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증시는 글로벌 강세장에서 소외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했는데 과연 이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마켓 리더의 시각]
미국과 한국 주식 시장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는 반면,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시대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는 아마추어 투자자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많은 투자자들은 2025년에도 미국과 한국 주식 시장의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전망하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은 정책 불확실성과 금융 완화 여력 감소 등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14단계의 투자자 감정 곡선에서 ‘전율’이나 ‘황홀’ 단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주식에 계속 투자할 것인가, ‘항복’이나 ‘낙담’ 단계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한국 주식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현재 주식 시장 환경과 유사점이 많은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시기의 주식 시장 흐름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미국과 한국 중 어느 나라 주식에 투자해야 할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당시 1999년 말까지 상승했던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2000년 상반기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했는데, 미국의 S&P500 지수는 2000년 8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탈동조화가 나타났다.
이는 2024년 내내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한국 증시는 2024년 하반기에 약 12% 수준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2000년 3월과 8월에 이중 고점을 형성한 미국 증시는 8월 이후 2001년 9월까지 약 1년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낸 반면, 한국 증시는 2000년 8월 이후 미국증시와 동조해 약 2~3개월 동안 추가 하락한 후 선제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2000년 IT 버블 이후 회복기에서 힌트


미국 주식 시장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정책금리 인하를 통한 금융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취해 상승세를 지속하지 않는다면, 2025년 1분기에 미국과 한국의 주식 시장은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국채, 배당수익률이 높은 국내외 부동산 리츠와 고배당 주식과 같은 인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반기에는 저평가 매력이 뚜렷한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 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긍호 EPI어드바이저 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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