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감소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전 세계적인 논의 주제다.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예상되는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 사회 및 경제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페셜 리포트] 맥킨지 인구전망 리포트
저출생의 여파로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지난 2024년 3월 폐교한 서울 도봉동 도봉고등학교. 사진=한국경제
저출생의 여파로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지난 2024년 3월 폐교한 서울 도봉동 도봉고등학교. 사진=한국경제
출산율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출산율은 안정적인 인구 유지에 필요한 대체출산율을 밑돌고 있으며, 장수인구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들은 이미 인구 감소 국면에 돌입했다. 머지않아 다른 국가들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출산율이 감소하자 인구통계학적 균형이 무너져 청년층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동시에 점차 감소하는 생산가능인구에 의존하는 고령층이 증가하고 있다.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인구구조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선진국과 중국에서 먼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이들 국가 중 60%에서는 이미 연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섰다. 신흥국들은 아직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나 인구 변화에 대비해 부를 축적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단 하나의 해결책은 없다

현재의 경제 시스템과 사회 계약은 수십 년 동안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고령층을 부양하는 데 생산가능인구의 확대가 핵심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앞으로의 번영을 보장하려면 생산성 제고, 노동자 평균 업무 처리량, 효과적인 인구이동, 출산율 증가라는 네 가지 요소들이 모두 필요하다. 바꿔 말해, 단 하나의 해결책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각 요소를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현재의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의 업무 및 퇴직 제도를 재설계해야 하며, 이는 지금까지의 사회 계약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작업이 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출산율 감소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살펴본다. 과거에는 이러한 변화가 인구통계학자나 보험계리사들의 관심사였으나 이제는 전 세계적인 논의 주제가 됐다. 가장 먼저 고령화에 진입한 국가들은 경제 성장, 노동 시장, 소비 및 공공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신흥국들도 불과 한두 세대 내에 고령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전 세계 인구가 크게 감소했던 시기는 중세시대에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로 당시 유럽 인구의 절반 가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인구 변화는 보건, 복지 및 번영이 상당히 나아진 상태에서 발생한 현상이다. 인류는 역사 속에서 놀라운 기지를 발휘해 왔으며, 전 세계적인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줄어드는 가족 구성원

전 세계적으로 안녕과 번영이 확산되면서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라는 두 가지 현상이 글로벌 인구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어들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지역에서 합계출산율(이하 출산율)은 부모 세대를 대체하는 데 필요한 자녀 수를 의미하는 대체출산율 2.1명을 하회한다. 그 결과, 전 세계 연령 구성이 바뀌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령화’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은 젊은 인구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청년 부족 현상이 인구통계학적 변화의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출산율 감소와 인구구조 변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가장 먼저 시작된 지역들(대체적으로 고소득 지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진행된 인구통계학적 변화의 여파를 이미 체감하기 시작했다. 향후 한두 세대 안에 다수의 신흥국들도 유사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재 전 세계 국가의 절반 이상, 즉 글로벌 인구의 3분의 2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여성 1명당 2.1명) 이하로 떨어졌다. 2023년 글로벌 평균 출산율은 2.3명으로 대체출산율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5년 동안 전 세계 국가들의 90%에서 출산율이 감소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만 유일한 예외

인구 감소 현상은 룩셈부르크에서 최초로 확인됐는데 유엔이 1950년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이래 대체출산율보다 낮은 출산율을 기록한 최초의 국가였다. 그러나 룩셈부르크의 출산율은 1950년대에 반등했으며, 이후 유고슬라비아에 속했던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각각 1963년, 1968년을 기점으로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을 영구적으로 밑돌게 된 최초의 국가들로 기록됐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덴마크, 핀란드, 룩셈부르크도 같은 경로를 따랐다. 이후 해당 국가들은 다시 대체출산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20년 후 선진 아시아, 유럽 및 북미 지역의 대부분 국가에서 출산율이 대체출산율 아래로 떨어졌으며 1991년에는 중국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 후 1989년 태국, 2015년 멕시코, 2019년 인도 등 경제 발전 수준이 서로 다른 국가들에서도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을 밑돌기 시작했다. 현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여전히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앞으로 25년 후에도 대체출산율을 웃도는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4년 1월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의 양쯔강 옆 한커우 공원에서 새로 단장된 부모와 세 자녀의 동상 옆에서 포즈를 취한 사람들. 중국은 1991년부터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을 밑돌기 시작했다. 사진=연합AFP
지난 2024년 1월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의 양쯔강 옆 한커우 공원에서 새로 단장된 부모와 세 자녀의 동상 옆에서 포즈를 취한 사람들. 중국은 1991년부터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을 밑돌기 시작했다. 사진=연합AFP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이와 동시에 기대수명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늘어났다. 그러나 1960년 이후 선진국에서 발생한 인구 연령 특성 변화에서 기대수명 증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 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출산율 감소에서 기인했다.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가 독일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 출산율이 1960년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가정했을 때, 1960년부터 2021년까지 독일의 출생아 수는 2600만 명 감소했다. 이는 2021년 기준 독일 총인구의 31%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동안 기대수명 증가로 노인 인구는 독일 전체 인구의 약 8%에 해당하는 700만 명 증가했다. 증감분을 계산해보면 2021년 독일 총인구는 출산율과 기대수명이 1960년과 동일하게 유지됐을 경우 대비 약 1900만 명(23%) 감소했다.

수명 연장보다 출산율 감소가 더 큰 충격

일본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기대수명 증가와 출산율 감소가 거의 동일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가다. 이러한 독특한 패턴은 두 가지 요인에서 기인한다. 첫째, 일본은 1960년에도 이미 매우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의 출산율은 영국의 2.7명보다 낮은 1.98명이었다. 둘째, 일본의 65세 기대수명이 다른 국가들보다 더 크게 증가했다. 영국에서는 65세 기대수명이 6년 증가한 반면, 일본에서는 9년 증가했다.
지난 2024년 9월 일본 도쿄 스가모 지역의 쇼핑 거리에서 한 노년 여성이 자신의 짐을 밀고 있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3625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29.3%에 해당한다. 일본의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사진=연합EPA
지난 2024년 9월 일본 도쿄 스가모 지역의 쇼핑 거리에서 한 노년 여성이 자신의 짐을 밀고 있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3625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29.3%에 해당한다. 일본의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사진=연합EPA
신흥국의 경우 1960년부터 2023년까지 출산율이 훨씬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가령 1960년 브라질의 평균 출산율은 6.1명이었으나 현재는 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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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대수명은 1997년 이후 평균 7년 증가해 2023년에는 73세에 도달했으며, 2050년에는 77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100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주목을 받는 것과 달리 글로벌 인구구조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출산율 감소다.

앞서 언급한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인해 전통적으로 ‘인구 피라미드’로 불리던 인구구조가 점차 그 형태를 잃어 가고 있다. 본 연구는 시간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을 10개 지역으로 분류했다. 선진 아시아, 중앙·동유럽, 신흥 아시아, 중화권, 인도,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중동 및 북아프리카, 북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서유럽 등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구구조는 점점 항아리형으로 변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선진화된 국가일수록 방추형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거꾸로 선 인구 피라미드

사회의 형태는 대체로 연령 구성에 의해 결정되며, 인구 피라미드가 역전되면 경제적 우선순위도 바뀐다. 예를 들어 육체적 강도가 높은 노동을 하는 사람의 수와 필요한 물리치료사의 수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신생아를 위해 유아방을 추가하는 가정이 많을지, 아니면 고령 부모를 위한 별도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가정이 더 많을지도 인구 구성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60~67세에 연금 수급이 개시된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 연령이 되면 고령층은 생산가능인구가 납부하는 세금을 기반으로 ‘지원금’을 수령하는데,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소득의 대부분을 창출하고 노인 부양을 위한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된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글로벌 인구 고령화는 점차 줄어드는 젊은 인구가 증가하는 노인 인구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설령 글로벌 출산율이 하루 아침에 대체출산율 수준으로 대폭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새로 태어나는 아기들이 성인이 돼 노동 시장에 진입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까지는 약 20년이 소요될 것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유아용 스프링 흔들말. 사진=연합DPA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유아용 스프링 흔들말. 사진=연합DPA
생산가능인구는 경제 활동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계층으로, 고령층 및 미성년층을 부양하는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은 중요한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 지역별로 속도와 시기는 다르겠지만 모든 지역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변화가 진행 중인 전기(1차 단계) 지역들이 있는 반면 이제 막 변화에 돌입했거나 아직 변화 전인 지역들도 존재한다. 후자의 경우 근시일 내에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미 변화가 진행 중인 전기 단계에 있는 지역에는 선진 아시아, 중앙·동유럽, 북미, 서유럽 등의 선진국이 해당된다. 전기 지역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낮지만 유사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보이는 중국도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전기 지역들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2명이며,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67%로 2010년 최고치였던 70%에서 감소한 상태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해당 지역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2050년까지 약 59%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3단계

후기 단계 지역들은 두 개 그룹으로 나뉜다. 이제 막 변화가 시작된 2차 단계 지역에는 신흥 아시아, 인도,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중동 및 아프리카가 포함된다. 이 지역의 합계출산율은 2.2명이며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67% 수준이다. 해당 지역에서 인구 변화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며, 2030년대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3차 단계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현재 이 지역의 평균 출산율은 현재 4.4명이며,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56%에 불과하다. 하지만 21세기 후반까지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지속 증가해 66%에 도달한 후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 세 단계로 구분하면 모든 지역이 동일한 변화를 겪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각 지역, 국가, 주, 도시마다 인구 변화의 진행 단계가 다르다. 일례로 1차 단계 지역에 속한 독일은 1986년, 미국과 중국은 각각 2007년 및 2010년에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정점에 도달했다. 이 중 중국은 출산율 감소와 인구 이동 둔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향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과 인도는 지역별 출산율 편차가 커, 같은 국가 내에서도 크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단계에 속한 국가들의 전반적인 인구구조 변화와 정점 도달 시점은 유사해, 언제쯤 청년층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지 예측할 수 있다. 전기 단계 지역의 경우 생산가능인구의 비율 축소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며, 다수의 기업, 정부 및 지역사회들은 아직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제외한 후기 지역들은 아직 대비할 시간이 남아 있으나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부양비율, 지속적으로 하락

전 세계적으로 청년층이 부족해짐에 따라 노인 1명을 부양할 수 있는 근로자 수도 감소하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65세 인구 1명당 생산가능인구(15~64세) 수로 정의되는 부양비율에 주목해보자.

1997년 글로벌 부양비율은 9.4명이었다. 당시에는 9명이 넘는 생산가능인구가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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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글로벌 부양비율은 6.5명까지 감소했으며 2050년까지 3.9명으로 감소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인구가 4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1차 단계(전기) 지역에서 더 두드러지는데 1997년 6.8명이었던 부양비율이 현재 3.9명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2050년에는 2명 수준으로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1차 단계 지역 중에서도 선진 아시아, 중화권 및 서유럽이 2050년 최저 부양비율을 기록할 것이며 중화권이 가장 빠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3년 4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로니 마을 인근의 기차역에서 통근자들이 혼잡한 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로 중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인도는 출산율 및 기대수명 변화를 감안할 때 2050년에 부양비율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AFP
지난 2023년 4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로니 마을 인근의 기차역에서 통근자들이 혼잡한 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로 중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인도는 출산율 및 기대수명 변화를 감안할 때 2050년에 부양비율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AFP
2차와 3차 단계 지역을 포함하는 후기 지역의 경우 부양비율은 현재 10.3명에서 2050년 5.7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양비율이 9.8명인 인도는 눈에 띄는 사례다. 인도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지만 출산율 및 기대수명 변화를 감안할 때 2050년에 부양비율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며 2100년에는 일본과 같은 수준인 1.9명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정점 지난 1차 단계 지역

전 세계 연간 출생아 수는 1억4600만 명이 태어났던 2012년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앞으로는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에 의하면 전 세계 총인구는 2084년 100억 명이 약간 넘는 수치에서 정점에 달하고, 21세기 후반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그러나 1차 단계 지역의 경우 총인구 수가 이미 2020년에 정점에 달했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 지역의 인구는 현재 28억 명에서 2050년 26억 명, 2100년 19억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1차 단계 지역에 속하는 55개국 중 22개국만이 2050년까지 인구 증가를 유지할 것이며, 그 이후에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인구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7개 국가에서 연간 사망률이 출생율을 넘어섰다. 현재 전기 지역은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 중 6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15세 미만 인구 중 해당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한편 후기 지역의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2차 단계 지역의 총인구는 현재 40억 명에서 2071년 최대치인 50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인구는 현재 13억 명에서 21세기 말 35억 명으로 세기가 바뀔 때까지도 지속 증가할 것이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인구 변화로 인해 전 세계 인구의 중심이 후기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5%가 1차 단계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나 2050년에는 25%로 감소할 전망이다. 유엔에 의하면 1차 단계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2100년 20%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신생아 10명 중 3명 사하라 이남 출생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출생아 1000명 중 약 300명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태어날 것이다. 나이지리아 단독으로도 향후 출생아 1000명 중 57명을 차지할 전망인데, 이는 중앙·동유럽 및 서유럽에서 태어날 출생아를 모두 합한 52명보다 많은 수치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출생아 1000명 중 172명은 인도에서 태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의 합계출산율은 대체출산율 이하로 감소했지만, 가임기 여성 인구는 여전히 많아 출생아 수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2월 나이지리아 오요 주 이바단에 있는 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폐타이어로 만든 놀이터를 다시 칠하면서 페인트로 더러워진 손을 보여주고 있다. 2100년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글로벌 순 인구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2년 2월 나이지리아 오요 주 이바단에 있는 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폐타이어로 만든 놀이터를 다시 칠하면서 페인트로 더러워진 손을 보여주고 있다. 2100년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글로벌 순 인구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2100년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글로벌 순인구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전 세계 인구 중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보다 2배인 34%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현재 10개 주요 지역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화권은 2023년 18%에서 2100년에 6%로 약 3분의 2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전망에 의하면 현재 중화권은 북미 지역보다 약 10억 명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그 격차가 약 1억7000만 명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다.

인구 이동 패턴에 급격한 변화가 없는 한, 노동 시장은 후기 단계 지역의 젊고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기 단계 지역은 2050년에도 연령대별 1인당 근로시간이 현재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총 근로시간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전체 근로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대비 2배 높은 1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의 근로시간 비중은 현재 26%에서 2050년 18%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며, 모든 전기 단계 지역 역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후기 단계 국가들은 경제적 진보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으며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한 교역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신흥 아시아·인도가 소비 중심으로

이와 더불어, 후기 단계 국가들은 빠른 인구 증가와 소득 확대로 인해 향후 최소 25년간 전 세계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예를 들어, 월드 데이터 랩(World Data Lab)의 전망에 따르면 구매력평가(PPP) 기준 글로벌 소비에서 인도와 신흥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12%에서 2050년 30%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선진 아시아, 북미, 서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60%에서 30%로 대폭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기업들은 성장 시장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확장하기 때문에 소비 변화는 전기나 후기 지역 할 것 없이 여러 기업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후기 단계 지역에서 소득과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현지 기업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 모두가 변화하는 소비자의 기호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변경하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후기 지역 소비자들이 기업들에 더욱 큰 시장 기회를 제공하면서 가격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여러 후기 국가들에서 법률과 지배구조 환경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갈등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기업들의 대응 방식이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지리자동차 대규모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EX5 지리 차량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EPA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지리자동차 대규모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EX5 지리 차량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EPA
미국·영국·프랑스는 이민으로 인구 증가

장기적으로 1차 단계(전기) 지역 국가들은 심각한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지역에 속하는 26개국 인구는 2100년까지 3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국, 폴란드,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을 밑돌지만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2100년까지 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출생아 수가 줄어들어 인구가 감소하면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국가의 출산율이 현재 한국 수준인 0.7명으로 유지된다면, 두 세대 후에는 조부모 100명당 13명의 손자만 남게 될 것이다. 이는 교육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쳐, 학생 수 급감에 따라 일부 학교가 폐교돼 남은 학생들은 더 먼 학교로 통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인구 감소는 글로벌 지정학적 균형뿐만 아니라 국가 부채의 지속가능성과 사회 계약에도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인구가 감소하면 탄소배출량이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맥킨지경제연구소에 의하면 넷제로 전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필수이며, 인구가 감소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2024년 7월 멕시코 치아파스주 시우다드 이달고에서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도로를 따라 캐러밴을 이루어 미국을 향해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4년 7월 멕시코 치아파스주 시우다드 이달고에서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도로를 따라 캐러밴을 이루어 미국을 향해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산율이 회복된다면 2050년과 2100년에 1차 단계(전기) 지역은 어떻게 달라질까. 맥킨지는 현재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을 하회하는 국가들이 2024년부터 매해 대체출산율인 2.1명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는 ‘대체출산율 달성(Replacement floor hypothetical)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대안적인 미래를 탐색하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수 국가, 2100년 인구 붕괴 경험

출산율이 변화하더라도 즉각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지만 자녀 수가 늘어나면 복리효과로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유엔의 중위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2050년 96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체출산율 달성 시나리오’에서는 102억 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두 시나리오를 비교하면 2100년까지 글로벌 인구는 각각 102억 명과 126억 명으로 차이가 벌어질 것이다. 특히 선진 아시아가 대체출산율을 달성한다면 2100년까지 유엔의 중위 시나리오 예상치보다 1.6배 많은 2억47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청년 부족의 시대…인구 통계의 새로운 진실
부양비율은 현재보다는 낮겠지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대체출산율 달성 시나리오에서는 2100년 1차 단계(전기) 지역의 부양비율이 노인 1명당 생산가능인구 약 2.2명으로 안정될 전망이지만, 유엔의 중위 시나리오에서는 1.4명으로 예상된다. 서유럽을 예로 들면, 유엔 시나리오에 따르면 1.7명이지만 맥킨지 시나리오에서는 2.2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출산율은 국가 소득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증가하면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여러 국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성공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일례로 한국 정부는 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산후조리 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헝가리는 출산 시 일회성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난임 치료 및 가족 프로그램에 GDP 대비 약 6%를 지출하고 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월 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와 아빠들. 사진=한국경제
새해 첫날인 지난 1월 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와 아빠들. 사진=한국경제
향후 20년은 정해진 미래…적응이 문제

일부 서유럽 국가들은 육아휴직 정책을 확대했다. 노르웨이의 경우 육아휴직 중인 부모의 소득을 최대 49주간 보장하며, 일부 기업들은 기존 소득과의 차액을 지급해 급여 전액을 보장하는 정책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느 국가도 출산율을 대체출산율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각국의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출산율 개선에 효과적인 방안과 그렇지 못한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고소득 국가에서 시행된 출산 장려 정책들을 평가한 연구에 따르면 단일 정책만으로는 실질적이거나 지속적인 출산율 증가를 유도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바로 노동 시장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인구 감소 해결책들이 논의되고 있더라도, 향후 최소 20년 동안은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이글은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에서 2025년 1월 발표한 ‘Dependency and depopulation? Confronting the consequences of a new demographic reality’ 보고서 중 서론과 1장을 번역한 것이다.)

아누 마드가브카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파트너 외
감수= 전은조 맥킨지앤드컴퍼니 시니어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