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사람 중심의 은행'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UX 혁신과 금융 접근성 개선에 집중해왔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도 손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 모델로 고객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스페셜]카카오뱅크
오프라인 점포나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모델은 사용자들의 즉각적인 호응을 얻었고, 조건 제한 없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 중도상환 수수료 없는 대출 등으로 ‘금융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사회적 금융 모델 된 모임통장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고객 만족을 넘어, 사업 성과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2024년 기준 카카오뱅크는 연간 순이익 4401억 원, 자기자본이익률(ROE) 8.54%를 기록했고, 여신 총액은 44조3000억 원, 수신은 60조4000억 원에 이르렀다. 단순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주요 시중은행과 견줄 만한 성과다. 2025년 1분기 기준 고객 수는 2545만 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92만 명으로, 이는 대한민국 성인 인구 절반 이상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플랫폼 기반의 비이자수익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여신이자수익을 제외한 비이자수익은 8891억 원으로 전체 영업수익 중 30%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3017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를 통한 대출 실행 금액은 2024년 4분기에만 1조11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배 이상 성장하는 등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사업이 본격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은 곧 UX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은행의 예·적금은 금리에 집중했지만, 카카오뱅크는 ‘경험’에 집중했다. 2018년 선보인 26주적금은 단순한 적금 상품이 아닌, 캐릭터와 함께하는 저축 미션 형태로 고객에게 재미와 동기를 동시에 제공했다. 이어 출시된 ‘한달적금’과 ‘기록통장’은 하루 100원부터 적립이 가능해 금융 입문자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게 설계됐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꼽히는 ‘모임통장’은 2018년 12월 출시 이후 1000만 순이용자를 돌파하며 새로운 사회적 금융 모델로 부상했다. 친구, 가족, 동호회 등이 하나의 계좌를 공유하고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 은행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수요를 정확히 꿰뚫었다.
카카오뱅크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은 다양한 금융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역량에 있다. 2023년 말 출시한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는 금융사 100여 곳의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해 단기간 내 1조1120억 원 이상의 실행액을 달성했다. 이어 펀드, 개인형퇴직연금(IRP) 비교, 공모주 청약 등으로 투자 플랫폼을 확장했고, ‘미니(mini)’와 청소년 전용 적금 상품까지 아우르며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금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로 금융 사각지대 해소
또한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신용평가 모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2022년 도입했다. 이 모델은 도서 구매, 자동이체 등 대안 정보를 분석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도 신용을 평가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2023~2024년 사이 해당 스코어 기반으로만 7300억 원 규모의 중·저신용 대출이 이뤄졌고, 전체 대출 공급 중 32.4%가 중·저신용자 대상이다. 누적 공급액은 13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단순 수익보다 사회적 금융 역할을 중시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은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 혁신에도 있다. 금융 서비스에서 공인인증서를 없애고, 대화형 주택담보대출 인터페이스를 구현했으며, 모든 대출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없앤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가능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부분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다. AI 기반 스미싱 탐지,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FDS), 본인인증 등 보안 강화는 물론, 2025년에는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금융 계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고객이 “월세가 80만 원일 때 연간 총비용은?” 같은 질문을 하면, AI가 즉각적으로 답변해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뱅크는 이 기능을 통해 금융 정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한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으로
카카오뱅크의 비전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2023년에는 동남아 플랫폼 ‘그랩’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10% 지분을 투자했다. 단기간에 300만 명 고객을 확보한 이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실험의 출발점이다. 이어 태국에서는 금융지주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2025년 말부터 현지에서 운영을 개시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시장에서 증명된 ‘모바일 중심 뱅킹 모델’을 해외 시장에도 적용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 명, 자산 100조 원, 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동시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까지 끌어올리고, 주주 환원 정책을 병행해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형 뱅킹(BaaS) 확대, 카카오톡과의 연계 강화, 외국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 새로운 시그니처 수신 상품 출시 등을 추진 중이다. 플랫폼 수익 다각화와 비이자수익 비중 40% 달성이라는 2030년 목표도 설정돼 있다.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