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극소수 상류층의 상징이었던 프리미엄 카드 시장이 다시 뜨겁다. 경기 불확실성과 자산 양극화 속에서 고소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이 카드사들의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다. 고가의 연회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혜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층도 MZ세대, 시니어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스페셜] 내게 맞는 프리미엄 카드 찾기
프리미엄 카드의 진격...연회비 뛰어넘는 맞춤 혜택
최근 카드 업계가 프리미엄 카드 시장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한때 극소수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프리미엄 카드는 이제 중상위 소비자층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밀레니얼+Z) 세대까지 아우르며 고객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연회비 10만 원 이상 프리미엄 카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과 타깃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카드들이 눈길을 끈다.

단순 결제 넘어 ‘개인비서’ 역할까지

카드 업계가 프리미엄 전략에 다시 집중하는 배경에는 경기 불확실성과 자산 양극화 심화가 있다. 상위 소비층을 겨냥한 전용 상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여행, 미식, 호텔 등 고급 취향을 반영한 혜택에 대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프리미엄 카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프리미엄 카드 경쟁은 단기 수익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 구축과 우량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적 수단이 되고 있다. 가맹 수수료율이 14년째 인하되는 등 본업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정 수익 확보가 절실하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카드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간편결제 확산과 수수료 인하 압박 속에서 연회비와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고소득층 대상 상품은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프리미엄 카드는 높은 연회비만큼 차별화된 혜택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혜택이 기대에 못 미치면 연회비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연회비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로 평가받을 수 있다.

최근 프리미엄 카드는 단순히 ‘소수의 상징’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고소득층을 위한 전통적 서비스 외에도, MZ세대를 위한 디자인 차별화,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서비스, 호텔 멤버십, 긴급 의료 지원, 여행 컨시어지 등 서비스형 카드로의 기능도 충실하다.

프리미엄 카드의 경쟁력은 혜택의 크기보다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얼마나 정교하게 맞춰졌는가’에 달려 있다. 번거로운 절차 없이 신속하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이제는 개인비서 역할까지 수행하는 카드로 진화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2월 제이드(JADE)라는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였다. 대표 상품인 ‘제이드 클래식’은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1% 무제한 적립 혜택을 제공하며, 전월 실적에 따라 해외, 항공, 면세 등 영역에서 최대 1.5%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추가로 출시된 ‘제이드 프라임’, ‘제이드 퍼스트’, ‘제이드 퍼스트 센텀’은 높은 연회비 부담을 덜어주는 바우처 혜택과 하나머니 기반 높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시니어·호텔 여행객 등 타깃 세분화

삼성카드는 ‘디아이디 티타늄(THE iD. TITAN IUM)’을 통해 연 2회의 25만~27만 원 상당 기프트와 공항 라운지 연 12회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다이닝, 골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춤형 할인 혜택이 있으며, 카드 플레이트는 풀메탈, 발광다이오드(LED), 노치형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와 제휴해 ‘ALL 우리카드’ 시리즈를 선보였다. 호텔 중심의 프리미엄 카드로, 아코르 유료 멤버십(40만 원 상당 무료 숙박 포함), 포인트(42만 원 상당), 회원 등급 업그레이드 등 호텔 특화 혜택을 제공하며 연회비 대비 실질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더 퍼플(the Purple)’을 중심으로 ‘더 레드(the Red)’, ‘더 그린 에디션3(the Green Edition3)’까지 컬러 라인업을 갖췄다. 더 퍼플은 70만 원 상당의 바우처와 1.5% 포인트 적립 또는 마일리지 적립을 선택할 수 있으며, 더 그린 에디션3는 여행 영역에서 최대 5% 포인트 적립이 가능해 젊은 여행자에게도 인기가 높다.

신한카드는 ‘더 베스트 엑스(The BEST-X)’를 통해 포인트형과 마일리지형 중 선택이 가능하며, 공항 라운지, 캐시백, 커피·택시 할인, 기프트 바우처 등 전방위 혜택을 구성했다. 연간 실적에 따른 최대 17만 원의 캐시백과 생활밀착형 혜택이 특징이다.

KB국민카드는 ‘헤리티지 리저브’를 통해 액티브 시니어 고객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상품을 내놓았다. 포인트형은 해외 이용 시 3% 적립, 스카이패스형은 1000원당 최대 2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며, 호텔, 골프, 의료 동행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합한 구성이 강점이다.

이들 프리미엄 카드는 대부분 연 1~2회 고가의 기프트 또는 바우처를 제공한다.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다이닝·호텔·여행 특화 서비스, 포인트 혹은 마일리지 적립이 핵심 혜택으로 구성돼 있다. 디자인과 플레이트 재질 등에서도 고급미를 추구한다.

차이점은 타깃 고객과 혜택 설계에서 나타난다. KB국민카드는 시니어층, 우리카드는 호텔 여행객, 하나카드는 대중적 접근성을 추구하는 반면, 현대카드는 소비 성향별 컬러 페르소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포인트·마일리지 선택형 구조로 유연성을 높였고, 삼성카드는 카드 디자인과 고급 다이닝 혜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