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ETF] 존속기한 채권 ETF, 안전마진 역할 주목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등 강한 긴축 기조가 유지되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들은 약세를 면치 못한 반면 채권에 대한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는 높아졌다.

이에 따라 채권형 상품들은 그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되는 등 주식형 상품 대비 약진을 보였다. 채권 투자를 통해 높아진 금리가 향후 하향 안정화될 경우 자본차익(capital gain)을 기대할 수 있고, 반면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도 높은 이자를 수취할 수 있다. 이는 금리 변동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만기 보유 전략까지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채권형 상품들의 약진은 ETF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22일 한국 시장에서 최초로 만기가 존재하는 존속기한 채권형 ETF 8종이 국내 주요 5개 운용사를 통해 신규 상장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29일에는 삼성전자,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대표 종목 1~5개 이하 소수 종목들(30~40%)에 집중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60~70%)으로 구성된 채권혼합형 ETF들이 신규 출시됐다.

국내 시장에 신규 도입된 만기가 있는 존속기한 채권형 ETF부터 채권혼합형 ETF까지 새로운 종류의 채권형 ETF가 대거 상장된 것이다. 이제는 주식뿐 아니라 채권 투자에 있어서도 ETF를 활용하면서 더 넓은 투자 전략이 가능해졌다.

올해 KB증권의 각 자산별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주식 자산의 기대수익률은 예년보다 낮고, 채권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시장 전망치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로 늘 변하기 마련이지만 채권의 높아진 금리 레벨이 꽤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점은 예측 가능한 부분이다.

따라서 상반기는 절대금리 매력도가 높아진 채권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앞세워 인컴을 수취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Inside ETF] 존속기한 채권 ETF, 안전마진 역할 주목
채권 투자 위한 전략·수단 주목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정해진 이자율만큼 수익을 얻는 만기 보유 전략과 채권 가격이 쌀 때 매수해서, 금리가 하락해 채권 가격이 올랐을 때 매도하는 트레이딩으로 자본차익을 얻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

만기 보유 전략을 살펴보면 채권의 표면 이율은 이미 발행 시점에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되지 않는다. 따라서 채권을 만기 보유할 경우라면 매수 시점에서의 기대수익률은 그대로 얻을 수 있게 된다. 보유 기간 동안 채권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채권 이자를 꾸준히 수취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와 같이 절대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는 높아진 채권 이자를 수취하는 인컴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고, 미리 기대수익률을 확정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반면 자본차익 전략은 트레이딩을 통한 자본차익 전략에 해당된다. 채권 가격은 채권의 잔존 만기 감소와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변동하게 된다.

트레이딩을 통한 자본차익 전략은 향후 시장금리의 하락이 전망될 때 채권을 매수한 후 금리가 하락했을 때 매도하면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차익(시세차익)과 보유하고 있는 동안의 캐리 수익인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즉,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노출시키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해당 전략은 적극적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향후 시장금리가 현재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수록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Inside ETF] 존속기한 채권 ETF, 안전마진 역할 주목
채권에 투자하는 수단은 대표적으로 △개별 채권 △채권형 펀드 △채권형 ETF 등이 있다. 개별 채권에 투자했을 때 장점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고, 현행 세법상 매도 시에 생기는 자본차익 부분(매매차익)에 있어서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다만 개별 채권, 단일 국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없고, 주로 장외 매매로 거래되면서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은 단점이다.

채권형 ETF와 펀드의 경우 개별 채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시점마다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조정)해 어느 시점에 투자해도 듀레이션(채권 원리금의 잔존 만기 평균)을 유지하는 전략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별 채권이 아닌 여러 개의 채권들로 채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되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한편, 채권형 ETF의 경우 일반적인 ETF와 같이 운용보수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실시간 매수·매도가 가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일반적인 채권형 ETF의 단점은 만기까지 보유가 불가능하고, 개별 채권 대비 매매차익 관련 세금이 부과된다.

‘존속기한 채권 ETF’ 안정성 선호 투자자에게 안성맞춤

일반적인 채권 ETF는 채권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을 통해 채권의 잔존 기간, 즉 듀레이션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일반적인 채권 ETF 운용 방법은 잔존 만기 1년물·2년물·3년물 채권을 혼합해서 듀레이션 2년짜리 채권 ETF의 포트폴리오(PDF)를 구성할 수 있다.

채권 포트폴리오 구성 후 1년의 시간이 경과하게 되면 즉, 2년 차 때를 보면 1년짜리 채권인 채권 A의 잔존 만기가 끝나게 되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 2년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잔존 만기 3년물 채권에 재투자되면서 어느 시점에 투자해도 듀레이션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구조를 가질 수 있다.

존속기한 ETF는 ETF의 존속기한과 편입될 채권의 만기가 일치하는 채권을 편입해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만기까지 리밸런싱 없이 쭉 투자하게 된다. 따라서 존속기한 ETF는 투자 시간이 경과하면서 채권의 잔존 만기도 같이 줄어들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투자에 있어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없다. 듀레이션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일반적인 채권 ETF는 언제 투자해도 투자자가 고려하는 듀레이션에 맞춰서 투자가 가능하고, 채권 종합지수 등을 추종하면서 시장금리 상황에 따라 트레이딩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만기 보유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존속기한 채권 ETF는 채권 매수와 동시에 수익률을 확정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이전까지는 만기 보유를 할 수 없는 ETF의 특성상 채권형 ETF에 대한 선택지가 넓지 않았는데, 금융당국이 2022년 8월 관련법을 개정하면서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의 상장이 가능해졌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일반적인 채권형 ETF와 달리 존속기한 채권 ETF는 듀레이션이 보유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시장금리의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는 채권 투자가 가능해졌다.

즉, 이제는 채권형 ETF도 개별 채권을 직접 매수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과 같은 형태로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라고 해서 반드시 만기까지 보유할 필요는 없다. ETF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만기 이전이라고 하더라도 환매 수수료 등 불이익 없이 실시간으로 장중 매도·매수가 가능하다.

따라서 ETF 매수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해 채권 ETF의 주가(수익률)가 충분히 상승했다면 ETF를 매도해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몰론, 반대로 시중금리가 상승해 채권 가격이 큰 폭 하락하면 저가 매수도 가능하며, 이미 존속기한 채권 ETF를 보유한 경우 만기까지 매도하지 않고 보유한다면 매수 시점에서의 예상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존속기한 채권 ETF의 가장 큰 장점은 만기 보유 전략과 더불어 크레디트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단일 채권에 투자할 경우 1개 종목에만 투자하게 되는데 채권형 ETF는 다양한 채권들에 분산투자가 되기 때문에 개별 채권과 같은 금리를 수취하더라도 개별적인 크레디트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특히 투자등급이 낮은 채권일수록 부도율도 높게 나타나는데, 자칫 크레디트 이슈가 존재할 수도 있는 회사채의 경우 단일 1개가 아닌 여러 종목에 투자하게 되면 크레디트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과거 사례를 참고했을 경우 투자등급 채권에 신용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2023년 신용 위험이 발생한다면 존속기한 ETF는 다양한 채권에 분산투자를 하면서 특정 발행사의 신용 위험이 ETF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Inside ETF] 존속기한 채권 ETF, 안전마진 역할 주목
불확실성 시대…안전마진 역할 인컴자산 주목해야

지난해 11월 22일 한국에 신규 상장된 존속기한 ETF는 총 8종이다. 향후에도 신규 존속기한 ETF들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목명에 숫자가 들어가는 등 국내 처음 선보이는 형태의 ETF인 만큼 다소 낯설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종목명의 숫자들은 존속기한 채권 ETF의 만기를 의미한다.

이미 우리에게 친숙해진 타깃데이트펀드(TDF)의 이름인 2030, 2040, 2050 명칭처럼 유사하게 쓰이지만, 의미하는 바가 은퇴 연도가 아닌 ETF의 만기 ‘연도’와 ‘월’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KB스타(STAR) 23-11 회사채(AA- 이상) 액티브 ETF’는 ETF의 존속기한이 2023년 11월인 ETF로 이해하면 된다.

한국에 신규 상장된 ETF를 살펴보면 운용사별로 편입 자산과 만기가 상이하다. KB자산운용은 회사채 AA- 이상의 채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A+ 등급 이상의 채권을 편입하면서 채권 등급과 만기별로 기대수익률이 상이하다.

삼성자산운용은 회사채 이외에도 국채와 국채 스트립 채권 등을 편입한 ETF를 출시했다. 따라서 채권의 크레디트 등급, 만기 그리고 분배금 주기에 따라 투자자는 다양한 ETF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은 인플레이션, 고금리, 강달러 등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이 높은 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점에서는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올해는 절대금리 매력도가 높아진 채권 자산이 자산 배분에 있어 ‘안전마진’으로서 역할을 하며 인컴자산의 주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채권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이거나 매월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라면 존속기한 채권 ETF 중 월분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KBSTAR 23-11회사채(AA- 이상) 액티브 ETF, KBSTAR 25-11 회사채(AA- 이상) 액티브 ETF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매월 발생하는 분배금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성장주 ETF 등에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글 공원배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