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변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다. 최근 Fed가 양적 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과 모기지담보증권이 주목 받고 있다. 통화정책 전환기를 맞아 선제적으로 채권 중심의 투자 전략을 점검해볼 시점이다.
[마켓 인사이트]
Fed가 활용하는 통화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기준금리 조정을 통해 자산의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은행이 직접 자산을 사고팔면서 시장의 유동성 ‘규모’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후자는 일반적으로 양적완화(QE)와 양적긴축(QT)으로 구분된다.
양적긴축 마무리 국면 진입
양적완화는 Fed가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자산을 매입해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Fed는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금융 시장의 회복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후 양적완화 과정에서 공급된 시장 유동성으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거나 자산 시장의 팽창이 과도해질 경우 Fed는 양적긴축에 돌입하게 된다.
양적긴축은 보유 자산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보유 채권의 재투자를 중단하거나 직접 매도함으로써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는 채권 수요를 감소시켜 채권 가격을 하락하게 하고, 장기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게 돼,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긴축하는 효과를 낸다.
Fed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첫 번째 양적긴축을 시행했고, 2022년부터 두 번째 양적긴축을 진행 중이다. 2022년 당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1%까지 치솟으며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팬데믹 시기에 공급된 과잉 유동성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증하자, Fed는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는 대응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총량 자체를 줄이기 위한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선 것이다.
다만 최근 Fed의 발표는 양적긴축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음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는 국채 자산 축소 규모를 월 2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양적긴축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정책적 신호로 해석해볼 수 있다. 즉,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단행됐던 양적긴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반면 MBS에 대해서는 월 350억 달러 수준의 상환 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MBS 보유 비중을 줄이려는 Fed의 의도를 반영하지만, 향후 양적긴축 종료 또는 추가적인 속도 완화 국면에서 MBS의 상환 한도 역시 함께 축소될 가능성이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정성·수익성 높아진 MBS 투자
MBS는 구조적으로 국채와 유사한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되, 추가적인 인컴(수익)을 제공하는 자산이다. 특히 미국 정부기관의 보증을 받는 ‘Agency MBS’는 AAA 등급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하며, 국채 금리에 일정 스프레드를 더한 수익률 구조를 가진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조기 상환 리스크가 현저히 낮아진 상태라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MBS 차입자가 팬데믹 당시의 2~3%대의 금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규 대출금리는 6.5%(30년 고정 기준)를 상회하고 있다(2025년 3월 말 기준).


채권은 통화정책의 방향성과 유동성 변화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자산이다. 중장기 국채는 향후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단기 국채는 금리 민감도를 낮춰 높아진 인컴 중심 투자에 유리하다. 이에 더해 MBS는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낮아진 조기 상환 리스크를 바탕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유한 투자처로 활용해볼 수 있다. 통화정책의 전환기를 활용해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채권 익스포저(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보기를 제안한다.
김수빈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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