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그 이상의 세계. 올해 까르띠에는 마치 마술사처럼 소재와 형태를 변모시켜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창조했다.

[워치스 앤 원더스 제네바 2025 하이라이트] CARTIER
1928년 처음 등장한 탱크 아 기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선보인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아 기쉐 워치 © CARTIER © Valentin Abad
1928년 처음 등장한 탱크 아 기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선보인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아 기쉐 워치 © CARTIER © Valentin Abad
까르띠에는 변신(Metamorphosis)의 예술을 주제로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하며 형태의 미학을 선도하는 정통 파인 워치메이커로서 위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디지털 방식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혁신적인 탱크 아 기쉐, 한층 더 커진 사이즈의 탱크 루이 까르띠에, 여성용 이브닝 워치의 새 기준으로 자리할 트레사쥬, 얼룩말과 호랑이에게 영감받아 화려한 젬 세팅이 돋보이는 팬더 드 까르띠에, 주얼리와 워치메이킹의 경계를 허문 팬더 주얼리 워치까지, 메종의 장인들은 금속과 스톤을 고귀한 오브제로 승화시키며 시간을 창조적 변형의 주제 삼아 독창적 걸작을 선보였다.


시간을 읽는 새로운 방식,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아 기쉐
2026년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아 기쉐 워치. 플래티늄 케이스, 버건디 아라비아숫자 인덱스와 미닛 트랙, 블랙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고유 번호가 부여된 200점 한정 생산. © CARTIER © Valentin Abad
2026년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아 기쉐 워치. 플래티늄 케이스, 버건디 아라비아숫자 인덱스와 미닛 트랙, 블랙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고유 번호가 부여된 200점 한정 생산. © CARTIER © Valentin Abad
까르띠에는 매년 역사적 모델 중 하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극적으로 부활시키는 까르띠에 프리베(Cartier Privé) 컬렉션을 선보인다. 각각의 시계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생산량을 극소량으로 제한해 시계 애호가들이 가장 기대하는 컬렉션이기도 하다. 올해의 주인공은 1928년 처음 등장한 탱크 아 기쉐(Tank à Guichets). 핸즈를 제거해 오직 2개의 창(‘기쉐’는 프랑스어로 창을 의미한다)을 통해 시와 분을 표시하는 탱크 아 기쉐는 탱크 컬렉션의 유구한 역사를 돌이킬 때 가장 특이하고 독보적인 컬트 시계로 꼽힌다. 2025년 탱크 아 기쉐는 두 가지 새로운 라인업으로 선보인다. 하나는 12시 방향에 시간 표시 창, 6시 방향에는 분을 나타내는 드래깅 미닛 창을 배치한 모델로 최초의 탱크 아 기쉐를 꼭 닮았다. 옐로·핑크 골드, 플래티늄 세 가지 소재로 출시하며 각 케이스와 어울리는 컬러를 디스크와 스트랩에 반영했다. 다른 하나는 플래티늄 소재의 고유 번호를 부여한 200점 한정 생산 모델로 다이얼 10시와 11시 사이에 시간, 4시와 5시 사이에 드래깅 미닛 창이 마주 보며 각을 이루도록 배치했다. 2개의 창이 사선으로 배치된 이 디자인은 풍부한 창의성과 미학적 혁신이 절정을 이룬 1930년대를 기념한다. 오리지널 모델과 마찬가지로 다이얼 플레이트는 러그까지 하나로 매끈하게 통합하고, 크라운은 12시 방향에 자리한다.
좌측부터_옐로 골드 케이스에 그린 인덱스와 미닛 트랙, 그린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버전. 핑크 골드 케이스에 다크 그레이 인덱스와 미닛 트랙, 다크 그레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버전. 플래티늄 케이스에 버건디 아라비아숫자 인덱스와 미닛 트랙,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버전. 오리지널 탱크 아 기쉐를 그대로 가져온 플래티늄 케이스 버전의 고유 번호가 부여된 200점 한정 생산.
좌측부터_옐로 골드 케이스에 그린 인덱스와 미닛 트랙, 그린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버전. 핑크 골드 케이스에 다크 그레이 인덱스와 미닛 트랙, 다크 그레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버전. 플래티늄 케이스에 버건디 아라비아숫자 인덱스와 미닛 트랙, 버건디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버전. 오리지널 탱크 아 기쉐를 그대로 가져온 플래티늄 케이스 버전의 고유 번호가 부여된 200점 한정 생산.
공통적으로 케이스는 가로세로 24.8 × 37.6mm, 두께는 6mm. 시계의 심장은 새로운 탱크 아 기쉐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매뉴얼 와인딩 방식의 9755 MC 칼리버다. 참고로, 방수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혁신적 콘셉트, 진귀한 소재, 신뢰감 넘치는 무브먼트, 쉽게 접할 수 없는 희소성까지 과연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의 명성에 걸맞은 라인업임이 틀림없다.


클래식의 우아한 변주,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옐로 골드 케이스, 세미-매트 그레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실버 마감 스탬핑 옐로우 바니시 다이얼, 검 모양의 블루 스틸 핸즈 © CARTIER © Valentin Abad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옐로 골드 케이스, 세미-매트 그레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실버 마감 스탬핑 옐로우 바니시 다이얼, 검 모양의 블루 스틸 핸즈 © CARTIER © Valentin Abad
까르띠에 탱크 워치는 1917년 탄생 이후 시대 흐름에 따라 형태와 소재, 크기, 다이얼 등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해왔다. 그중 1922년에 출시한 탱크 루이 까르띠에(Tank Louis Cartier)는 탱크 컬렉션 중에서도 가장 고전적이고 우아한 모델로 꼽힌다. 탱크 노말로 알려진 오리지널 탱크의 후속작으로, 케이스 길이를 늘리고 샤프트를 한층 완만하게 다듬어 부드러운 직사각 형태가 특징이다. 새로워진 탱크 루이 까르띠에는 탱크 고유의 우아한 라인과 비율을 유지하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새로운 방사형 패턴 다이얼을 더하고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통합해 크기를 좀 더 키우고 실용성 또한 끌어올렸다. 케이스 지름은 가로세로 27.75 × 38.1mm, 두께는 8.18mm로 2023년 탱크 아메리칸을 통해 데뷔했던 1899 MC 칼리버를 탑재했다. 옐로 골드와 핑크 골드 두 가지 소재로 출시하며, 기존 라지 모델이 미디엄으로 변경되고 새롭게 확장한 버전이 라지 자리를 대신한다.


감각을 일깨우는 조각, 트레사쥬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교차 세팅한 옐로 & 화이트 골드 버전의 트레사쥬 워치 © CARTIER © Maud Remy Lonvis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교차 세팅한 옐로 & 화이트 골드 버전의 트레사쥬 워치 © CARTIER © Maud Remy Lonvis
까르띠에는 마술사처럼 소재와 형태를 변형해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프랑스어로 ‘꼬임’ 혹은 ‘엮임’을 뜻하는 트레사쥬(Tressage) 워치는 말 그대로 꼬아 만든 독창적 디자인이 핵심이다. 직사각형 다이얼에 볼륨감 넘치는 트위스트 장식이 케이스 양옆을 감싸며 스트랩과 이어지는 독특한 형태가 특징으로, 유려한 곡선형 트레사쥬 장식과 대담하고 날카로운 직선형 샤프트가 대비를 이룬다. 여성을 위한 주얼리 워치인 만큼 하이 주얼러로서 장기를 십분 발휘했는데, 골드를 바탕으로 원석의 종류와 세팅 방식을 메종만의 감각으로 변주해 하나의 예술 작품을 완성했다. 까르띠에는 이 시계를 통해 1933년 임명된 메종의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한 쟌느 투상(Jeanne Toussaint)의 유산을 기린다. 트레사쥬는 총 네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다이아몬드를 스노 세팅한 직사각형 다이얼에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교차 세팅한 옐로 & 화이트 골드 버전,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루는 블랙 래커 다이얼 버전,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다이얼과 트위스트 장식 모두 다이아몬드를 빼곡하게 세팅하거나 다이아몬드에 블루 사파이어를 얹은 버전까지, 까르띠에가 펼치는 연금술 아래 곡선과 직선, 부드러움과 정교함이 대비를 이루며 아름다운 마찰음을 빚어낸다.


아이콘의 주얼리적 표현,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핑크 골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스페사르타이트 및 블랙 래커를 세팅한 핑크 골드 케이스와 핑크 골드 브레이슬릿. © CARTIER © Lisa Johavic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핑크 골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스페사르타이트 및 블랙 래커를 세팅한 핑크 골드 케이스와 핑크 골드 브레이슬릿. © CARTIER © Lisa Johavic
진정한 주얼리 걸작이라 할 수 있는 팬더 드 까르띠에(Panthère de Cartier) 워치가 얼룩말과 호랑이 사이에서 영감을 얻은 추상적인 패턴을 덧입었다. 블랙 & 골드 브라운 래커, 파베 세팅한 다이아몬드, 오렌지 & 옐로 스페사르타이트 가닛을 과감하게 사용한 그래픽적 구성이 인상적이다. 우아한 광택이 돋보이는 래커는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에서 수작업으로 도포한 후 고온에서 구워 완성한다. 다이얼에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스노 세팅해 눈부신 광채를 더했다. 하이 주얼리 명가로서 매력을 오롯이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제품이다.


하이브리드 건축 작품, 팬더 주얼리 워치
팬더 주얼리 워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옐로 골드, 블랙 래커 스팟과 오닉스 코를 세팅한 팬더 조각. © CARTIER © Simone Cavadini
팬더 주얼리 워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옐로 골드, 블랙 래커 스팟과 오닉스 코를 세팅한 팬더 조각. © CARTIER © Simone Cavadini
주얼리와 시계의 경계를 허문 팬더 주얼리(Panthère Jewellery) 워치는 메종의 스타일 역사에 뿌리를 두면서도 독창적 조화를 이룬다.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 팬더가 시선을 사로잡는 오픈형 뱅글 디자인으로 한쪽에는 메종을 상징하는 팬더를, 다른 한쪽에는 시계를 배치한 뚜아 에 무아Toi et Moi 브레이슬릿이 돋보인다. 미러 폴리싱 가공을 거친 옐로 골드로 제작한 이 건축적 작품은 팬더 무늬, 귀와 코, 사실적으로 조각된 발바닥까지 섬세하게 구현했다. 그린 차보라이트로 눈을, 블랙 오닉스로 코를 장식한 팬더는 깊이감 있는 블랙 래커 다이얼과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양정원 기자(스위스 제네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