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자들은 1세대 자산 형성가들이 은퇴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2세대들에게 활발히 상속·증여를 하는 중이다. 또한 IT산업의 성장으로 젊은 부호들의 비중도 늘고 있다. 이들의 관심과 트렌드에 맞는 서비스 개발을 특화하는 게 패밀리오피스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PWM부문을 신설하고 키우는 배경이다.

[패밀리오피스] 미래에셋증권 PWM 부문
(왼쪽부터) 김기환 WM강남파이낸스센터 상무, 이인구 패밀리오피스센터장, 김화중 PWM 부문 대표, 류희석 WM센터원 상무. 사진=이승재 기자
(왼쪽부터) 김기환 WM강남파이낸스센터 상무, 이인구 패밀리오피스센터장, 김화중 PWM 부문 대표, 류희석 WM센터원 상무. 사진=이승재 기자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부문을 신설, 그룹 내 인재들을 전진 배치해 전문 조직으로서 힘을 실었다.

최근 금융사들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고액자산가만을 위한 본사·지점 협력 모델을 조직화한 점이 돋보인다. PWM 부문 아래 패밀리오피스센터(FOC), WM센터원, WM강남파이낸스센터 등 3개의 특화 점포를 중심으로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부동산 전문가로 구성된 VIP 대상 컨설팅 조직, VIP 고객 전략과 컨시어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마케팅 조직까지 PWM 산하에 두고 있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 고객만족 추구

김화중 미래에셋증권 PWM 부문 대표는 “기존의 VIP 비즈니스를 더 고도화하고 강화하려는 의지이자 본사의 많은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 ‘단기적인 수익’보다 ‘장기적인 고객 만족’을 추구해 나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PWM 조직은 맨파워가 핵심이다. 먼저 PWM 부문을 이끄는 김 대표는 펀드매니저 출신의 자산 배분 전문가다. 이인구 패밀리오피스센터장은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리서치와 운용, 기업금융(IB)을 두루 경험한 이력이 있다. 일선 현장에선 오랜 기간 VVIP 영업의 베테랑으로 이름난 김기환 WM강남파이낸스센터 상무, 류희석 WM센터원 상무가 각 지점을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세이지컨설팅 조직 내에는 ‘세이지랩’를 신설했다. 이 연구팀에서는 국내 최초로 ‘금융 자산 기반의 부자 리포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패밀리오피스의 업무는 과거 가문의 재산을 관리하던 데서 서비스 영역이 매우 넓어지고 있다.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가계의 거버넌스 구축, 글로벌 투자, 대체투자, 가업승계, 세무·법률 자문, 자녀 교육,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토털 솔루션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기존에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법률 및 조세 제도가 복잡해지고 고객 자산의 보유 및 투자 대상국 또한 확대되는 만큼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 개발이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부자 이외에 다양한 경로로 신흥 부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업무가 하나의 부서에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고난도화되고 있다”며 “예를 들자면 수능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 ‘킬러 문항’을 풀어야 하듯이, VIP 고객 서비스에 대한 킬러 문항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의 본능이 살아 있는 패밀리오피스

미래에셋증권 패밀리오피스센터 고객들은 자산 규모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30억 원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1000억 대 자산가도 상당수 있으며 기업 지분 가치를 포함하면 조 단위의 고객들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PWM 부문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기보다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대부분의 신규 고객들은 기존 고객들의 소개를 통해 유입되고 있다.

김기환 WM강남파이낸스센터 상무는 “실제 핵심성과지표(KPI)에서도 고객 만족을 최고의 평가 지표로 삼고 있다”며 “관리하는 고객 수도 경쟁사에 비해 적은 편으로 그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PWM 서비스의 특장점은 한 마디로 ‘투자의 본능이 살아 있는 패밀리오피스’로 요약된다. 증권 회사의 본질이 투자에 있는 만큼, 차별성 또한 투자에 있다.

미래에셋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의 지분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2024년 기준 해외 주식의 평가이익이 14조 원에 달한다. 이인구 미래에셋증권 패밀리오피스센터장은 “PWM 내 패밀리오피스센터의 고객들 중 일임형 랩 고객들은 대부분 지난해 나스닥 지수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경쟁사들이 주로 금융 상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것과 다르게) 글로벌 최고의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그룹의 문화가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한 사모 상품 차별화

장기적으로 수익률 관리를 위해 본사의 리서치센터, WM 고객자산배분본부 조직과 소통하면서 패밀리오피스센터 내 투자 전문가 집단이 위원회를 구성해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자산 배분에도 강점을 가진다. 미래에셋증권은 패밀리오피스 사업에서도 ‘글로벌 PWM’에 진심이다. 최근 자산을 해외로 옮기거나 투자처를 확대하고자 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특별한 사모 상품을 발굴해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네트워크(14개 해외 법인과 3개의 해외 사무소)를 통해 글로벌 혁신 기업 투자 딜 소싱 능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이스X, 인도 비상장 기업 투자에 특화한 인도넥스트 펀드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스페이스X 펀딩 기회를 마련했다.

류희석 WM센터원 상무는 “특히 최근 신탁과 관련해서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관련 내용을 준비하고 있고, 실제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자기자본 14조 원의 1등 증권사로서 안정성과 신뢰성, 지속성을 강점으로 고객 만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사진=이승재 기자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사진=이승재 기자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사진=이승재 기자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사진=이승재 기자
<인터뷰> 김화중 미래에셋증권 PWM 부문 대표
“맞춤형 자산 관리의 진화…가문의 장기 성장 돕는다”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투자 기회 발굴…PWM 조직의 ‘맨파워’가 핵심
- 미래에셋증권 패밀리오피스의 핵심 서비스는.

“미래에셋 패밀리오피스센터는 3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팀별로 소수의 고객을 밀착 관리한다. 가장 주요한 업무는 고객 현황에 맞는 금융 자산 관리다. 그 가운데서도 고객 수익률은 가장 기본이 되는 항목이며, 안정적이며 높은 수익률 달성을 위해 본사 내 리서치 조직과 협업해 글로벌 우량 자산에 장기 투자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글로벌 우량 자산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추가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화려한 개인 플레이 보다는 ‘팀 플레이’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투자 솔루션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액자산가에게 절세 방안을 제시할 때도 고객의 재산 현황에 적합한 비과세, 분리과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가족법인, 이민 등 선택 가능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고액자산가 고객들의 니즈 변화에 맞춰 새롭게 출시하거나 준비 중인 서비스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프라이빗 대체투자 상품을 제공하려고 한다. 과거 개인들을 대상으로는 판매되지 않던 글로벌 우량 상품들을 소싱해서 사모 상품으로 만들어 핵심 고객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자산가들 혹은 가계나 기업 내에서 자산가를 돕는 조력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 패밀리오피스 업무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무엇인가.

“‘이미 성공한 분들은 아쉬운 게 없다’, 즉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제대로 제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5000억 원 부동산 자산을 상속받은 젊은 자산가에게 10억 원가량의 자금을 금융 상품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게 고객 입장에서 관심있는 주제일까. 결국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부분이 가장 난이도가 높다. 이 사람이 진짜 우리를 통해서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그다음 스텝으로 고객의 요청을 만족시킬 만한 인프라와 맨파워, 제도적 뒷받침 등이 돼 있는가도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다.”

- 올해 유망한 투자 자산이나 섹터는 무엇인가.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변수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은 상황으로 보인다. 다만 합리적이고 이론적으로 세상의 흐름을 본다면 올해도 다양한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고 판단한다.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은 거대언어모델(LLM)을 넘어서서 범용인공지능(AGI )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지난 2년 간 AI산업의 성장을 이끈 주역들은 모두 미국 기업들이었고, 그에 따른 이익 및 주가 상승 랠리를 시현하고 있다. 올해 주식 투자 분야에서는 미국 중심의 AI 산업 주도주는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비중 있게 담고 가야 하는 동시에, AI 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기초 인프라인 전력 분야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난 2년 간의 미국 시장 랠리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 기업들의 빠른 성정과 가격 및 기술 파괴적인 기업들의 도전으로 인해 미국 기업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일정 부분 조정될 여지도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 장기간의 경제 및 주식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혁신의 흐름을 타고 있는 중국 IT, AI,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추가적으로 극도로 저평가된 한국 주식 시장의 주도주들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통화 부문에서는 한국 원화의 가치 절하에 대한 공포스러운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첨언도 드리고 싶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 채권 가격의 랠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표면 금리는 낮아 보이지만 한국의 경기 둔화와 물가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어 채권의 투자 수익률은 더 높을 수도 있다. 이 밖에 금 등의 헤지 상품, 시장 변동성과 상관 관계가 낮은 대체 투자 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세대별 맞춤 유치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부의 이전'을 위한 (사전) 컨설팅을 하며 자연스럽게 2세대, 3세대와 연결돼 다음 세대로의 영업이 이어지고 있다. 패밀리오피스 고객의 가족 전체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한 마디.

“저희는 금융 시장 내에서 성장 가능한 양질의 자산을 발굴해 안내 드리고 부의 이전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는 '전략적 가문 자산 이전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는 조직이다. 고객 한 분 한 분과의 접점을 늘리고 필요한 니즈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제공해 드리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투자 기회 발굴…PWM 조직의 ‘맨파워’가 핵심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