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테슬라하면 일론 머스크와 전기차 정도만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테슬라의 산업 생태계는 에너지, AI와자율주행, 로보틱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 무궁무진하다. 다가올 미래의 게임체인저, 테슬라 유니버스에 지금이라도 탑승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커버스토리] 테슬라 투자 전략
2024년 10월 대구에서 개최된 '2024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연합뉴스
2024년 10월 대구에서 개최된 '2024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연합뉴스
SF액션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영감을 받아 스테인리스 스틸 보디와 독창적인 각진 디자인을 가진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국내 시장에 출시 전 K-팝 가수의 탑승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기존 픽업트럭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으로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첫 전기차 로드스터를 정식 출시했던 테슬라는 이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자율주행, 배터리 기술,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보틱스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기존 자동차 산업과 차별화된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분야의 규제 완화가 테슬라의 미래를 앞당기면서 그 수혜를 온전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공급망 내재화
‘돈 되는’ 테슬라 유니버스에 올라타는 법
테슬라의 산업 생태계는 크게 전기차·배터리, 에너지, AI·자율주행, 로보틱스, 소프트웨어·서비스로 분류할 수 있다. 테슬라의 매출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전기차와 배터리 부문으로, 2024년 4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약 7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서 에너지 사업(태양광 및 ESS)이 약 12% 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하는 중이다. AI 및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틱스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현재로서는 매출 기여도가 낮지만, 장기적으로 중요한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내재화 및 생산 효율 극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배터리 공급망에 의존하는 타 제조사와 달리, 테슬라는 신형 배터리인 4680 배터리 셀을 자체 개발 및 생산하며 원가 절감과 에너지 밀도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또한 CATL 및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을 통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적용 모델을 확대하며, 생산비용 절감과 배터리 수명 연장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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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배터리 기술력은 테슬라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기가팩토리 확장을 통한 대량 생산 체계 구축과 맞물려 향후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터리 재활용 및 ESS 사업과 연계해 전기차·배터리·에너지 생태계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배터리 중심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ESS 사업 매출 112.9%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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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태양광 패널과 ESS를 통해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가정용 ESS(파워웰)와 산업용 ESS(메가팩)의 생산능력 확장을 기반으로 2024년 4분기 기준 에너지 사업은 테슬라 전체 매출의 약 11.9% 수준이며 전년 동기 대비 112.9% 증가했다. 재생에너지는 전통 에너지인 가스, 석탄, 원자력과 비교해 설비 건설 기간이 짧으며, AI로 인한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증설 등으로 에너지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재생에너지 확산 및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ESS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성장 노하우를 활용해 ESS를 개발하고 원가 경쟁력도 유리하게 가져가고 있다. 높은 수익성과 설치량 증가세, 그리고 생산능력 확장세를 감안하면 향후 에너지 부문은 또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렴한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FSD(Full Self-Driving)로 불리며 기술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이다. 경쟁 기업들과 테슬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라이다(LiDAR)와 같은 고가의 센서 없이 카메라 기반(AI vision)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카메라 접근 방식은 라이다 대비 초기 인식 능력이 낮고, 날씨나 보행자 등 도로에서 발생하는 모든 변수들에 대해 AI 학습이 많이 필요하나, 테슬라는 학습을 위한 슈퍼컴퓨터 도조를 직접 설계해 2023년 하반기부터 사용 중이다. 도조는 전 세계 테슬라 차량에서 수집한 수천만 마일의 도로 주행 데이터를 AI로 학습해 모델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테슬라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핵심 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FSD를 기반으로 운전자가 필요 없는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지향한다.

최근 BYD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발표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발전 속도가 빠른 것이 사실이나, 현재 복잡한 도심에서의 자율주행은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아 테슬라의 경쟁 우위가 약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중국에서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며 선진국 규제 완화, 레거시 자동차 업체로의 라이선스 판매 등 테슬라가 수혜를 볼 여지가 더욱 많다. 현재 선진국에서 딥시크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선진국에서 주류로 사용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며 자동화 산업과 인간 노동을 보완할 로봇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의 수익이 장기적으로 10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복적인 노동이나 위험한 작업을 대신할 수 있는 옵티머스는 상용화를 앞둔 만큼 경쟁사 대비 차별적인 성과를 기록 중이다.

옵티머스는 2025년 양산을 시작해 2026년에는 산업현장 투입, 2030년에는 개인 사용자에게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술을 로봇에 접목해 빠른 학습이 가능하며, 공장 생산 보조, 가사 노동, 물류창고 및 배송뿐만 아니라 건설현장 등 다양한 산업에 도입돼 대규모 자동화 혁신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구독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강점

테슬라는 자동차 판매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FSD), 슈퍼차저 충전 인프라, 보험 서비스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먼저 테슬라 전기차는 주기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ver-the-Air·OTA)를 통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2024년 10월 말에 FSD V13이 출시됐는데, 이전 버전 대비 충돌 회피 성능이 개선되고 고해상도 영상 처리 및 긴급 차량 대응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는 AI 구독형 서비스의 수익화가 가능한 모델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으며, 안정성 및 편의성이 검증되면 가입자 증가로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차량 고속 충전소 슈퍼차저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전략적으로 배치돼 있는데, 현재 국내에도 160곳 이상의 슈퍼차저 스테이션이 오픈돼 있다. 충전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는 자동차 회사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전기차 사용자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테슬라 보험 서비스 역시 차량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교한 요금제를 제공하면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 중인데, 자율주행이 보편화되면 개인 보험보다 제조사 책임보험 모델로 산업 변화가 가능하다. 향후 OTA 및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에너지플랜트 1공장에서 직원들이 주력 모델인 ‘2170 원통형 배터리’ 완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거의 전량이 테슬라에 공급된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에너지플랜트 1공장에서 직원들이 주력 모델인 ‘2170 원통형 배터리’ 완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거의 전량이 테슬라에 공급된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테슬라의 밸류체인에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다양한 공급망에서 참여하고 있다. 먼저 테슬라가 자체 생산하는 4680 배터리에 국내 핵심 배터리 소재·장비 업체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이 생산하는 배터리 4680·2170 밸류체인에도 국내 기업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보급형 차량인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 주로 쓰이는 LFP 배터리에도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양극재는 엘앤에프, 에코프로머티, LG화학이 있으며 전구체는 에코프로머티, 동박은 롯데에너지머티, SK넥실리스가 있다. 분리막은 SKIET, 더블유씨피가 있으며 음극재는 대주전자재료 등의 기업이 참여한다. 전해액과 전극장비는 각각 엔켐과 피엔티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까지 테슬라의 한국 밸류체인으로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ETF로 테슬라에 투자하기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향후 성장 동력을 보유한 테슬라에 투자하는 솔루션으로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 종목에 투자를 고려할 때 주요 대표지수 대비 단일 종목의 높은 변동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라면, ETF는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국내 상장 테슬라 관련 ET F 중에서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 KODEX테슬라커버드콜채권혼합액티브는 주식은 테슬라 단일 종목만 편입하고 그 외는 채권으로 구성해 집중 투자가 가능하다. 테슬라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핵심 밸류체인 기업도 함께 투자하고 싶다면 KODEX 테슬라밸류체인FactSet,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에 분산투자를 하면서 일등기업을 편입하는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한 미국 종목을 담는 KODEX 미국서학개미도 테슬라 편입 비중이 높아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돈 되는’ 테슬라 유니버스에 올라타는 법
‘돈 되는’ 테슬라 유니버스에 올라타는 법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를 고려한다면 테슬라 단일 종목에 집중 투자가 가능한 TESL부터 소비재 섹터 종목 중심으로 구성돼 테슬라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VCR, XLY, FDIS들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자율주행, 로보틱스 및 AI 등 혁신 기술 분야 기업에 투자하는 ARKQ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상장 ETF에 투자하는 만큼 환율 변동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자료 각 운용사 홈페이지·블룸버그·KB증권 주 2025년 2월 13일 기준.

김은서 KB증권 WM투자전략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