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서울 금천구 독산동을 다녀왔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22 -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하지만 이제는 금천구가 서울에서 알짜 땅이 몰려 있는 마지막 지역으로 각광받으며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위치상 경기도와 서울을 연결해주는 관문도시 역할을 하거든요. 게다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서울의 주거 비용 부담으로 인해 금천구 전입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금천구에는 가산동과 독산동, 시흥동 등이 있습니다. 가산동엔 가산디지털단지가 자리 잡았죠. 과거엔 가리봉동 공단이었지만, 서울 내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회사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일자리가 굉장히 많습니다. 1인 가구의 비중이 높고 각종 아울렛과 쇼핑몰도 밀집해 있어요. 그래서 유동인구가 많으며 전반적인 분위기가 역동적이고 활기찹니다.
시흥동은 금천구의 대표 주거지로 꼽히는 동네입니다. 대단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있거든요. 과거 일부 지역엔 판자촌이 있었지만, 대규모 단지들이 입주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둘러볼 곳은 독산동입니다. 위치나 규모로 따져봤을 때 독산동이 금천구의 중심 격이에요. 게다가 최근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며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업이 현실화하고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신도시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를 받거든요.



처음 살펴볼 단지는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3차입니다. 이곳은 독산동뿐 아니라 금천구 전체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대장 아파트로 꼽힙니다. 금천에서 가장 큰 아파트이자 유일하게 대형 편의시설을 갖춘 단지이기도 합니다. 규모가 소형 택지지구 정도의 크기라서 미니 신도시 같다는 느낌마저 줍니다. 과거 도하부대가 있던 자리였어요.
2018년 준공한 신축이고, 이곳 3차는 1236가구입니다. 4차까지 있는데 1차는 아파트, 2차와 3차는 주상복합, 4차는 오피스텔입니다. 모두 합치면 총 3000가구 규모입니다. 그중에서도 3차가 가장 인기이면서 랜드마크 역할을 합니다. 46층 높이 초고층이라 멀리서도 눈에 잘 띕니다.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부터 걸어왔는데 6~7분 정도 걸렸습니다. 금천구에서 손에 꼽힐 만큼 몇 되지않는 역세권 대단지입니다. 큰 길가에 자리 잡아서 버스 정류장이 가깝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까지 버스로 10분가량 걸립니다. 그래서 구로디지털단지나 가산디지털단지 등으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많이 거주합니다. 여의도나 강남 접근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철길에서 멀진 않은데, 기차 소리는 잘 들리지 않더군요.
주변 편의시설 인프라가 굉장히 훌륭한 편이고 대부분 도보권 내 몰려 있습니다. 금천구청역 주변엔 금천구청과 경찰서, 소방서 등 각종 관공서가 자리 잡았습니다. 주민들은 단지 옆 체육센터를 자주 이용합니다. 금나래 공원과 주변 산책로는 깔끔하게 정돈돼 있고, 안양천이 가깝습니다. 하반기엔 서서울시립미술관이 개장할 예정입니다. 3차 주상복합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있어서 이동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단지 조경 등이 잘 조성돼 있고, 꼼꼼하게 관리되는 편입니다. 특히 상가 지하에 롯데마트가 있어 자랑거리로 꼽히죠. 커뮤니티 센터에는 헬스장, 골프장, 사우나, 경로당 등을 갖췄습니다. 주차는 가구당 1.2대 꼴입니다. 금천을 대표하는 리딩 단지이다 보니 거래량도 많습니다. 면적은 전용 59㎡과 84㎡로 구성됐는데, 국평인 전용 84㎡의 시세는 최근 11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분양가는 5억 원대였거든요.

학교 외에 아쉬운 점은 또 없을까요. 단지 안에서 생활하기엔 참 쾌적하지만, 아직 주변 환경이나 동네가 말끔하게 정리된 상태는 아닙니다. 그리고 시흥대로 등 도로변 쪽 소음이 좀 발생하는 편이에요. 훗날 신안산선이 개통된다 해도 이곳이 신안산선 역세권은 아닙니다. 근처 부영이나 무지개 아파트 등의 정비사업이 잘 진행된다면 다 함께 가치가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나옵니다.
교통 및 주거 개선 기대감
금천구의 일반적인 모습은 흡사 서울 같지 않은 풍광이죠. 굽이굽이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노후한 다세대와 다가구들이 잔뜩 밀집해 있습니다. 공장 및 군부대 때문에 전반적인 개발 자체가 워낙 더뎠고, 대부분 동네가 이런 모습입니다. 주거 비용이 저렴하다 보니 조선족 등 외국인이 많이 모여들었어요. 그래서 학군이 뛰어나게 발달하진 못했고 학원가도 부족한 편입니다.


과거 교통 사각지대 같았던 이 지역의 교통망 역시 좀 더 업그레이드될 계획입니다. 신안산선이 개통 예정이고 지금 한창 공사 중이에요. 신안산선은 1호선을 보완하는 지하철인데, 서울역에서 안산까지 복선전철로 개발되는 노선입니다. 경기도 안산 한양대에서 광명과 독산을 거쳐 여의도까지 39.6㎞ 구간에 이릅니다.
금천구에만 역이 4개 생기는데 특히 독산동에는 신독산역이 예정돼 있어요. 그렇게 되면 여의도까지 20분 안에 갈 수 있게 되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면 강남 접근성이 대폭 향상됩니다. 게다가 웬만한 기존 노선들과 많이 연계되기 때문에 실제 이용률이 매우 높을 전망입니다. 잘 진행돼서 완공되면 독산동이 서남권 교통 요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한국경제 기자
사진 조희재 한국경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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