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전기차·스마트폰 ‘쌍끌이’ 효과로 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에 시가총액 200조원 돌파했다. 샤오미 생태계 확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 종목탐구]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샤오미는 지난 2월 14일 44.70홍콩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200억 홍콩달러(약 208조 원)를 돌파했다.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은 256%에 달해 같은 기간 엔비디아(81.81%)와 테슬라(82.87%)를 크게 앞질렀다.
1년 새 256% 상승, 엔비디아 앞질러
실적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의 매출은 1011억 위안(약 20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62억 위안(약 1조2000억 원)으로 각각 38%, 33% 증가했다. 앞선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5% 증가한 925억 위안(약 18조4000억 원), 영업이익은 4.4% 늘어난 63억 위안(약 1조3000억 원)이었다.
샤오미의 급성장 배경에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사업이 있다. 지난해 샤오미의 스마트폰 매출 증가율은 27%로, 모든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17.2%로, 1위 화웨이(18.1%)를 바짝 추격했다. 애플(17.1%)과는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진다. 샤오미의 중동·남미·동남아시아 시장 점유율은 20% 안팎으로, 이들 지역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5대 중 1대가 샤오미 제품이었다. 아프리카에서도 점유율이 10%를 넘어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3위에 올랐다.

올해 출시될 '샤오미 15 울트라'는 퀄컴의 최신 칩셋 ‘스냅드래곤 8 익스트림’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후면에는 라이카 쿼드 카메라 시스템이 적용되며, 샤오미 최초로 베이더우 위성 통신을 활용한 문자메시지 기능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더우는 중국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산간 지역에서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다. 샤오미는 신제품 가격도 인상할 예정이다. 전작인 ‘샤오미 14 울트라’는 6499위안(약 129만 원)이었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R&D) 비용과 수익성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6000위안 미만 전자기기 구매 시 최대 500위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샤오미가 가격을 올려도 판매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SU7로 포르쉐에 도전장
샤오미는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샤오미의 AIoT에 연결된 기기는 8억 대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6월 기준 글로벌 활성사용자 수는 6억8000만 명에 달했다. 샤오미는 2023년 '인간·차량·가정 생태계' 전략을 발표하고, 전기차 진출과 함께 AIoT 생태계를 확장했다.
전기차 사업은 샤오미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중국 내 배터리 전기차(BEV) 세단 시장에서 샤오미의 'SU7'은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올해 출시될 'SU7 울트라'가 포르쉐를 뛰어넘는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1.98초이며, 최고 속도는 시속 350km에 달한다. 4도어 양산차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예약 판매 가격은 81만4900위안(약 1억6000만 원)으로, 테슬라 모델S 플레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차는 사전예약 10분 만에 3680대가 팔렸다. 올해는 두 번째 전기차 모델인 ‘샤오미 YU7’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모델은 두 번의 충전으로 최대 10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자동차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2교대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라인 조정과 유지보수를 시작해 판매량 10만 대 목표도 달성했다. 하반기에는 2단계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 업계는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성이 지속해서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 자동차는 주문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췄다"며 "판매량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면 손실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팬덤 기반한 샤오미 생태계가 경쟁력
증권가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효과로 당분간 중국 테크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샤오미의 목표주가를 기존 35홍콩달러에서 48홍콩달러로 37% 상향 조정했다. HSBC도 샤오미의 목표주가를 기존 37.9홍콩달러에서 49.9홍콩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팬덤 마케팅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레이 회장은 신제품 성능을 직접 테스트해 SNS에 공유하거나 라이브 방송에서 솔직한 의견을 나누며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애플처럼 강력한 팬덤 문화를 조성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샤오미는 전기차 신흥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브랜드 파워와 특유의 팬덤, 빠른 생산 안정화와 양산 능력을 기반으로 예상보다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최근 주가가 빠르게 상승해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데다 전기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는 샤오미 생태계가 다른 전기차 업체 대비 주가에 프리미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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