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일론 머스크의 DOGE(정부효율부) 개혁 정책을 앞세워 정부 운영 효율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정부 개혁과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촉진, 머스크의 사업과 정책 방향이 긴밀히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이 동맹은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까.
[커버스토리]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정부효율부)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DOGE는 2014년 창설된 미국 디지털 서비스(USDS)를 인수해 정부의 낭비적 예산 집행과 인력 운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직이다.
머스크는 연방 지출, 세입, 정부 계약 및 자산 운영 등 전반적인 정부 활동을 철저히 검토하고, 불필요한 프로그램과 중복 부서를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최대 1조 달러 이상의 예산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산 1조 달러 절감…트위터 방식 성공할까

DOGE는 연방 공무원의 인력 감축과 정보기술(IT) 시스템 혁신, 자동화 도입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국세청(IRS)과 같은 대형 기관의 운영 방식도 현대화함으로써 정부 계약 및 규제 개혁을 통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낭비적 지출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규 공무원 채용 동결 등 행정명령을 통해 DOGE에 상당한 개혁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정부 조직 내 개혁의 속도를 가속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민간 기업에서의 자본 효율화 방식을 정부 조직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약 80%의 인력 감축과 같은 급진적 구조조정을 시행한 경험은 정부 부문에도 기업식 운영 전략이 도입될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정부는 고유의 특성과 공공서비스의 지속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단순한 민간 방식의 복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DOGE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의 비효율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로 예산 삭감, 인력 감축, IT 시스템 혁신 등 다양한 기업식 효율화 전략을 정부 조직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개혁은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비용 절감과 행정 효율화를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정부 조직의 안정성과 공공서비스의 질적 유지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혁신 기술 중심의 산업 발전 촉진에 중점

이와 같이 머스크가 주도하는 DOGE와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적 정책은 정부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혁신 기술 중심의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 조직의 축소와 행정 간소화를 통해 기업 활동에 필요한 규제 장벽을 대폭 낮추고 민간 부문에서의 자율적 혁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미래 지향적 정부 개혁의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머스크가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선호하는데 이는 머스크가 주도하는 테슬라, 스페이스X, 스타링크, 뉴럴링크, 보링 컴퍼니, X와 같은 기업들의 운영 환경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우선 전기차 산업에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테슬라에 혼재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는 1기 재임 기간 동안 석유 및 가스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며, 전기차 보조금이나 친환경 에너지 지원을 축소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트럼프 2기에는 바이든 정부에서 강화된 전기차 세금 감면 혜택과 보조금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테슬라의 차량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트럼프는 자동차 업계의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들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전기차 보급 확대의 동력을 일부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이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 내 규제 변화와 관계없이 유럽, 중국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다시 심화시킬 경우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 운영과 부품 공급망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정부서 스페이스X 날개 펼까
스페이스X에 대한 영향은 대체로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우주산업을 국가 안보 및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으며,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 왔다. 스페이스X는 이미 미 항공우주국(NASA) 및 국방부와의 계약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할 경우 이러한 정부 지원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의 우주 패권 강화를 위해 달과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스타십 개발 및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우주군(US Space Force)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스페이스X의 군사 위성 발사 및 스타링크 기반 군사 통신망 구축과 같은 프로젝트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스타링크는 기존의 통신사들과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반독점 규제의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친기업적 정책을 유지한다면 스타링크는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국가 안보 및 군사 전략과 관련해 민간 기술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면 스타링크는 미 국방부 및 정보기관과의 계약을 확대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며 이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완전자율주행 상용화에 긍정적 환경
AI 및 로봇 산업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머스크의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전통적으로 기업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입장이며, AI 및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할 수 있으며, 뉴럴링크가 개발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역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보다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반적으로 기술 혁신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며 AI, 자율주행, 로봇공학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기업들이 보다 자유롭게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장애물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X의 운영 환경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머스크는 X를 인수한 이후 콘텐츠 검열을 줄이고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의 정치적 입장과도 상당히 맞닿아 있다.

트럼프와 브로맨스,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는 단순한 정치적 동맹이나 사업적 이해관계를 넘어 미국 내 경제 정책과 기술 혁신을 둘러싼 중요한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관계는 때로는 상호 협력적이면서도 때로는 서로의 목표와 전략이 충돌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인지 여부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전통적인 산업과 보수적 경제 정책을 중시하는 정치인으로서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반면 머스크는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유로운 시장 경제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두 사람은 공통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로의 이익이 충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가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는 두 사람의 전략과 목표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기본적으로 자유 시장 경제를 중시하는 인물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트럼프는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며 필요할 경우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을 통해 특정 산업을 육성하고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미국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개입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국가 이익 위한 정부 개입 선호

또한 트럼프와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와 언론 자유에 대한 입장에서도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X를 인수한 이후, 콘텐츠 검열을 최소화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자신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차단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특정 미디어 플랫폼과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직접적인 정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향후 X와 트루스 소셜이 경쟁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트럼프가 X에 대한 정책적 개입을 시도하거나 머스크가 트럼프의 정치적 입장과 대립하는 방향으로 X를 운영할 경우,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머스크의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의해 특정한 규제에서 자유로워진다고 해도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이나 새로운 정책적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친기업적인 정책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특정 산업에서 독과점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테슬라, 스타링크, X 등은 각 산업에서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만약 반독점 규제가 강화될 경우 머스크의 사업 운영 방식이 변화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스타링크는 기존의 통신 인프라 기업들과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정부에 로비를 강화할 경우, 스타링크가 독과점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 개입 최소화 외치는 머스크
결과적으로 트럼프와 머스크의 관계는 단기적으로는 상호 이익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면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머스크는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환경에서 기업을 운영하고자 하지만, 트럼프는 필요할 경우 국가 이익을 위해 특정한 개입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무역 정책, 반독점 규제, 소셜미디어 정책 등에서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관계가 악화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트럼프와 머스크의 브로맨스가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여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 머스크의 사업이 어떻게 변화하느냐, 그리고 외부 환경(예: 국제 정세·글로벌 경제·기술 발전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면 머스크와의 협력 관계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트럼프가 특정 산업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거나, 머스크의 사업 운영 방식과 충돌하는 정책을 시행할 경우, 두 사람의 관계는 점진적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결국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정치적 동맹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정책적 방향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모든 변수가 해피엔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재훈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기술사업실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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