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에르메스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밀어내고 처음으로 명품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베르사체를 약 2조원에 인수하며 새로운 글로벌 강자로 부상했다. 올초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급변하는 세계 럭셔리 산업을 살펴본다.
[스페셜] 글로벌 럭셔리 산업 리포트
멈춰선 성장 엔진…고성장 옛말
업계 전반에서 빠른 성장이 이어졌고, 특히 매출이 50억 유로(53억 달러)가 넘는 ‘메가 브랜드’들은 글로벌 입지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성장의 80% 이상은 가격 상승에 기인했는데, 물량 증가는 비교적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한편, 럭셔리 고객층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들은 럭셔리 상품과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제 럭셔리 기업들의 난제 중 하나는 기존 고객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도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모든 연령대의 고객들 사이에서 럭셔리 상품을 넘어 럭셔리 경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객들은 새로운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고려하기 때문에 개인 명품 기업들이 럭셔리 여행이나 웰니스 경험 등과 같은 영역에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고객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한다.

또 럭셔리 부문이 겪는 어려움 중 일부는 스스로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5년 간의 빠른 확장으로 인해 브랜드들이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럭셔리 업계가 보장하는 희소성(exclusivity), 창의성 및 장인정신이 희석됐다. 수요가 폭증하자 브랜드들은 가격을 인상했지만 새로운 규모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 전략과 공급망을 충분히 조정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핵심 가치 제안이 약화됐다.
설상가상으로 경제적 역풍까지 겹치면서 럭셔리 산업은 향후 수년간 성장이 저하돼 2024년부터 2027년까지의 글로벌 연평균 성장률은 1~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인도, 기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를 비롯한 신흥 시장 내 업계 성과로도 중국, 유럽과 같은 주요 럭셔리 시장에서의 한 자릿수 성장을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그러나 2025년 말 또는 2026년까지 본격적인 회복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럭셔리 산업은 이번 정체기를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럭셔리 선도사들은 가장 시급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인 해결책에 의존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은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재구축해야 한다. 즉각적인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핵심 사업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시기다.
팬데믹 이후 가처분소득·저축, 명품에 소비
럭셔리 부문은 급격한 확장기를 벗어나고 있다. 개인 명품(패션·가죽제품·시계 및 주얼리) 산업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2%포인트 높은 연 5%의 성장을 달성했다(2021~2023년 연 성장률은 9%). 특히 대기업의 경우 가격 인상이 성장을 촉진했는데 가격은 업계 평균 매년 4%씩 증가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18% 성장해 규모가 사실상 2배 확대된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폭발적 성장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내 대규모 가처분소득이 럭셔리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초고액 및 고액 소비자를 포함하는 최대 지출 소비자들은 전체 럭셔리 고객 기반 중 2~4%에 불과하지만 2019~2023년 시장 성장의 40~50%을 견인했다. 럭셔리 제품에 대한 유례없는 수요에 대응하고자 럭셔리 브랜드들은 마케팅과 매장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브랜드 가시성 및 매력도를 제고했다.

특히 대기업들의 영향력이 두드러졌는데 4대 기업(LVMH·에르메스·리치몬트·케링)은 전체 럭셔리 산업의 경제적 이익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당 기업들은 강력한 제품 수요를 유지하면서도 더 높은 가격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24년 성장 둔화가 시작되면서 지난 5년간 럭셔리 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온 전략들의 장기적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시장, 가죽·주얼리가 고성장 견인

2019~2023년 중국 내 럭셔리 판매는 글로벌 명품 성장의 약 40%를 견인한 반면, 미국은 약 30%, 유럽은 약 10%를 차지했다. 나머지 지역들도 매년 약 4%씩 성장했으며, 일본과 한국은 각각 4%, 8%씩 성장했다.
투자성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2019~2023년 가죽제품 및 주얼리 카테고리가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가죽제품은 상향 추구(aspirational) 소비자 기반 확대 및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 성장 동인이었던 반면, 주얼리는 브랜드 주얼리에 대한 수요 상승이 성장을 이끌었다.

옴니채널 도입하고 수직통합 가속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은 신규 카테고리 및 인접 영역으로의 확장 등을 통해 2019년 이후 규모를 2배 확대해, 공급망 및 운영 모델상의 상당한 개선이 필요했다. 여기에는 더욱 지속 가능하며 윤리적인 운영을 위해 효과적으로 규모를 확장하고 점차 커지는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정교한 프로세스가 포함된다.
팬데믹으로 일부 촉진된 옴니채널 확대 및 디지털화 증가는 브랜드의 유통 전략에 영향을 미쳐, 원활하고 개인화된 쇼핑에 대한 고객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경험을 결합해야 하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한 브랜드들은 최근 몇 년간 매장 영역을 크게 확대했으며, 특히 미주 지역(2019~2023년 럭셔리 사업 영역 6% 확대), 동아시아(5%), 중화권(3%)에 집중돼 있다. 몽클레어와 같은 브랜드들은 2019~2023년 130개가 넘는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일부 럭셔리 기업들은 더욱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위해 수직통합에 상당 금액을 투자해, 공급사 및 유통사를 인수하고 사내 제조 역량을 개발해 왔다. 그 결과 제품 품질, 주문량 및 사회환경적 영향에 대한 통제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마진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업계의 활동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럭셔리 고객의 기대도 변화했다. 연중 항시 운영되는(always-on) 디지털 중심 마케팅 전략에 주목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시즌별 마케팅 주기에서 벗어나 브랜드 가시성을 높이는 데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 그 결과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은 마케팅 예산을 증대했다.
일부 패션 브랜드는 크리에이티브 방향을 브랜드 헤리티지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개인적 비전으로 바꾸는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이는 브랜드 정체성 및 장기적 성과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럭셔리 기업의 임원진 개편도 이루어졌다. 지난 3년간 글로벌 상위 15개 개인 명품 브랜드 중 10개 브랜드가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럭셔리 부문의 공급, 마케팅 투자 및 고객 기반이 확대되면서 럭셔리 제품의 가시성이 증가했다. 디퓨전(diffusion) 라인, 럭셔리 뷰티, 호스피탈리티 사업뿐만 아니라 리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럭셔리 부문의 노출이 더욱 확대됐다.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럭셔리 구입이 가능해짐에 따라 명품은 과거와 같은 독점성의 매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들은 럭셔리 브랜드 가치 제안의 핵심인 ‘욕구(desirability)’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
트렌드 속도가 빨라지고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 콘텐츠를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협업, 제품 ‘드롭(drop)’ 및 브랜드 앰배서더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훼손하거나 오랜 고객층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할 위험이 있다.


현재 럭셔리 산업은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급격한 확장기를 거친 럭셔리 부문은 심각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거시경제적 요인들과 소비자 지출 감소가 핵심 럭셔리 시장에 타격을 입혔다. 중국의 내수 럭셔리 시장 역시 크게 둔화됐다.
한편 문화적 위상이 위축되고 품질 저하, 노동 착취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된 가운데 뚜렷한 제품 혁신 없이 가격이 가파르게 인상되자 럭셔리 상품의 실질적·인지적 ‘가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브랜드들은 더 이상 급격한 가격 인상에 기댈 수 없다. 대신 여러 럭셔리 리더들은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판매량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생산량 증가는 지속가능성 목표와 럭셔리가 상징하는 희소성에 반한다.
개인 럭셔리 상품 카테고리 중 가죽제품과 주얼리가 2025~2027년 연 4~6%의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죽제품은 투자 목적의 구매가 지속될 것이지만 주얼리의 경우 더 젊고 다양해진 고객층이 판매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상향 추구 소비자들이 거시경제적 환경으로 인해 럭셔리 소비를 줄이고 있다. 시장 둔화세에 따라 리테일 매장 확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멀티브랜드 리테일 업계는 백화점 폐점과 럭셔리 이커머스 수익성 저하로 인해 역풍에 직면해 있다. 매출 성장이 둔화되자 럭셔리 브랜드들은 비용 효율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럭셔리 기업 경영진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마케팅 지출 및 인건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초고액자산가, 매년 중국 8%·미국 5% 증가
2024년 글로벌 럭셔리 업계는 크게 둔화됐으며, 향후 몇 년간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긍정적인 경제 요인들에 힘입어 럭셔리 부문의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물가 상승률 감소, 가처분소득 증가, 중산층 고객의 럭셔리 선호도 확대 등이 성장 요인이다. 초고액자산가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2023~2028년 매년 5% 증가가 예상된다. 2024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감소해 2025년 이후 성장 가속화가 예상된다. 정보기술(IT), 뱅킹 등 상향 추구 소비자들이 집중돼 있는 업계의 정리해고 이후 고용 불확실성 대두되는 것이 불안 요인이다.
중국은 정부 추진 과제 및 거시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2025년 말부터 성장 재개가 예상된다. 2023~2028년 초고액자산가 인구도 연 8% 증가가 예상된다. 우한, 항저우 등 부유하지만 럭셔리 서비스 수준이 낮은 지역에도 잠재력 존재한다. 반면 2023~2025년 해외 개인 럭셔리 상품 지출이 12~17%포인트 증가해 내수 소비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사상 최저 수준의 소비자 및 투자자 신뢰도가 불안 요인이다. 2024년 7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86.2로 2021년 127보다 크게 낮다.
고객 기반과 인프라 확대, 유리한 경제 환경으로 인해 기타 지역인 일본, 중동, 인도 내 럭셔리 시장이 성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태국을 포함한 아태 지역 내 신흥 시장들은 빠른 경제 발전, 도시화, 중·고소득 소비자층의 성장으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소규모 럭셔리 시장이 브랜드들의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럭셔리 시장은 탄탄한 국내 수요 및 관광 지출에 힘입어 2025년 6~10% 성장해 핵심 럭셔리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아시아 내 초고액자산가 수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로, 그 수는 2023~2028년 1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본은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여전하고 유리한 환율 상황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엔화의 추이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일본관광청은 연간 관광 지출이 2030년 약 10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도 럭셔리 시장은 인구통계학적 및 구조적 변화로 인해 2025년 15~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초고액자산가 인구는 2023~2028년 50% 증가해 전 세계에서 최고 빠른 초고액자산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오월드플라자(Jio World Plaza),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 등 신규 럭셔리 몰 및 백화점으로 인해 1선 도시 내 럭셔리 부동산이 늘고 있다. 70만 루피(8400달러)를 초과하는 수입품에 대한 세율이 인상돼 인도 내 지출이 장려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럭셔리 상품에 대한 국내 상품·서비스 세율은 2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얼리·가죽제품 견조한 성장 유지

럭셔리 의류 및 신발의 경우 행사, 결혼식 등 특별한 상황을 위한 패션에 대한 지출 선호가 지속되는 것이 긍정적 요인이다. 카이트, 르메르, 더로우와 같은 미니멀리스트 스타일의 신규 의류 중심으로 브랜드의 매력도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상향 추구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하고 있고 럭셔리 의류보다는 신발에 더 큰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중고 시장으로 인한 경쟁도 불안 요인이다.
럭셔리 가죽의 경우 아이코닉한 제품(예: 에르메스 버킨백)은 시간이 흘러도 가치를 보존한다는 고객 인식으로 인해 단기적 탄력성 높다. 특별한 상황을 위한 럭셔리 선물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럭셔리가 아닌 품목에 럭셔리 액세서리를 포인트로 부착하기도 한다. 한정판 및 개인화를 통해 희소성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도 긍정적이다. 반면 수년간의 가격 인상 이후 가격 인상 여력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중고 시장으로 인한 경쟁도 예상된다.
럭셔리 시계는 2024~2029년 3대 브랜드(파텍 필립·오데마 피게·롤렉스)의 생산 능력이 증대됐다. 제품 유통상의 변화 이후 가용성 확대됐고, 멀티브랜드 리테일 판매 직원들은 고객의 ‘컨시어지’로서 원하는 제품을 대신 확보해주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스포츠 워치로 인해 전통적 시계 착용이 지속 감소하고 있고 아이코닉한 시계의 투기성 구매(되팔아 수익을 남기기 위한 구매)도 줄어들고 있다. 또한 중고 시장으로부터의 경쟁이 심화돼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이 예상된다.
럭셔리 주얼리는 초고액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럭셔리 브랜드들의 기술 및 전문성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일반 주얼리에서 브랜드 주얼리로 고객 선호도가 변화되고 있다. 더 젊고 다양한 고객층이 주얼리를 구매해 새로운 선물 구입 상황 및 성별 구분 없는 컬렉션이 등장하고 있다. 반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합성 다이아몬드)가 천연석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며, 팬데믹 이후 몇 년간 반등한 웨딩 관련 수요의 추이 역시 불확실하다.


최대 지출 소비자들이 2027년까지 글로벌 시장 성장 중 65~80%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초고액 소비자들은 상향 추구 소비자들보다 시장 둔화 환경에 덜 영향을 받으므로, 향후 몇 년간의 럭셔리 브랜드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럭셔리 고객 기반 중 초고액·고액 소비자의 비중은 단 2~4%에 불과하지만, 현재 시장 지출액 중 30~4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3~2027년에는 65~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잠재 고객군에 편중돼 있다는 것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브랜드들은 서비스를 최대한 차별화하고, 강력한 고객 관여 엔진을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 몇 년간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대 지출 소비자 세그먼트에 계속 주력하되, 총지출의 약 60~70%를 차지하는 상향 추구 소비자 및 기타 소비자들과의 관계 구축에도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럭셔리 산업이 제시한 가치가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럭셔리 기업들은 험난한 거시경제적 요인 외에도 특히 품질 및 가격 측면에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고전하고 있다. 럭셔리 모델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희소성에 대한 인식이 저해되고 있는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객에게 중요한 요소를 밝혀내어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고객들의 구매 관심은 럭셔리 상품에서 여행, 건강, 웰니스와 같은 경험으로 바뀌고 있다. 시간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럭셔리 항목이며, 고객들은 비싼 물건보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자신의 시간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개인 럭셔리 상품 시장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브랜드들이 고객 관여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고객들은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 혁신과 매장 내 경험에 대해 많은 것을 기대한다. 브랜드들을 점차 높아지는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운영 모델을 변경해야 한다.

가격 인상은 브랜드 가치, 제품 품질 모두에 있어 일부 럭셔리 고객들이 더 이상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소셜미디어 분석에 의하면 럭셔리 고객들은 현재의 가격 인상에 대해 항의하고 있고 가격 인상에 대한 상향 추구 소비자들의 불만은 금융 제약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혁신 및 품질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인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위태롭다. 온라인 대화를 보면 럭셔리 고객들 사이에 참신함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브랜드, 소재, 디자인, 장인정신 등 제품 본연의 품질에서 참신함을 찾으려 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럭셔리 고객들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잘 보존될 것으로 여기는 브랜드와 웰메이드 품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가격합리성과 독특함을 추구하는 고객들은 중고 상품으로 돌아서고 있다.
고객은 점차 럭셔리 상품보다 경험을 중시한다. 대부분의 럭셔리 고객들은 럭셔리 상품을 여행, 호스피탈리티, 건강 및 웰니스 등의 경험으로 대체한 적이 많다고 답했다. 럭셔리 상품에 대한 열의는 여전히 높지만 경험은 더욱 독점적이고 개인적인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럭셔리 상품을 소유하는 것보다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다.

고객들은 럭셔리의 윤리적 장인정신에 대한 우려 표명한다. 대다수의 고객들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성 및 윤리적 소싱 기준을 준수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럭셔리 부문의 최근 노동 착취 스캔들로 인해 고객들의 환멸이 커지고 럭셔리 제품의 가치 제안이 저해되고 있다.
차별화된 가치, 고객 경험에 집중하라
럭셔리 기업들은 전략 변경을 통해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핵심 가치 제안을 정교화해야 한다.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가치 제안을 명시하고 우선순위 고객에 맞춰 브랜드의 장기적 전략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 이 전략을 상품 구색, 커뮤니케이션, 가격 구조 및 고객 경험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제품 탁월성에 재집중해야 한다. 타깃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상징적 제품 개발에 자원 투자를 지고하고 업계 최고의 소싱 및 제조 관행을 통해 장인정신에 재집중해야 한다. 수직통합 등을 통해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셋째, 고객 경험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독특한 경험 개발하고 고객 프로파일별로 경험을 맞춤화해 최대 지출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잠재 고객군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최신 트렌드가 아닌 브랜드 정신에 부합하는 경험을 구축하고 기술,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솔루션을 통해 강력한 고객 인사이트를 도출해 더욱 효과적으로 고객 경험을 개인화해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장 기회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대형 그룹사 내) 여러 카테고리 및 지역에 대한 노출 현황을 검토하고 고객 관여를 극대화하면서도 브랜드 충실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 확장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핵심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신규 사업에 집중력 및 자원을 배분하고 회복탄력성 구축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인수 기회도 모색해야 한다.(이 글은 맥킨지에서 2025년 1월 발표한 ‘The State of Luxury: How to navigate a slowdown’ 보고서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감수 강영훈 맥킨지 파트너·한상우 인게이지먼트 매니저(E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