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한 토스뱅크가 올해는 국내 500대 기업에 진입하며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금융의 틀을 깨는 ‘파괴적 실험’은 고객 경험을 재정의했고, 이제는 글로벌 무대를 향한 행보에 나선다. 늦게 출발했지만 가장 빠르게 진화 중인 이 은행은, 새로운 금융의 기준을 쓰고 있다.
[스페셜]토스뱅크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있다. 2015년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로 출발한 이 회사는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투자, 보험, 증권, 신용조회, 은행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올인원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해 왔다. 이 중에서도 가장 늦게, 그리고 가장 과감하게 뛰어든 분야가 바로 은행업이다.
2021년 10월, 한국의 세 번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의 ‘당연함’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고객이 매일 원하는 시간에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금이자받기’, 보증금 반환보증과 등기변동알림을 결합한 ‘전월세보증금대출’, 그리고 은행 간 협업 모델인 ‘함께대출’ 등은 모두 기존 금융권에 없던 방식이었다.
고객에 금융 주도권 돌려준 ‘지금이자받기’
그중 ‘지금이자받기’ 서비스는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금융의 주도권을 고객에게 돌려준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통상 은행의 이자는 한 달에 한 번 지급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토스뱅크는 이 상식을 깨고 매일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금이자받기’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단순한 서비스 변경이 아니라, 고객의 금융 주권을 되찾아주는 ‘구조의 혁신’이었다. 현재까지 700만 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자란 원래 이런 식으로도 받을 수 있다’는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또한 2023년 9월 출시된 전월세보증금대출은 단순히 자금을 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토스뱅크는 보증금 반환보증과 등기변동알림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의 실질적인 주거 안전을 보장했다. 특히 사회초년생,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이 서비스는 주거 사기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 인터넷은행 최초로 신용회복자에게도 대출을 제공하는 ‘포용적 금융’ 모델은 이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이처럼 고객의 불안과 불편을 해결하는 서비스 설계에 집중해 온 토스뱅크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는 실험에도 나섰다. 지난해에는 지방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함께대출’을 출시하며, 금융권 최초로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공동으로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 상품은 고객에게는 더 나은 금리 혜택과 간편한 이용성을, 참여 은행에는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고객 접점 확대를 가져왔다. ‘경쟁’보다는 ‘상생’이라는 키워드로 금융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이 시도는 출시 62일 만에 1500억 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하며 빠른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사기 피해 고객을 위한 안심보상제도도 주목할 만하다. 금융 사기 피해를 본 고객에게 최대 500만 원까지 보상하는 제도로 토스뱅크 앱을 통해 손쉽게 신청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도입된 이 제도는 디지털 환경에서 늘어나는 금융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라이프 케어부터 법인 대출까지…고객 기반 확장
현재 국내 3개 인터넷은행 중 가장 후발주자로 출발한 토스뱅크는 이제 12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대형 인터넷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출범 첫 2년은 적자를 감수한 ‘투자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2024년에는 45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토스뱅크는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수신과 여신의 동반 성장, 고객 기반 확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또한 토스뱅크는 출범 초기부터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자체 기술 역량을 축적해 왔다. 대표적으로 토스 스코어링 시스템(TSS)을 통해 금융 데이터 분석과 신용평가를 내재화했고, 인공지능(AI) 기반 리스크 예측 모델, 신분증 위변조 탐지, 문서 인식 정확도 고도화 등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기술은 내부 효율성을 넘어서, 업계의 새로운 기술 기준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장 빠른 글로벌 진출 시동…IPO도 주목
토스뱅크의 중장기 전략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연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토스뱅크는 향후 5년 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흥 시장과 선진 시장을 아우르는 확장 전략을 준비 중이며, 구체적인 진입 방식과 현지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7년 만에 지분투자 방식으로 첫 해외 진출을 추진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빠른 행보다.
이런 흐름 속에 토스가 출범 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면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식이 결정된 바는 없어, 향후 어떤 형태로 상장 전략을 구체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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