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을 다녀왔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21 - 서울 상도동

서울지하철 7호선이 상도동을 관통합니다. 지하철역이 장승배기역, 상도역, 숭실대입구역 등 총 3개나 됩니다. 게다가 숭실대가 있어서 상권이 잘 발달한 편이고 유동인구도 많습니다. 주요 역세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점포들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요.
지도에서 보면 동작구의 오른쪽엔 서초구가, 왼쪽엔 영등포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의도나 용산, 광화문, 강남, 구로 등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입지가 좋다는 뜻이겠죠. 도로 교통도 괜찮습니다.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진입하기가 어렵지 않아요.


부동산 시장에서 상도동은 꾸준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면적 자체가 큰 데다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아직 낙후한 구역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향후 발전할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겠죠.
아쉬운 점들도 당연히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가 경사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동네 자체가 어마어마한 언덕배기입니다. 상도동의 전반적인 경사도를 확인하면 지하철역 정도 빼고는 거의 대부분 언덕입니다. 소방차가 진입하기 힘들 정도로 좁은 골목들이 굽이굽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동작구청이 도로와 인도 등에 열심히 열선을 깔고 있죠. 서울에서 열선이 잘 갖춰진 동네 중 하나입니다.
둘째로 아쉬운 점은 학군입니다. 옆 동네인 흑석동도 그렇고 여기 상도동도 고등학교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웃 지역으로 배정받게 됩니다. 초등학교는 4곳 정도 돼요. 게다가 중학교의 학업 성취도가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대규모 학원가가 조성되지 못했고, 상도로 근처에 일부 학원들이 모여 있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반포 등지 학원가로 자녀를 라이딩하다가 결국 이사 가는 가구들이 꽤 됩니다.
마지막 아쉬움은 편의시설 인프라입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쇼핑몰 등이 없거든요. 대신 반포나 용산, 여의도 등이 가까워서 그 쪽으로 쇼핑을 가는 주민들이 많더군요. 전통시장인 상대시장이 있습니다. 상급병원은 보라매병원이나 중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주변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반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큰 편입니다. 상도동의 별명이 ‘지주택의 성지’거든요. “지역주택조합은 원수에게나 권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인데요. 하지만 상도동엔 준공까지 끝낸 지주택 아파트가 꽤 많습니다. 신축 대단지가 시간차를 두고 꾸준히 입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변신하면서 동네 자체가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이죠.
지주택 같은 재개발과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다양한 정비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변에 위치한 노량진뉴타운은 대규모 프로젝트죠. 노량진에서 출발해 상도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신축 벨트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철도 호재가 서부선 경전철입니다. 지하철 1·2·6·9호선 등과 연결하기 때문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의도의 배후 수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거죠. 하지만 진행 속도가 많이 더딘 편입니다. 긴 호흡을 갖고 접근하는 게 좋겠습니다. 또 장승배기역 앞에 동작 종합행정타운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구내 각종 행정시설 인프라가 모이게 돼 기존 주변 상권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죠.
초품아 역세권 대장 단지
본격적으로 주요 단지를 둘러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입니다. 지주택으로 조성한 단지입니다. 2012년 준공한 14년 차이고 1559가구 대단지입니다. 건폐율 21%, 용적률 222%입니다. 저희가 숭실대입구역에서 걸어왔는데 도보권입니다. 하지만 굉장한 경사이고 오르막의 연속이에요. 단지 곳곳에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평탄화를 했습니다.
정문 문주에서 진입하는 입구가 넓고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주차 대수는 가구당 1.9대로 넉넉한 편이에요. 상도동은 신축 단지가 많다 보니 전반적인 주차 스트레스는 없는 편입니다. 게다가 ‘초품아’입니다. 단지 바로 옆에 상현초등학교가 있는데, 혁신학교입니다. 또 단지 내 대형 유치원이 있고, 아파트 상가 2층엔 다양한 보습학원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은 편이죠.
단지 뒤편에는 큰 공원이 있습니다, 상도근린공원이에요. 또 단지 옆에 언덕길이 있는데요, 건너편에 위치한 아파트가 힐스테이트상도프레스티지입니다. 여기도 지주택이었는데,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보다 1년 늦게 준공했고, 규모도 작습니다. 882가구예요. 지하철역이나 초등학교는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가 더 가깝습니다.

평탄화 작업…후분양 완판
이번에는 상도역 남쪽에 있는 상도역롯데캐슬파크엘입니다. 여기도 지주택으로 조성했는데, 당시 후분양을 했고 ‘완판’됐던 인기 단지입니다. 2021년 준공한 신축이고 950가구 규모예요. 용적률 221%, 건폐율 20%입니다. 상도역부터 걸어왔는데 8분쯤 걸렸어요.
역시 이곳도 경사가 엄청나네요. 대부분 언덕에 지은 아파트들이 평탄화를 해서 경사를 최대한 완만하게 만들잖아요. 이 단지는 층계형 구조입니다. 단차가 나오면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상단 평지로 가게끔 조성한 거죠.

단지 뒤쪽에 공원이 있고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있어요. 신상도 지하차도를 정비되면서 과거 고질적이었던 교통 체증이 다소 나아졌습니다. 면적은 20~40평인데 전용 59·74·84·110㎡로 구성됐으며 전용 59㎡가 가장 많고 시세는 13억 원 선입니다.
노량진뉴타운 인근, 초역세권
마지막은 상도파크자이입니다. 상도 10구역을 재개발해서 2016년 입주한 471가구의 아담한 단지입니다. 장승배기역 초역세권이에요. 상가 지하주차장을 통해 지하철역까지 30초 걸리네요. 저희가 직접 걸어보니 장승배기길을 통해 1호선 노량진역까지 충분히 걸어갈 수 있습니다. 버스 노선이 다양하고 공항버스도 지나가요.

김정은 한국경제 기자 | 사진 이예주 한국경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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