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경매]
사진=Sotheby’s
사진=Sotheby’s
리사 브라이스(Lisa Brice)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현재 영국 런던에서 작업하는 작가다. 그녀는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여성에 대한 전통적인 표현에 도전하며 대담하고 화려한 색채로 화면을 구성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은 인터넷, 잡지, 그리고 미술사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이미지를 합성한 것이다.

<엠바 이후(After Embah)>는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1863년), <폴리 베르 제르의 술집>(1882년)의 인물이나 고양이의 이미지를 차용했는데, 화면 중앙에 서 있는 여성은 바다와 하늘을 연상시키는 코발트색으로 물든 채 그림 전체의 구도를 지배하며 평온하고 자의식이 있는 모습이다. 이 여성은 과거 여성을 수동적이고 욕망의 대상으로 보던 남성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성 화가의 뮤즈 역할을 넘어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신체에 대한 주체성을 되찾고 있다. 이는 여성의 자율성을 향한 작가의 끊임없는 성찰을 상징한다. 또한 드가, 마네, 피카소 등 유럽 남성 예술가들의 유명한 그림의 요소들이 화면의 배경으로 새롭게 구성돼 있다.

이 작품은 올해 3월 런던에서 열린 현대미술 경매에서 추정가 100만~150만 파운드에 출품됐으며 540만8000파운드에 낙찰돼 작가의 새로운 경매 기록을 세웠다.
리사 브라이스 <엠바 이후>
최지아 소더비코리아 실장 moneystaff@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