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는 정치 공백 해소와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AI, 방산·조선, 소비재 등 정책 수혜 업종 중심의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법 개정 등 제도 변화도 증시 리레이팅의 촉진 요인이 될 전망이다
[ETF 심층해부]
코스피는 올해 이후 22.8%의 수익률을 기록(6월 16일 종가 기준)하며, 주요국 증시 중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탄핵 이후 정치 공백에 대한 해소 및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 기대에 따른 원·달러 환율 안정화는 수급 측면에서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내는 중이며, 새 정부가 민생 법안 중 상법 개정안 처리를 가장 서두를 것임을 밝힌 가운데, 그동안 저평가돼 온 국내 증시의 리레이팅 기대도 유효한 상황이다. 정책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랠리 연장을 위해서는 정책 추진 속도와 제도 개선의 병행이 이뤄지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다시 보는 대선 정책 공약
향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을 찾기 위해서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 사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법 개정, 기업지배구조 개선, 주식 시장 수급 여건 개선 등은 국내 증시의 직접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으로,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지주사 및 금융주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 정책과 관련해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육성과 K-콘텐츠 지원, 방산·조선 산업 육성 등이다. 상반기 쏠림이 강했던 AI 테마(전력기기)와 방산·조선 등은 글로벌 정책주로, 강한 실적 모멘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정책 모멘텀이 둔화될 경우, 재차 주도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 등을 통해서 한국 증시가 고질적인 저평가에서 탈피할 수 있고, 상법 개정이 이에 속한다고 언급했다. 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전체 주주’로 확대하고, 전자주총 의무화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소액주주의 권익 보호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상충을 축소하고,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강하게 추진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일반주주 보호 이슈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PBR 낮고 ROE 높은 지주회사 관심
일반주주 보호 관련 정책이 강화된다는 관점에서 지주회사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돼 온 주주 간 이해상충 이슈가 해소될 수 있어, 지주회사의 구조적 변화와 더불어 리레이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주회사 중에서 일반주주의 주주 관여 증가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가능한 부채 비율이 낮고 순현금이 충분한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속세 평가에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하한선이 도입될 경우, 주가를 높게 유지할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PBR이 낮으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지주회사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증권업의 경우, 상법 개정에 따른 경영권 분쟁 및 의결권 이슈가 증가함에 따라 역할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고배당주에 해당해 배당소득분리과세(배당성향 35% 이상) 방안 통과 시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여기에 증시 부양 및 추경에 따른 내수 경기 회복 기대로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도 유효한 상황이다.

리쇼어링과 미국의 재산업화, 글로벌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에너지 발전 및 에너지 안보 차원의 중요성 확대는 글로벌 트렌드다. 미국과 유럽은 에너지 안보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전기 기반의 시스템 전환을 가속화하는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에너지 확대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에너지 산업, 특히 원자력 분야의 경쟁력 회복과 성장을 핵심 목표로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 급증
국내의 경우, 새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에서도 원전 비중 확대로 전력 수요를 확충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의 ‘감원전’에서 벗어나 원전을 국가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인정했다. 국내 원전 기업들은 검증된 시공 능력 및 공급망의 희소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향후 중장기 성장성 확보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
또한 데이터센터와 AI 등 새로운 전력 수요처 부상으로 선진국의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향후 3년간 글로벌 전력 수요가 연평균 4%씩 증가한 3500테라와트시(Twh)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원전을 비롯한 변압기 등 주요 전력기기 수출국으로, 향후 전력기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수요 강세로 실적과 수주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5월 제안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비(전체 국가 안보 예산·국방부 외 관련 기관 포함)는 약 1조1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3%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미국 GDP의 약 3.2% 수준으로 주요 증액 항목은 미사일 방어, 해군 함정 건조, 핵무기 현대화, 국경 보안 강화 등이다. 대부분의 부서에서 내년도 예산을 감축하는 반면, 국방비를 대규모 증액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이란 중심의 중동 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계획에 당위성을 제공할 수 있다.



한때 세계 최강을 자랑했던 미국 조선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수 선박 수요의 급감, 상업용 조선에 대한 정부 관심 저하, 외국(중국·한국·일본 등) 조선사의 급성장 등으로 장기간에 걸쳐 쇠퇴기를 겪었다. 미 국방부 예산의 주요 증액 항목 중 해군 함정 건조 등이 포함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부흥을 미국의 국가 전략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와 정책 지원을 약속 중이다. 조선업을 군사 및 안보와 직결된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는 만큼 중국 조선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 중으로, 동맹국으로서 국내 조선사에 미 군함 및 상선 사업 기회가 지속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1호 공약인 AI 산업 육성

2024년 기준 국내의 AI 민간투자 규모는 약 13.3억 달러 수준으로 미국(1091억 달러)과 중국(93억 달러)의 투자 규모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AI 강국 대비 우리나라의 투자 규모가 매우 부족했음을 알려주는 단편적인 예로, 국내의 AI 관련 투자 규모가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이는 대형 AI 모델 개발과 혁신 생태계 구축에 한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AI 산업은 기술의 대중화, 정부 산업 육성책, 유동성 환경 개선 측면에서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산업 성장 당시와 유사한 환경이다. 과거 인터넷 대중화가 본격화된 1994년 인터넷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며,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산업 육성 단계의 초입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관련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수 경기 회복 기대되는 소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정부의 2차 추경에 따른 내수 소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인 만큼 소비재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3월 국내 주요 식품 업체들이 단행한 가격 인상은 2분기 손익에 본격 반영될 예정으로, 곡물가 및 환율 안정에 따른 비용 완화 등 원가 부담이 완화된 상황에서 가격 인상으로 영업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
여기에 2차 추경 및 민생회복지원금으로 인한 소비 진작으로 단기 소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내수 회복뿐 아니라, 주요 음식료 기업들의 수출 확대 기대도 높은 상황인데,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K-푸드 대미 수출액은 약 15억9300만 달러, 2025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2억85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차별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 온 삼양식품의 경우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바탕으로 불닭 브랜드가 해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수요 대비 쇼티지가 지속되고 있으며, 하반기 추가 라인 가동으로 초과 수요 대응이 원활해질 수 있어 추가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미국 내 K-뷰티 인디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지속되는 중으로, 제조사에 유리한 업황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유통망을 통한 국내 브랜드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어, 추가 매출 성장이 하반기 실적 모멘텀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소비재 기업들 중 내수 경기 회복과 더불어 해외 성장 효과가 동시에 반영될 수 있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가 미국 중심의 구도보다는 실용주의 노선의 외교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 우리나라에 무비자 관광을 허용하면서 우리나라도 3분기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인 무비자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BTS 멤버 전원의 제대 완료로 BTS가 완전체 활동 재개를 앞두고 있고, 엔터사들의 공연 모객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엔터 업종의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한한령 해제 기대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엔터 업종의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
5개 테마별 유망 ETF 찾기

ACE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447430 KS)는 배당금 증가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다.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신정부의 일반주주 보호 관련 정책 기대가 높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다. 순자산액은 올해 들어 3배 이상 성장하며 최근 500억 원을 상회했고, 상장 이후 3년 연속으로 배당금이 증가했다.
이는 주주 환원 정책이 실제로 실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ACE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주주 환원 성장 모델과 기업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HANARO CAPEX 설비투자 iSelect (454320 KS)는 설비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는 ETF로, 전력, 건축, 공작기계, 풍력발전, 원자력발전 등 5개 주요 분야의 상위 기업 20개에 집중 투자한다. 전력인프라(변압기·전력설비), 신재생에너지(풍력), 원자력 관련 기업, 중공업 등 글로벌 정책·수요 변화에 따른 성장 산업에 분산투자를 할 수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글로벌 공급망 리쇼어링 같은 구조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상위 10개 종목의 편입 비중은 약 78%로 이 중에서 효성중공업과 두산밥캣, 두산에너빌리티의 편입 비중이 각각 10%를 상회한다. 효성중공업은 변압기, 차단기, 전동기 등 송·변전 설비를 비롯해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설비 자산관리 솔루션(ARMOUR) 등 첨단 전력 기술 등으로 사업을 확대 중이며, 미국을 비롯한 호주, 유럽 등으로 변압기 등 주요 전력 설비를 수출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국내외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K방산(449450 KS)은 방산 관련 대표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방산 기업 중 대형주에 해당하고 실적 모멘텀이 높은 기업들에 집중 투자한다. 다만, 10개 구성 종목 내 편입 비중이 분산돼 있기 때문에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높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적 호조가 뚜렷한 대표 기업으로 방산 기업의 투자 비중이 높지만, 국내 ‘빅3’ 조선사 중 하나인 한화오션의 투자 비중이 19.3%로, 현대로템 다음으로 편입 비중이 높아, 조선과 방산 등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유효한 산업재에 고루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ODEX AI반도체(395160 KS)는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AI 반도체 관련 국내 대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다. AI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센터 확장, 고성능 컴퓨팅 수요 증가가 반도체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24.9%), SK하이닉스(20.3%),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DB하이텍 등 국내 AI 반도체 대표주를 중점적으로 편입해, 대형주와 더불어 AI 칩 생산 핵심 장비·소재 기업까지 폭넓게 투자함으로써 AI 시대를 이끌 핵심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
TIMEFOLIO K컬쳐액티브(410870 KS)는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와 미용·의료 산업 등 K-뷰티까지 아우르는 한국의 문화 경쟁력에 투자하는 ETF로, 엔터테인먼트(하이브·와이지엔터·에스엠·JYP), 의료기기·화장품(파마리서치·휴젤·한국콜마 등)을 비롯해 게임, 미디어, 음식료 등 K-컬처와 연관된 24개 대표 기업에 고르게 분산투자를 한다. 기초지수의 단순 시가총액 비중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수출 성장률과 지식재산권(IP) 확장성, 글로벌 플랫폼 연계 가능성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서치와 종목 선별을 통해 편입 종목 비중을 조절하고, 시장과 정책 변화에 맞춰 실시간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김다현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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