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ETF] 속 태웠던 中 투자, ETF로 반등 모멘텀 찾는다
올해 중국 증시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시장은 홍콩 H(HSCEI)지수를 견인하던 플랫폼 기업 제재, 미국 내 상장된 중국 기업(ADR)에 대한 상장폐지 이슈 등 규제 이슈가 재차 증폭되면서 홍콩 증시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이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이슈와 함께 시진핑 정부의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전국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증시 전반에 있어 부진한 성과가 지속됐다.

그 결과 홍콩 H지수는 2010년 이후 고점 대비 최대 하락 폭을 의미하는 MDD(Maximum Draw Down)가 –58.6%를 기록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사적으로 가장 큰 폭의 가격 조정을 보였다. MDD는 극단적인 투자 위험을 판단하는 지표로, 하락 장에서 투자자가 감내해야 하는 최대 고통의 크기를 계량적으로 측정한 값. 특정 기간 내의 고점 값 대비 저점 값의 비율(하락 폭)을 측정한다.

큰 조정을 경험했던 중국 증시는 최근 규제가 심했던 산업들과 기업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6일 미국에 상장된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글로벌(ADR)은 중국 규제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된다는 소식에 하루 동안 24% 반등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자금 흐름 역시 강한 순유입으로 반전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규제 대상의 기술주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ADR)들의 비중이 높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차이나 지수에 투자하는 ETF(MCHI US)에는 6월 중순까지 순유입되며 5월 저점 대비 15% 상승했다.

중국 게임 규제 당국은 60개 게임에 대한 보급 라이선스를 발급했고, 금지됐던 텐센트에 새로운 게임 발매 라이선스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게임 및 기술주 전반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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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TF] 속 태웠던 中 투자, ETF로 반등 모멘텀 찾는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언제까지…경기부양책 등 주목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 중국 증시는 언제부터 다시 투자할 수 있을까. 증시의 등락 추이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제로 코로나 완화+부양 정책 강화’ 조합의 조건이 만족될 때 다시 투자할 수 있는 타이밍으로 판단된다.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의 봉쇄 강도가 낮아지고 있고, 정부가 경기 부양의 시급성을 인식하며 부양 정책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 판단된다.

경기 부양의 선봉장으로 나선 리커창 총리는 ‘경제안정 33종 경기부양 패키지’를 발표하며 중국 경제 안정화 정책 및 조치에 대한 조속한 실시 등 경제가 우선시되는 방역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조정이 장기화되는 부동산 시장의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록다운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부양 정책이 적용되는 세부 산업과 위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과 반등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에 따른 미국 증시의 조정 상황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상을 발표한 미국과 달리 올해 중국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즉, 중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주요 조정 원인이었던 인플레와 금리 인상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가격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상황이다.

선진국 증시는 당분간 인플레와 금리 인상에 따른 진통은 지속될 수 있지만, 선진 증시 대비 상대 비교 관점에서 신흥 증시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투자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 아니라면, 이제는 중국 주식과 이에 투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중국 관련 ETF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Inside ETF] 속 태웠던 中 투자, ETF로 반등 모멘텀 찾는다
중국 ETF 투자…위험 대비 수익률은 낮아
중국 투자에 앞서 중국 주요 지수들이 다른 자산이나 국가들의 주요 지수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위험과 수익률을 보유하고 있는지, 중국 주요 지수들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리스크가 높은 시장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이른바 ‘하이 리스크(high Risk)·하이 리턴(high return)’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실제 과거 15년간 중국 주식의 위험과 수익률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다른 주요국 주식과 비교 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이 아닌 ‘하이 리스크·로 리턴’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가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기록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특정 한 해에 중국 증시의 수익률이 매우 높았고, 다른 한 해에는 수익률이 매우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과 리스크를 분석할 때는 특정 한 해가 아닌 장기 시계열 관점에서 해당 증시의 특성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특정 시기의 수익률과 위험만 보고 투자를 판단할 경우 해당 증시가 가지는 중요한 특성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험과 수익률을 분석할 때는 장기 시계열의 데이터를 활용해야만 하고, 2008년 금융위기가 포함된 과거 15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 차트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주식의 위험·수익률 기록을 살펴보면 주요 선진국 주식 대비 변동성은 높고, 수익률은 오히려 낮은 기록에 위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 증시의 특성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은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고, 전 세계 주식 시장에서도 선진국 증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中 증시 투자, 신흥국 비중 높아 성과 기대 UP
중국 증시는 신흥국 주식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선진국 주식 시장과 다른 리스크·리턴 기록으로 인해 전술적으로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 중국 주식을 활용해 어떻게 초과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을까.

중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여러 가지 위험·수익률 기록을 가진 다양한 지수들이 존재하고 있고 해당 지수를 활용하면 선진국 증시와 다른 흐름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느 지수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심화돼 나타나기 때문에 중국 관련 지수 중 어떤 지수를 선택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중국 주요 지수들의 연도별 성과 추이를 살펴보면 일례로 2013년에는 대부분의 중국 주요 지수들이 마이너스 성과를 보였지만, 선전 창업판(Chinext) 지수의 경우 83%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나타냈다. 2019년에는 중국 주요 지수들이 모두 양의 성과를 보였지만 수익률의 편차는 10~44%까지 다양하게 기록했다.

중국 관련 지수의 성과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이유는 지수에 따른 섹터 구성 비중과 거래소 구분에 따른 투자 유니버스(구성 종목의 후보군)에 큰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총 3개의 증권거래소(상하이, 선전, 홍콩)가 있고 각 거래소는 본토(상하이와 선전)와 홍콩으로 나뉠 수 있다. 또한 본토 거래소는 외국인 접근 권한에 따라 A주와 B주(내국인 전용 A주·외국인 전용 B주)로 나뉠 수도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의 대표적인 구경제(가치주) 지수로 상하이거래소 내 상장 종목들로 구성되고, CSI300 지수는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종목들로 지수가 구성된다.

중국 역시 미국의 나스닥 지수처럼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지수들도 다수 존재한다. 선전거래소 상장 종목들로 구성된 창업판(Chinext100) 지수, 상하이거래소의 과창판50(Star50) 지수,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항셍테크(HangSeng Teck) 지수 등이 기술주 대표 지수에 해당된다.

또한 글로벌 지수 제공사인 MSCI가 산출하는 MSCI 차이나 지수는 미국 상장 ADR, 본토주, 홍콩 H주, 레드칩(중국 본토 이외 지역 설립 국영 기업), P-칩(중국 본토 이외 지역 설립 민영 기업)들까지 포괄적으로 구성되면서 가장 넓은 범위의 유니버스를 포함하고 있다.
[Inside ETF] 속 태웠던 中 투자, ETF로 반등 모멘텀 찾는다
중국 투자 ETF, 다각적 투자 기회…대표 지수 다양
중국 관련 주요 지수들과 이들 유니버스에 대해 간략히 이해했다면, 이제 해당 지수들에 투자하는 ETF로 넘어가보자. 앞서 언급한 대로 투자 대상으로 중국 관련 시장 대표 지수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이는 중국 주식을 투자할 때 ETF 활용을 추천하는 핵심 배경이다. 현재 시장에는 지수 대표형 ETF 외에도 섹터 및 테마 ETF들이 상장돼 있다. 또한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중국 투자 ETF는 한국, 중국(홍콩), 미국 등 상장 국가에 따른 장단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현재 시점에서는 MSCI 차이나 지수와 홍콩 기술주 중심의 항셍테크 지수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MSIC 차이나 지수에는 규제의 대상이었던 미국 ADR, 홍콩 빅테크 기업들의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다양한 거래소에 속한 유니버스 종목(A주, B주, H주, ADR, 레드칩, P-칩)들로 구성돼 있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가장 넓은 범위로 중국 시장에 포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항셍테크 지수 역시 그동안 규제의 중심에 있었던 홍콩 빅테크 기업들로 구성된 만큼, 규제가 완화될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중국 지수에 해당된다. 따라서 MSCI 차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KB스타(STAR) 중국 MSCI China ETF(310080 KS), 항셍테크 지수에 투자하는 홍콩 상장 CSOP HS TECH ETF(3033 HK)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 ETF에 투자할 경우 ETF의 상장 국가 역시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한국에 상장된 중국 투자 ETF를 선택할 수도 있고, 투자 대상국인 홍콩 증시에 상장된 로컬 운용사의 ETF, 미국 상장 ETF 등의 옵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 상장 중국 투자 ETF를 선택한다면 한국 증권 거래 시간에 환전 없이 원화로 거래할 수 있어 거래 편의성에 있어 큰 장점이 존재한다. 반면, 한국 상장 ETF의 경우 ETF를 구성하는 방법에 있어서 현물 복제 방식이 아닌 수익률을 거래하는 스와프 방식을 활용한 합성 ETF도 다수 상장돼 있어 거래상대방의 리스크와 함께 상대적으로 비싼 운용보수를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홍콩 상장 로컬 ETF를 선택할 경우 섹터·테마형 ETF들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국내 상장 ETF보다 더 넓고, 중국 거래 시간과 동시간대로 실시간 트레이딩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홍콩에 상장된 중국 투자 ETF의 경우는 다른 상장 국가 대비 풍부한 유동성(거래량, AUM)을 지니고 있어 거래할 때 투자자가 감내해야 하는 거래 체결 비용이 작게 들 수 있다.

다만 홍콩 상장 ETF를 활용할 경우 단점은 최소 투자 단위가 100주로 책정돼 있어 소액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상장 ETF의 경우 중국 증시와 거래 시간대에 차이가 크고, 원화에서 미국 달러로, 다시 홍콩달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환율 변동 리스크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글 공원배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