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스 노트]

요즘 한국은 다시 한번 철도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7개 노선에 이어 올해도 동해선, 교외선 등 신규 개통과 운행 재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한경머니 기자들이 지난해와 올해 개통한 서해선과 동해선을 직접 타보며 느낀 현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서해선은 서화성~원시 구간이 ‘미싱 링크’로 남아 있고 동해선은 삼척~강릉 구간 노후화로 제 속도를 낼 수 없어 두 곳 모두 아직은 아쉬운 미완의 개통이지만 철도가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걸 충분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서해선과 동해선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새롭게 놓인 철길은 단지 물리적 거리를 단축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도시의 풍경까지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철도 신규 개통이 급격히 늘어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지역 간 연결성을 높일 수 있는 철도가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메가시티 구축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접한 여러 도시를 묶어 수도권에 대항하는 메가시티를 만들려면 이들을 연결하는 효율적인 지역 내 교통망이 필수입니다. 충청권에서 추진 중인 ‘충청권광역급행철도(CTX)’가 좋은 사례입니다. 충청판 GTX인 CTX가 개통되면 충청권 메가시티의 거점 도시인 대전, 세종, 청주를 30분~1시간 이내로 묶을 수 있습니다.

철도 르네상스의 배경은 이 밖에도 다양합니다. 전기열차가 디젤기관차를 대체해 기차는 이제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꼽힙니다. 고속철도 기술이 발달해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고 만성적인 도로 혼잡에서도 자유롭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도시재생입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로와 철도역을 지하화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실제 현실화까지는 경제성 검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철도를 빼놓고는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인구 감소 시대의 대안으로 불리는 콤팩트시티에서도 철도는 도시 설계의 핵심 요소입니다.

정부 차원의 철도 사업 청사진을 담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이 올해 수립될 예정입니다. 전남·북 지방자치단체들은 서해선과 남해선, 동해선을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U자형 철도망’ 구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철길을 따라 부가 흐릅니다. 우리 도시의 미래와 공간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디터스 노트] 철도 르네상스 시대 투자법
장승규 한경머니 편집장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