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AI 시대, 금융권 일자리는 사라질까
한 산업이 격세지감에 가까운 변화를 겪을 때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바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화두 중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공포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제기하는 비관론이다. 초거대 AI 시대를 앞두고 금융 산업의 일자리는 어떻게 달라질까. 실제로 AI는 인간의 자리를 약탈하는 존재일까.
AI가 대체하는 금융권 일자리“AI의 발전으로 일자리 시장에 중대한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약 3억 개의 전 세계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진화가 가속화되면서 미국, 유럽 등에서는 3억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일자리 중 3분의 2가 어느 정도 AI 자동화에 노출돼 있으며, 전체 고용의 4분의 1이 모두 AI에 의해 수행될 수 있다. 특히 금융권은 AI의 영향을 받을 주요 분야 중 하나로, 전체의 35%가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예상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AI가 금융 부문에 3가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그중 2가지가 감원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내용이었다. 오는 2027년까지 중국 금융 업종 일자리의 23%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국내 조사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무총리 산하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이 발표한 ‘데이터 기반 미래 숙련 전망체계 구축’ 보고서에는 각 산업별 AI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전망이 담겼다. 직능연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융 및 보험 산업은 ‘고용 감소와 부가가치 대폭 상승하는 유형’, ‘부가가치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창출하기 위한 고용은 감소하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은 크게 향상하는 유형’으로 평가됐다.

직능연은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산업의 경우, AI 기술의 도입이 고용 감소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해당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big story] AI 시대, 금융권 일자리는 사라질까
AI 발전으로 새롭게 생겨나는 직무는 AI로 인해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생겨날 직업도 있다. 앞서 인용한 국내 보고서를 보면, 산업 연관 변동량에서는 금융·보험 서비스 부문이 고용 증가가 많은 상위 산업(28만6335명·12.9%)으로 분류됐다. 또 기술적 측면과 사회경제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 AI 대체 확률을 적용한 결과,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산업은 AI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되는 비율보다 직업 내에서 직무 변화가 발생할 비율이 높고 부가가치 창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의 발달로 인해 금융업 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해외 연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AI 연구소(HAI)가 내놓은 ‘글로벌 AI 인덱스 2023’을 보면, 지난해 미국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일자리가 전년(40만4076개) 대비 97% 확대했다. 미국 내 전체 일자리 중 AI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금융 및 보험 관련 일자리의 비중(3.3%)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른 분야의 AI 직무 비중은 정보 분야 5.3%, 테크 4%, 제조 3.2% 등이다.
금융권 일자리 변화, 챗GPT에게 직접 물어보니챗GPT는 앞으로 금융권에서 사라질 직업과 새롭게 생겨날 직업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챗GPT는 사라질 직업에 대한 답변을 빠르게 내놨지만, 동시에 일자리 감소에 대한 지나친 걱정을 자제하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챗GTP는 “이러한 직업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으며, AI는 이들 직업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할 수 있으며, 이를 수행할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또 여전히 살아남을 일자리 유형에 대해서는 “인간의 감성과 판단력,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역할은 여전히 AI로 대체될 수 없다. 이러한 직업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큰 틀에서는 기존 금융권 직무가 완전히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비중이 줄어들 금융권 직업으로 투자 자문가를 제시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직업으로 AI 투자 컨설턴트를 꼽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Q. AI의 발전으로 금융권에서 사라지거나 비중이 축소될 일자리는?
[big story] AI 시대, 금융권 일자리는 사라질까
Q. 초거대 AI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직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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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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