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전시는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대표 소장품 143점을 통해 서양미술 400년의 흐름을 총망라한다. 전시에는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89명의 거장들이 참여했다. 전시는 서울에 앞서 경주, 부산, 제주에서 순회 개최되며 누적 관람객 20만 명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전시는 ▲꿈으로 세워진 미술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 ▲19세기 영국 낭만주의와 라파엘전파 ▲19세기 사실주의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20세기 아방가르드 예술과 팝아트 ▲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예술 등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섹션에서는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설립자인 플로렌스 필립스 부인의 정신이 담긴 지오반니 볼디니의 ‘리오넬 필립스’, 안토니오 만치니의 ‘필립스 부인’이 전시된다. 필립스 여사는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에서 영향을 받아, 고국에 유사한 공간을 세워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자 1910년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를 설립했다.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 섹션에서는 네덜란드 식민지배의 역사적 맥락을 반영하듯, 게릿 아렌츠 반 뒤어스의 ‘노인이 노래하면 젊은이는 피리를 불어라’(1663), 핸드릭 코넬리즈 반 블리엣의 ‘성 바보 교회의 실내’(1665) 등이 공개된다.
‘19세기 영국 낭만주의와 라파엘전파’ 섹션에서는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대표작 ‘레지나 코르디움’이 소개된다. 로세티의 아내를 모델로 한 이 초상화는 라파엘전파 운동의 상징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존 브렛의 ‘콘월의 마운트 만’(1877), 로렌스 알마타데마의 ‘장남의 죽음’(1858) 등 영국 회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프랑스 인상주의 이전의 사실주의 미술도 전시된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에트르타 백악 절벽’, 장 프랑수아 밀레의 ‘농군’, 에드가 드가의 ‘두 명의 무희들’, 폴 시냑의 ‘라로셀’(1912) 등 19세기 사실주의와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작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20세기 예술을 다룬 섹션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앉아 있는 여인’(1927), 피카소의 ‘어릿광대의 두상 II’, 프란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등 다양한 아방가르드 및 팝아트 작품이 선보인다. 피카소의 해당 작품은 생전 마지막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동심 회귀라는 예술적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제라드 세코토의 ‘오렌지와 소녀’다. 이 작품은 1940년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에서 최초로 전시된 흑인 작가의 그림으로, 당시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아공 미술계에 큰 전환점을 가져온 작품이다.
한편,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미술 작품 감상의 즐거움을 넘어, 미술사적·인문학적 통찰을 제공하는 교육적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