HKD)에 달하는데, 이는 홍콩거래소 전체 거래금액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다. 샤오펑의 강구통 편입은 샤오펑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 중에 유일하게 본토 투자자가 중국 본토 계좌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전기차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금 유입이 가능해서다.

앞서 샤오펑은 2020년 8월 ADS를 통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2021년 7월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이번 강구통 편입으로 샤오펑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샤오펑이 지난해 9월 15일부터 인도되기 시작한 전기차 ‘P5’를 필두로 좋은 판매 성과를 올리면서 주가 역시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동종 업계 내 기업들과 비교할 때 주가 차별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샤오펑’, 스마트폰 DNA로 진화
알리바바·샤오미 등 협력사와 시너지 확대
샤오평은 2015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기업이다. 알리바바에서 모바일 사업과 게임을 담당했던 허샤오펑(He Xiaopeng)이 최고경영자(CEO)이자 최대주주다.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주요 투자자이며, 알리바바가 초기 설립 과정부터 참여해 현재 2대 주주로 사내 이사를 임명했다.

초기에는 알리바바와 샤오미의 기술이 탑재되며 다른 전기차와 강력한 차별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알리맵 기술과 샤오미의 기술을 차량 키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허샤오펑은 2004년 모바일 브라우저 업체인 UC웹을 창업해 2014년 6월, 알리바바에 기업가치 38억 달러(약 4조5000억 원)에 매각하고 알리바바에서 모바일 사업 총괄 및 게임을 담당했다.

다른 스타트업들의 실패 원인은 협력사 문제, 양산 문제, 투자자금 조달 난항 등이 지목됐는데 샤오펑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실패했던 스타트업들의 원인을 잘 해결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샤오펑은 협력사와 관련해서 배터리의 경우 CATL과 충전기는 중국 최대 충전기 업체 중 하나인 TELD 및 니오 등과 협력했다. 양산과 관련해서는 정저우시의 하이마 공장을 활용해 초기 생산 문제에 대응했다.

투자자금 조달은 2대 주주인 알리바바가 설립 후 9번의 자금을 공급했으며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높였다. 샤오펑은 리오토, 니오와 함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3인방으로 불린다. 테슬라의 엔지니어가 샤오펑으로 이직하면서 ‘X-파일럿(Pilot)’이라는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고, 중형 세단인 P7,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3 등을 활용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왔다. 지난해 9월, P5를 새로 출시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샤오펑은 알리바바, 샤오미 등 중국 거대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를 단순한 차량이 아닌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진화시키는 한편, 자율주행과 차량 운영체제(OS) 개발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알리바바와는 차량결제, 자율주행 시스템 구축에서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샤오펑은 알리페이를 인카앱스토어의 차량결제 시스템으로 구축하고 차량 인포테인먼트, 차량 충전 등 다양한 결제 과정에서 알리바바의 시스템을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알리바바의 자회사 Amap을 활용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설계하고, 자율주행 기능에 필요한 지도를 적극 이용했다. 샤오미와의 협력은 디지털 차량 키의 기능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샤오펑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디지털 차량 키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차량 키를 다른 이에게 바로 이전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을 샤오미의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 차량 권한 이전뿐만 아니라 운전자마다 맞춤화된 시트, 인포테인먼트 앱 등의 차량 기능 구성을 설정해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차 ‘샤오펑’, 스마트폰 DNA로 진화
세 가지 핵심 기술로 전기차 차별화 ‘눈길’
샤오펑은 세 가지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다른 전기차 기업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우선 첫째로 자체적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췄다. 중국 내 운전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도심 내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거의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둘째는 차량 내 다양한 첨단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운영체제와 무선 업데이트 기능이다. Xmart OS를 통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마트 내비게이션, 차량 앱 활용, 디지털 차량 키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데 운전자들의 높은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셋째는 전기차 전용 생산 플랫폼을 통해 출시 단축과 비용 절감으로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의 판매량에서도 샤오펑은 좋은 성과를 냈다. 니오, 샤오펑, 리오토의 판매량은 각각 1만489대, 1만6000대, 1만4087대로 샤오펑이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샤오펑의 판매 호조는 지난해 9월 출시한 P5의 판매량이 11월 2154대에서 12월 5030대로 133.5%가 증가하는 등 신차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니오의 ET7이 올해 3월 22일 인도될 예정임을 고려하면 전기차 스타트업 3인방 중 신차 효과를 동반한 샤오펑의 판매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정리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자료 삼성증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