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경매]
사진=Sotheby’s
사진=Sotheby’s
일본 작가 이시다 테츠야(1973~2005년)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일본의 버블 경제가 붕괴된 후 절망과 불확실성을 주제로 1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단 217점의 작품만을 제작했다. 20세기 말에 등장한 비범한 예술가였던 이 작가는 도쿄에서 열차사고로 서른한 살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작가로서의 그의 활동도 마무리됐다.

이시다는 심오한 심리적 통찰력으로 고립감과 밀실 공포증, 사회적 부조리, 간헐적인 재앙 등을 강력한 시각적 이미지로 그려내는 예술가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비극의 현대적 인물, 왜곡된 우선순위와 화해할 수 없는 힘의 희생자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스스로를 변화시켜 적응하는 데 실패한 인물들이다. <정복(Conquered)>은 휴대전화가 얼굴 중심을 가격해 얼굴의 일부가 휴대전화에 눌리고 피가 흘러내린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기술 시대에 대한 우화로,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에 익숙해지는 데 실패하고 불안으로 고통받는 현대사회의 불특정다수를 초현실적으로 그렸다.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올해 3월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현대미술 경매에서 추정가 75만~150만 홍콩달러로 출품됐다. 추정가의 3배에 달하는 381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며 새로운 경매 기록을 세웠다.
이시다 테츠야 <정복(Conquered)>
최지아 소더비코리아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