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전시] 10여 년의 대화로 완성한 시와 소리 <사운드워크 컬렉티브&패티 스미스: 끝나지 않을 대화>
©Piknic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인 뮤지션 패티 스미스(Patti Smith)와 뉴욕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 소닉 아트 플랫폼 사운드워크 컬렉티브(Soundwalk Collective)의 협업 전시 <사운드워크 컬렉티브&패티 스미스: 끝나지 않을 대화(CORRESPONDENCES)>가 아시아 최초로 열린다. 이 새로운 형태의 전시는 두 아티스트가 10여 년간 주고받은 서신과 예술적 교감을 바탕으로 한 시와 소리에 대한 협업 예술 프로젝트로 ‘조응’, ‘공명’, ‘응답’ 등을 의미하는 ‘Correspondences’가 내포하는 다층적 의미를 바탕으로 한다. 이번 전시는 기후 변화, 인류 역사 속 예술과 혁명, 소리가 담아낼 수 있는 기억과 감각을 주제로 몰입형 사운드 체험과 8편의 영상, 사진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내 라이트 테이블에는 패티 스미스의 손글씨로 쓰여진 시와 필드 레코딩 자료, 스케치와 답사 기록 등 작품의 연구 및 제작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한국 전시를 위해 비무장지대(DMZ)에서 채집한 장소 특정적 설치 신작 <보이지 않는 풍경(the Invisible Landscape)>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기간 2025년 7월 20일까지 | 장소 피크닉, 서울 중구 퇴계로6가길 30
환상적인 디올의 세계로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파리를 시작으로 런던, 상하이, 청두, 뉴욕, 도하, 도쿄, 리야드에 이어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DESIGNER OF DREAMS)> 전시가 드디어 서울에 상륙했다. 전시는 가장 상징적인 ‘뉴 룩’을 시작으로 현재로 이어지는 발자취를 따라가며, 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올이 애정한 꽃과 정원, 아틀리에의 탁월한 장인 기술, 특별한 파티를 향한 찬사 등 디올 하우스가 소중히 여기는 테마를 참신한 시각으로 제시한다. 오트 쿠튀르 작품과 아카이브 문서는 김현주, 수 써니 박(Soo Sunny Park), 제이디 차(Zadie Xa)를 비롯한 한국 아티스트의 작품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디올 레이디 아트(Dior Lady Art)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9점의 작품과 레이디 디올 애즈 신 바이(Lady Dior As Seen By) 콘셉트로 완성된 17점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플로렌스 뮐러의 큐레이션과 함께 75년 넘게 이어져 온 디올의 헤리티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기간 2025년 7월 13일까지 |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중구 을지로 281
혼돈 속에 방황하는 인간의 내면 <알렉스 카버: 승화(昇華)>
Alex Carver, , 2024 © Alex Carver. Photo © White Cube (Frankie Tyska0 한국에서 처음으로 ‘인사이드 더 화이트 큐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회화와 영상을 중심으로 작업하는 미국 작가 알렉스 카버(Alex Carver)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인사이드 더 화이트 큐브는 현대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화이트 큐브에서 전시 이력이 없는 비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알렉스 카버는 초역사적인 사회적, 정치적 불안에 기반을 둔 고통의 묘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 기계적 기법과 수작업을 결합한 스텐실 스크린, 프로타주, 붓질의 레이어링 등을 활용해 인간의 내면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1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공간은 ‘지옥(Inferno)’ 혹은 ‘불(Fire)’이라 명명한 시리즈로, 단테의 14세기 서사시 <신곡> 중 ‘지옥’ 편에서 영감을 받아 신체를 고찰하는 회화 작품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 공간의 ‘풍경(Landscape)’ 혹은 ‘공기(Air)’ 시리즈는 인간 형상이 명확하게 제거된 것이 특징으로 사회 구조와 체계적 폭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간 2025년 6월 21일까지 | 장소 화이트 큐브 서울,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6
지워진 이름들, 되살아난 목소리 <홍영인: 다섯 극과 모놀로그>
홍영인 <다섯 극> 설치 전경, 2024, 사진 댄 와일. 스파이크 아일랜드, 작가 제공 © 스파이크 아일랜드, 홍영인 <홍영인: 다섯 극과 모놀로그>는 거대한 태피스트리와 동물 장난감의 형상을 한 조각들, 다섯 번의 즉흥 퍼포먼스로 이루어진 <다섯 극>과 사운드 설치 신작 <우연한 낙원>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자리에 위치해 왔던 존재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다섯 극>은 한국 현대사 속 여성 노동의 역사에서 간과돼 온 이야기들로부터 출발한다. 무려 40m에 달하는 태피스트리에는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기생, 제주 항일 운동을 이끌었던 해녀들, 노동권 회복을 위해 저항했던 공장 노동자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노동사의 역사적인 이야기가 섬세하게 수놓아져 있다. 퍼포먼스는 바느질로 새겨진 기억을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리는 무대로 작동한다. 신작 <우연한 낙원>은 작곡가 오웬 로이드와 협업해 작가가 직접 쓴 모놀로그를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두루미의 음성으로 번역하고 낭독한 사운드 설치 작품이다. 인간과 비인간의 언어가 교차하며 만들어낸 하나의 소리를 통해 종 간의 위계, 허구와 현실, 언어와 소리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
기간 2025년 5월 9일 ~ 7월 20일 | 장소 아트선재센터,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