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들어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지만, 자산가들에게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투자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전략적 시점이기도 하다

[마켓 리더의 시각]
지난 6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 무기가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지난 6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 무기가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2025년 들어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지만, 자산 배분 관점에서 보면 위기 이후의 구조적 변화는 투자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 특히 대체자산과 특정 산업 섹터, 그리고 저평가된 한국 주식 시장의 전략적 활용은 자산가에게 매우 유효한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초기 급락 후 회복…안전자산 먼저 반등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글로벌 자산 시장은 초기 급락 후 일정 시간 내 회복 국면을 밟아 왔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 전쟁, 북한의 핵실험 등은 금융 시장을 흔들었지만, 일정한 조정 이후 지정학적 공포가 완화되면 안전자산과 실물자산 중심의 자산들이 먼저 반등하며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이란·이스라엘 갈등 역시 마찬가지다. 무력 충돌이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공급망 교란,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재자극 등의 우려가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요 확대, 에너지 전환 가속, 방산산업 수요 증대 등의 기회가 파생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전략은 자산군의 다변화와 실물자산 비중 확대다. 금, 원유, 농산물 등 원자재 자산은 전쟁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수요가 집중된다. 특히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가치 저장 기능이 재평가되며 단기 급등이 자주 관찰된다. 원유는 이란의 수출 차단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만으로도 유가 급등 압력을 받게 된다. 이와 연계된 ETF(금선물·원유선물·농산물 등)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손쉬운 대응 수단이 된다.
긴장 감도는 중동...지정학적 위기 넘는 포트폴리오 전략
다음으로는 한국 주식 시장의 구조적 저평가에 주목한 비중 확대 전략이다. 2024년 한국 증시는 코스피 –9.6%, 코스닥 –21.7%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2025년 들어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유도, 회계 투명성 강화 등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와 동시에 글로벌 기관투자가들도 한국 주식을 ‘비중 확대(overweight)’로 재조정하고 있다.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외국인의 순매수가 재개된 점 역시 긍정적 신호다.

방사·원자력 등 위기 시 수혜

특히 지정학적 위기 시 수혜를 입는 국내 산업 섹터가 존재한다는 점은 한국 주식 시장 내 비중 확대를 설득력 있게 만든다. 방산, 원자력, 해운, 천연자원 등은 글로벌 리스크와 직결된 대표적인 수혜 산업이다. 방위산업은 중동 무력 충돌 시 한국의 무기 수출 기대감으로 급등하는 경향이 있으며, 원자력 산업은 에너지 안보 및 친환경 대안으로서 정책적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해운과 자원 관련주는 공급망 교란 및 원자재 확보 수요와 직결돼 있어 유연한 테마 대응이 가능하다.
긴장 감도는 중동...지정학적 위기 넘는 포트폴리오 전략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자산 배분 전략은 다음과 같이 구성될 수 있다. 전체 자산의 약 30%는 한국 주식 시장 내 지정학 수혜 산업군(방산·원자력·인프라), 미래 성장산업주, 정부 정책수혜주 중심으로 편성하는 것이다. 또한 20%는 금, 원유, 농산물 등 글로벌 대체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및 리츠에 분산하며, 20%는 달러 머니마켓펀드(MMF)나 외화 채권 등 환헤지용 안전자산으로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나머지 30%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진국 주식 및 장기 ETF에 투자해 중장기 수익률을 추구하는 구조다. 특히 국내 시장 내에서는 방산·원자력·반도체·고배당주 ETF 등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시황에 따라 테마를 변경하며 운용해 코스피보다 2배 아웃퍼폼한 'SOL KEDI 메가테크 ETF'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

결론적으로, 이란·이스라엘 간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는 위험 요소임과 동시에 전략적 자산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감정적인 회피보다는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통찰과 기민한 대응이 투자 성패를 가른다. 자산가들에게 중요한 것은 ‘두려움 속에서 기회를 선점하는 체계적인 자산 배분 전략’이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러한 전략이 빛을 발할 때다.

이현숙 신한은행 신한PWM잠실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