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위스키 하이볼 인기몰이...10년 내 1등 회사로 도약"](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01.31356552.1.jpg)
"빔산토리코리아 출범 당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문이 바로 기업 문화였다. 빔산토리 글로벌 역시 ‘사람(직원)이 최우선’이라는 기업 가치를 명시하고 있다. 출범 전부터 임원들과 많은 미팅을 했고,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 결과 유연 근무제와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 비율을 6 대 4로 하는 ‘6:4 근무 원칙’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출산 시에는 법정 기준의 2배에 해당하는 휴가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상이 직원들의 설문조사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듣기로는 직원 전체가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고 설문에 응답했다고 한다."
- 빔산토리코리아는 경쟁 회사보다 한참 늦은 2018년에 출범했다. 빔산토리에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2018년 이전에는 주로 주류 수입업체에서 우리 술을 취급했다. 그중에는 빔산토리가 주주로 참여하는 곳도 있었기에 한국 진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2018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미리 말하자면, 현재 급성장 중인 한국은 그만큼 주목받는 시장이다. 가령 ‘짐빔’과 ‘산토리 가쿠빈’의 경우 한국이 전 세계 판매량 톱 10에 랭크되었을 정도다. 솔직히 3년 전만 해도 짐빔은 할인 마트, 산토리 가쿠빈은 이자카야에서 주로 소비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웬만한 식당에서 우리 술을 다 볼 수 있지 않은가. 현재 글로벌로부터 약 4만 케이스의 가쿠빈을 할당받는데, 예측하는 수요는 10만 케이스 이상으로 보고 있다. 공급만 원활하다면 얼마든지 더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 그러고 보니 짐빔과 산토리 가쿠빈은 유독 식당에서 눈에 자주 띈다.
"빔산토리는 짐빔과 산토리 가쿠빈을 필두로 전 세계에서 위스키 하이볼의 인기를 이끌었다. 하이볼의 장점은 술을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고, 음식과의 페어링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로 술집을 공략하던 경쟁업체와 달리 처음부터 음식이 주가 되는 곳을 타깃으로 삼았다. 요즘은 삼겹살집이나 치킨집 메뉴판에서도 하이볼을 쉽게 볼 수 있다. 빔산토리코리아가 국내에 이런 문화를 이끌었다고 자부한다."
- 개인적으로는 ‘오켄토션’ 등 싱글 몰트위스키를 칵테일로 마케팅하는 점도 놀라웠다.
"지금은 많은 싱글 몰트위스키 브랜드가 하이볼 등 칵테일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그 시작 역시 빔산토리코리아였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오켄토션은 국내에서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일반적으로 두 번 증류하는 다른 싱글 몰트위스키와 달리 오켄토션은 세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친다. 증류 횟수가 많아질수록 원액이 맑아지기에 숙성하는 오크통의 특성이 잘 배어난다. 몰트위스키 애호가 입장에서는 오켄토션의 캐릭터가 다소 무난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블렌디드 위스키만큼 부드러운 맛을 지녔기에 칵테일로 만들었을 때 다른 재료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이런 장점을 부각해보기로 한 것이다. 큰 모험이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싱글 몰트위스키를 보다 편안하게 여기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위스키 수입국이다. 그만큼 많은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했다. 그중 빔산토리코리아만의 강점은.
"제품군이 정말 다양하다. ‘라프로익’·‘보모어’·‘오켄토션’ 등 스코틀랜드 싱글 몰트위스키와 ‘짐빔’·‘메이커스마크’로 대표되는 미국 버번위스키, ‘산토리 히비키’·‘야마자키’ 등 재퍼니즈 위스키와 함께 대표적 캐나다 위스키인 ‘캐나디안 클럽’까지 모두 빔산토리 소속이다. 또 올 하반기에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는 ‘킬베간’이라는 아이리시 위스키 브랜드도 있다. 세계 5대 위스키 생산지에 모두 증류소를 갖고 있는 건 빔산토리가 유일하다. 더불어 인터뷰를 통해 처음 밝히자면, 5개국 위스키 원액을 모두 블렌딩한 ‘아오’ 위스키 역시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 빔산토리의 많은 위스키 브랜드 중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무엇인가.
"원론적 답변이지만, 빔산토리의 모든 위스키를 좋아한다. 질문을 조금 바꿔 가장 자주 마시는 술로 답하자면 바로 짐빔이다. 주로 하이볼로 마신다. 지인들에게 자주 치는 ‘장난(?)’이 있는데, 짐빔을 잔에 따라 주면서 어떤 브랜드의 위스키인지 맞혀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100이면 100 아주 고가의 위스키 이름을 댄다. 그만큼 좋은 술이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 하이볼을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한 팁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토닉워터나 진저에일보다는 탄산수와 섞는 것을 선호한다. 토닉워터나 진저에일과 섞으면 위스키 본연의 풍미를 느끼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강한 단맛 때문에 음식과의 조화가 떨어진다. 더불어 강한 탄산감을 유지하려면 잔과 위스키 모두를 차갑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탄산수를 따르고 젓지 않는 것이 좋다. 하이볼을 저으면 탄산감이 사라진다."
- 한동안 위스키 시장이 침체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위스키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업계의 베테랑으로서 현재 위스키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 위스키 시장은 윈저와 임페리얼 등 국내 브랜드 위스키와 인터내셔널 브랜드로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국내 위스키 브랜드는 판매가 크게 감소했지만, 인터내셔널 브랜드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싱글 몰트위스키 카테고리만 본다면 최근 10년간 하락세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전에는 주로 룸살롱 등 유흥 주점에서 소비되던 위스키가 바(bar)와 레스토랑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 것이 이유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컸다. 이전에는 집에서 혼자 위스키를 마신다고 하면 ‘궁상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홈술’과 ‘혼술’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위스키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보드카나 테킬라는 클럽 등에서 ‘에너지 업’을 위해 마시지, 혼자서는 잘 안 마시게 되지 않나. 화이트 스피릿이나 리큐어를 마시던 젊은 층까지 위스키를 찾으면서 수요가 폭발했다. 이는 전 세계적 현상이었다. 엔데믹으로 유흥 상권이 회복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가정용 판매가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위스키의 매력을 알게 된 사람이 많아진 듯하다. 특히 싱글 몰트위스키는 생산 자체가 한정적이기에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 비단 싱글 몰트위스키뿐이 아니다. 빔산토리코리아에 인터뷰를 간다 하니, 주변에서 ‘산토리 히비키’(특히 17년)를 언제 다시 마실 수 있는지 꼭 물어봐달라고 하더라.
"21년과 30년은 현재 수입되고 있다. 그런데 1년에 12병 정도만 들어오다 보니 극소수 바에서 잔술로만 판매하는 실정이다. 또 히비키 무연산의 경우 이전보다 수입량을 크게 늘렸지만, 이 또한 워낙 수요가 높다 보니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질문한 17년은 현재 일본에서도 단종된 상태다. 201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재퍼니즈 위스키가 크게 각광받았지만, 사실 2000년대 초만 해도 거의 일본 내수용으로 판매됐다. 게다가 일본의 위스키 소비량이 점차 줄다 보니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3년 정도 산토리가 위스키를 아예 생산하지 않던 시기가 있다. 그 여파가 지금 오고 있는 것이다. 이후 일본의 위스키 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하이볼 마케팅을 펼쳤는데, 그야말로 초대박이 났다. 갖고 있던 ‘나이 어린’ 위스키 원액을 싹쓸이하다 보니 결국 12년 이상 숙성돼야 할 고급 위스키 원액이 부족해졌다. 빔산토리 글로벌에 따르면, 2027년부터는 지금보다는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토리 히비키 17년이 다시 출시될지는 잘 모르겠다."
- 말한 것처럼 재퍼니즈 위스키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위스키의 매력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섬세함이 아닐까. 스카치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일본 위스키만큼 다양한 캐스크를 쓰지 않는다. 여러 가지 캐스크에서 나온 원액으로 섬세한 위스키를 만든다. 개성이 강한 스카치위스키와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산토리의 문화 중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게 ‘실수를 해도 괜찮다, 배운 것이 있으면 된다’는 기업 문화다. 실수를 계속 반복하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위스키를 만들어낸 것이다."
- 아무래도 한국 시장이기에 일본 제품 판매에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다.
"처음 이 회사에 올 때부터 “일본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라”고 늘 직원들에게 강조해왔다. 지난 2019년 국내에서 대대적인 일본 제품 보이콧 운동이 있지 않았나. 당시만 해도 빔산토리코리아 매출의 80% 이상을 ‘호로요이’와 ‘산토리 가쿠빈’이 차지하고 있었다. 전체 매출의 90%가 일주일 만에 사라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하지만, 제품의 다각화를 앞당기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현재는 일본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췄다."
- 올해 목표는.
"많은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말한 블렌디드 위스키 ‘아오’와 아이리시 위스키 ‘킬베간’ 외에도 기존 브랜드의 새로운 라인업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 수출 제품의 상당량이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이미 올해 매출 목표를 넘어섰다. 매출 목표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 행복한 고민 중이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 빔산토리코리아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생각인가.
"단기적으로는 5년 안에 수입 위스키 주류 회사 중 명확한 3위가 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10년 안에는 1등 회사로 키우고 싶다. 그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도 일하기 좋은 직장이 되는 것. 회사 규모가 커지고 직원 수가 많아져도 서로 배려하고 도우며 즐겁게 일하는 빔산토리코리아를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
![[Special] "위스키 하이볼 인기몰이...10년 내 1등 회사로 도약"](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01.31356587.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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