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금융교육에 답 있다ⓛ

최근 대한민국이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금융교육으로 들썩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게적 대유행) 이후 유동성이 크게 불면서 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금융교육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도해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금융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교육부에서도 금융교육 의무화를 검토하는 등 금융교육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Special] 금융교육 ‘열풍’…2022 메가트렌드는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금융교육 시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TV와 유튜브에서 각종 투자와 관련된 금융교육 방송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고, 서점에서는 ‘돈 공부’와 관련된 도서들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비공개 온라인 카페나 오픈채팅방,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투린이(투자 어린이)들의 배움 열기는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금융교육 열풍에 발맞춰 금융당국은 금융교육 강화 방안을 내놓고, 교육부에서도 금융교육 제도화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 국민 ‘돈 공부’ 열풍 속 금융교육 시스템 미비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인해 긴축이 빨라지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슈와 글로벌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올해 자산 시장은 안갯속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자산가격의 낙폭과 급등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은 2022년 들어서면서 불확실성이라는 또 다른 공포에 직면해 있다. 유동성이 끝나가는 시점에 돈 공부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예컨대 지난 2020년 말 기준 주식투자자 수 증가율은 30대 이하가 전년 대비 103%가 급증한 315만 명, 40대 이상은 전년 대비 30%가 급증한 595만 명에 달한다. 특히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활용 능력이 부족한 고령 소비자의 금융서비스 활용이 어려워지고 2030세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영끌’, ‘빚투’로 인해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되면서 금융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금융교육 시장은 여전히 초기 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비영리 기관과 금융사들이 온라인 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금융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우선 초·중·고교에서 제대로된 금융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금융교육이 이뤄지려면 우선 제도권에서의 교과과정이 확립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발성의 금융교육만으로는 금융 수준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외 주요국들의 금융교육은 학교 제도권 교육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는 금융교육 별도 전담기구를 갖추고 있다. 호주는 감독기관이 금융교육을 총괄한다. 이들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과목에 포함시키며 금융교육 의무화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경제교육의 최종 목적은 교육대상자의 금융 수준을 높여주는 것”이라며 “궁극적인 목적은 개인이 직접 자산 배분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ecial] 금융교육 ‘열풍’…2022 메가트렌드는
금소법 시행 이후 기관별 금융교육 강화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금융교육협의회를 개최해 ‘2022 금융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교육을 통해 소비자의 디지털 금융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의 자산 형성 및 노후 대비를 지원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아동기에는 올바른 금융관을 세우고, 청장년층,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금융교육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교육을 위한 추진 과제로 체험형 교육 방식을 확대하고,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 및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금융교육의 모범 사례로 지목한 ▲‘더 로스트 시티(The Lost City)’-은행연합회 금융교육 게임 ▲솔버스-신한은행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금융교육 게임 ▲금융감독원의 금융사랑방버스 등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학교교육 내 금융교육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미국, 영국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관련 교과에 실생활과 연계하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금융 관련 내용을 별도로 포함한 ‘금융과 경제생활’이 융합선택과목으로 신설된다.

아울러 내년 말부터 금융교육 정책 수립에 민간 전문가 등의 참여를 보다 활성화하고, 지역별 금융교육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금융교육 추진 체계를 내실화한다는 계획이다. 아동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별로 4개의 워킹그룹과 함께 특수계층 워킹그룹을 상설 협의체로 운영하고, 특수계층에 대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간다는 방안이다.

금감원에서는 올해 1월부터 금융교육 정보 온라인 통합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여러 기관에 분산된 금융교육 콘텐츠 등 금융교육 관련 정보를 모아놓은 금융교육 홈페이지를 마련했다. 금감원은 전문강사인증제도를 운영하면서 인증받은 강사들이 금융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금융사들의 1사1교 결연 등을 주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에 따라 금감원이 금융교육 정책의 집행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금융교육 정보 포털을 재정비했다”며 “e-금융교육센터 홈페이지에 국내 32개 금융교육기관의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등 금융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Special] 금융교육 ‘열풍’…2022 메가트렌드는
투자자 교육 비대면 교육 활발...지난해 650만 뷰 기록
금융교육과는 별도로 투자자 교육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비영리 금융교육 단체인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이하 투교협)에서는 투자자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투교협은 지난 2005년 금융투자협회가 주도해 비영리 금융교육 전문기구로 출범한 단체다.

지난해 투교협은 일반인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집합 교육은 250명, 온라인으로는 약 655만 명에 대해 실시했다. 일반인 대상으로는 은퇴 설계, 자산관리, 세제, 금융투자 상품 등을 주제로 정례강좌 및 비정기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웹북, 동영상, 카드뉴스 등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했다.

청소년 대상 교육으로는 진로 체험을 위한 투어형 교육 ‘꿈꾸는 여의도 경제버스’, 멀티미디어 체험학습을 위한 금융투자체험관을 운영했다. 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금융 및 투자 교육을 정규교과과정(창의적 체험학습) 내에서 진행했다.

예컨대 교원 증권직무연수나 3곳 고교특별과정, 현장교육(27회), 금융투자 뮤지컬 운영(20회) 등을 실시했다. 투교협 관계자는 “무분별한 투자를 지양하고 투자에 대한 기본 인식과 방법을 교육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