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의 정통 수제 싱글 몰트위스키 브랜드 발베니가 국내 대표 장인들과 만났다. 지난해 11월 열린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 얘기다.
장인들의 '진심'은 닮았다
많은 위스키 브랜드들이 장인정신을 내세우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발베니다. 1892년 증류소를 설립한 이후, 보리 재배부터 몰팅, 증류, 병입까지 전통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베니 앞에는 정통 수제 싱글 몰트위스키라는 수식이 따라다닌다. 보리 재배와 증류, 오크통 제작, 숙성 등 전 과정을 수십 년 경력의 장인들이 책임진다.
그래서인지 발베니는 장인정신에 ‘진심’이다. 지난 2018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메이커스 캠페인’만 봐도 알 수 있다. 발베니는 국내에 숨어 있는 장인들을 찾아 그들의 ‘가치’를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소개해 왔다. 또한 2021년부터는 국내 유명 장인을 비롯, 전통 소재를 현대적인 기법으로 표현하는 공예 작가들과의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발베니는 12명의 공예 장인 및 작가들을 만났고, 그들은 발베니 위스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휘겸재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장인과 작가들이 만든 특별한 발베니 에디션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가 개최된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인물들이었다. 아름다운 합죽선을 제작하는 김동식 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128호)과 소박하고 간결한 나주반의 특성을 보여주는 김춘식 나주반장(국가무형문화재 99호), 전통 방식으로 현대적 문양의 통영 발을 제작하는 조대용 염장(국가무형문화재 114호) 등 6인의 국내 대표 장인이 메이커스 캠페인에 참여한 것이다. 김동식 선자장은 부채 제작 시 가장 바깥 부분인 변죽을, 발베니를 숙성시켰던 오크통을 공수 받아 만들었으며, 김춘식 소반장은 위스키를 편히 마실 수 있도록 높이를 높인 호족반을 선보였다.
이뿐 아니라 6인의 현대공예작가도 참여했는데, 권중모 작가는 오크통 틀에 위스키로 물들인 한지를 달아 조명을 제작하고, 말총을 소재로 작업하는 정다혜 작가는 잔에 따랐을 때 휘발하는 위스키 향을 물결 모양의 진동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가 더욱 특별했던 건, 예약을 통한 무료 전시로 진행했기 때문. 또한 전시 기간 동안 판매된 작품들의 수익금은 모두 기부됐다.
장인들의 '진심'은 닮았다
장인들의 '진심'은 닮았다
1 소병진 소목장은 내부가 보이지 않는 전주장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발베니 장식장을 완성했다.
2 문채훈 작가는 유기와 옻칠을 사용해 발베니의 보틀 홀더와 안주용 플레이트, 우드 트레이를 제작해 주안상 세트를 만들었다.

발베니 관계자는 “한국의 장인들은 ‘미(美)’와 ‘술(術)’이 조화를 이루어 사람과 자연, 자연과 문화, 전통과 현대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문화 전반에 면면히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장인들의 모습은 몰트위스키 개발과 생산에 평생을 바쳐 위스키 제조법의 축적된 기술과 비법을 지키고 전수해 온 발베니 수석 몰트 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 MBE(영국 여왕으로부터 장인들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훈장)의 지난 60여 년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