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경매]
사진=Sotheby’s
사진=Sotheby’s
인도네시아 작가 크리스틴 아이 추(Christine Ay Tjoe·1973년~)의 2011년 작품인 <레이어를 위한 빛(Lights for the Layer)>은 진홍색, 청록색, 황토색, 갈색이 뒤섞인 화면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풍부한 표면 질감과 열정적인 붓놀림을 탁월하게 구현했다. 가로가 2m인 이 작품은 2011년부터 보다 표현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아이 추의 초기 작품이다. 올해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현대미술 경매에 추정가 95만~300만 싱가포르달러로 출품돼, 294만 싱가포르달러(214만7239달러)에 낙찰됐다.

작가는 2010년에 표현적인 컬러 필드 페인팅을 실험하기 시작했지만, 2011년에 이르러서 현재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되고 단호한 구성을 개발했다. 그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모티브인 ‘레이어(layer)’는 정교하게 얽히고설킨 작가의 내적 대화를 관객 앞에 펼친다. 캔버스 위의 빨강, 파랑, 노랑, 갈색의 색조는 조각품처럼 촉각적인 입체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깊이에 대한 탐구를 통해 수묵화의 옅음을 닮은 빛바랜 귤색과 물빛 파란색의 패치를 발견했으며, 구도 중앙에 있는 붉은 자국의 거친 강렬함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 패치들은 물의 파문, 감정이 폭발한 후의 명상적인 여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떠오르는 태양의 강렬한 힘이나 바다의 자성을 띠는 파도를 떠올리게 한다.
크리스틴 아이 추 <레이어를 위한 빛>
최지아 소더비코리아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