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를 다녀왔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하남 미사강변도시

지도를 보면 미사강변도시는 하남의 북쪽에 있습니다. 하남 위엔 남양주가, 왼쪽은 서울 강동구, 아래엔 성남과 광주에 둘러싸인 구조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강동 생활권’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또 위치상 강원도에 진입하기 편해서 주민들이 휴일에 많이들 놀러가더라고요. 철도망은 서울 지하철 5호선이 지나가는데 반쪽짜리 갈라지는 지선이긴 합니다. 도로도 널찍한 편이예요.

미사강변도시는 미사동, 망월동, 풍산동, 선동, 덕풍동 등 일대이고 평지입니다. 아파트 단지가 총 36곳인데 다 입주했습니다. 민간아파트가 3분의 1 정도이고 나머지는 공공, 임대, 행복주택 등이 섞여 있습니다. 넓은 땅에 시원하게 지어서 대부분 아파트의 일조권 및 조망권이 좋은 편이고 일부 아파트에선 한강이 잘 보입니다.
그래서 하남은 지난해 ‘사회안전지수-살기 좋은 지역’ 조사에서 경기도 과천에 이어 2위로 올라섰습니다.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서 인규 유입 및 재정자립도가 개선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단지를 둘러보며 임장을 해볼게요.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는 미사강변도시를 대표하는 아파트로 꼽힙니다. 미사역에서 걸어왔는데 15분가량 걸립니다. 역세권 위치는 아니네요. 2017년 준공한 1222가구 규모입니다. 인기를 끄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일단 미사에서 귀한 중대형 면적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입니다. 용적률이나 건폐율이 낮아서 동 간 거리가 널찍한 편입니다. 미사 주민들은 줄여서 ‘미센자’라고 부릅니다.
단지 내 조경이 휴양지 리조트를 연상시킵니다. 미국 하버드대 조경학과 교수와 협업해서 기획 및 조성했습니다. 조경 테마가 여러 개 있는데 특히 연못, 황톳길, 텃밭 등이 주민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습니다. 옆에 호수공원이 있어서 단지 조경과 공원이 연결되고 녹지가 더 많아 보이는 느낌을 줍니다.
전용면적은 91·96·101·132㎡로 구성됐습니다. 가장 많은 게 96㎡이고 시세는 13억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하에 창고를 갖췄습니다. 커뮤니티 센터엔 운동시설과 도서관, 카페테리아 등이 있습니다. 주차장은 여유있고 주차 칸이 넓은 편이예요.

쇼핑천국…공원도 많아
하남은 경기도 중에서 인구 증가율이 특히 높은 지역입니다. 여기 미사뿐 아니라 감일지구도 있고, 위례신도시의 일부도 하남입니다. 게다가 교산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됐죠. 각종 편의시설이나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하남의 별명이 ‘쇼핑천국’입니다. 스타필드 하남점이 국내 1호 스타필드이면서 국내 스타필드 매장 중 규모가 가장 큽니다. 당초 신세계는 남양주와 광주도 후보에 뒀지만, 접근성과 교통이 더 좋은 하남을 선정했습니다.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하나로마트, 이케아 등 쇼핑시설이 매우 다양합니다. 상급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 가깝습니다.
신도시들이 대부분 공원이 많고 쾌적한데 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 온 미사호수공원은 망월천을 넓혀 조성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미사경정공원이 있습니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조정 및 카누경기가 열렸던 장소입니다. 또 도시 전체에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자전거를 정말 많이 타고, 곳곳에 자전거 정류장도 잘 갖췄습니다.
지하철 5호선 지선이 지나가는데 노선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3호선 연장이 확정됐고, 9호선 연장도 예정돼 있습니다. 훗날 환승하지 않고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에 도달할 수 있게 되겠죠. 게다가 미사는 서울과의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습니다. 지하철 호재의 가치를 흠뻑 누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철도망 사업은 연기되는 일이 빈번하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투자 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게 좋겠습니다.

2014년에 입주한 망월동 미사강변골든센트로는 미사역 초역세권 단지입니다. 미사역에서 걸어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더라고요. 21541가구 규모예요. 중심상업지구에 다이소와 식자재마트 등이 있는데 가까워서 생활하기 편리합니다. 용적률과 건폐율이 낮아서 쾌적하고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단지를 꾸준히 개보수하면서 크고 작은 관리를 잘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커뮤니티 센터를 증축하면서 골프장을 추가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장터가 열립니다. 외벽칠을 다시 했고 주차장 공사도 진행했어요. 단지 안에 시립어린이집이 크게 있습니다.
전용면적 59·74·84㎡로 구성됐고, 가장 많은 게 전용 84㎡입니다. 시세는 10억 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데다 초품아, 중품아입니다. 미사중앙초등학교와 미사중학교가 바로 옆에 위치했어요.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고, 노년층도 많이 거주합니다.

살기 좋은 미사이지만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주민들이 꼽는 가장 큰 아쉬움이 학군입니다. 학군 문제는 대부분 신도시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죠. 아파트가 비슷한 시기에 들어서서 과밀이 심합니다. 또 임대가 많은 편이라 이 영향도 어느 정도 있다고 해요. 미사에 고등학교가 3곳인데 2곳이 혁신학교이고, 하남에는 특목고나 자사고가 없습니다. 대규모 학원가는 조성되지 못했지만 북쪽 및 남쪽 상권에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 문제 때문에 고민하다가 강동구 고덕동 등으로 이사가는 주민들도 꽤 있습니다. 고덕은 학교와 학원가가 탄탄한 편이죠.
두 번째 아쉬움은 베드타운이라는 겁니다. 정부의 공식 신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꼼꼼하게 계획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기업 유치를 하지 못해 자족기능이 많이 부족합니다. 지식산업센터를 열심히 짓고 있는데, 사실 공실이 꽤 많습니다.
크고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할 만큼 장점도 충분합니다. 서울 강동구와 맞닿아 있는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면서 광역교통망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죠. 또 대형 쇼핑몰이 많아서 생활편의시설을 다양하게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강과 공원, 산 등 쾌적한 자연환경까지 갖췄습니다. 그래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주민들의 실거주 만족도도 높은 편입니다.
김정은 한국경제 기자 | 사진 예수아 한국경제 PD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