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는 ‘시어서커 서스데이’라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매년 6월 둘째 혹은 셋째 주 목요일에 시어서커(seersucker) 소재의 슈트나 재킷을 입고 오는 행사다. 이 행사가 열리는 것은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다. 시어서커는 뜨거운 태양과도, 후텁지근한 장마와도 대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소재다. 가볍고 피부에 달라붙지 않는 데다 바람도 잘 통한다. 또 다림질도 필요 없다. 올록볼록한 ‘특이한’ 질감은 한여름을 이겨내는 ‘특별한’ 질감이 됐다. 베이지 스트라이프 패턴의 브로이어 시어서커 재킷은 잔잔한 주름이 선사하는 자연스러운 매력과 원단 특유의 통기성이 주는 실용적 매력 덕분에 한여름,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도 빛을 발한다. 여유로운 실루엣에 부드럽게 떨어지는 어깨라인, 그리고 안감을 생략한 언라인드 구조로 우아하면서도 편안하다. 더욱 반가운 건 일상부터 비즈니스, 휴양지까지 넘나들며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는 점이다. 화이트 셔츠와 치노 팬츠를 매치하면 비즈니스 캐주얼 룩을, 심플한 라운드넥 티셔츠와 데님 팬츠를 함께 입으면 깔끔한 캐주얼 룩을, 폴로 셔츠와 파나마 햇을 더하면 감각적인 리조트 룩을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올여름엔 더 권하고 싶다. 바람은 친구가 돼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