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아카데미는 ‘교육’이라는 키워드로,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효석 대표는 애널리스트 경력을 기반으로, 교육 중심 유튜브 채널에서 출발해 독립 법인으로 성장했다

[커버스토리] 파워 핀플루언서 5인의 투자법 - 이효석 이효석아카데미 대표
투자 교육의 새 길 연 애널리스트…“하반기는 ‘대투자의 시대’”
“처음 2021년 1월, 채널명을 ‘이효석아카데미’로 바꾸고, 주식 투자 관련 교육을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유튜브 채널에 ‘아카데미’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드물지만, 저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식 시장이 전례없이 뜨거워진 시기, 이효석 이효석아카데미 대표는 “등 떠밀려 시장에 뛰어든 이들에게 단순한 투자 정보가 아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 올바른 판단과 투자 전략을 갖추도록 돕는 것, 그것이 이효석아카데미의 핵심 목표였다.

제도권을 떠나 새로운 무대에 서다

그가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삶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 대표는 SK증권 애널리스트로 재직하던 당시,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 더 커진다’는 믿음으로 홀로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발간된 리서치 보고서를 쉽게 풀어주는 방식이었다. 이후 채널의 잠재력과 사회적 필요를 확인한 이 대표는 점차 활동 반경을 넓혔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 힘든 특수한 상황에서 그 덕에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었고, 회사에서도 적극 지지해줬습니다. 그 과정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도 ‘이효석아카데미’로 채널명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었죠.”

시간을 쪼개 가며 업무와 채널 운영을 병행하던 그는 2021년 말, 인플루언서 프로덕션 업라이즈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으며 제도권 금융권을 떠나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직접 회사를 설립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 사업을 키우게 된 데는 한 시청자의 댓글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탓에 직장을 잃고, 이제 할 수 있는 게 주식 투자밖에 없으니 제발 도와달라는 댓글이었습니다. 그날 밤 잠을 이룰 수 없었죠. 단순한 안타까움 때문만이 아니라 나 자신이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그 감정이 결국 지금의 이효석아카데미로 이어진 원동력이 됐습니다.”

“돕기 위해서는 힘을 키워야 하고, 팀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어지며, 현재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효석아카데미의 직원은 8명, 창립 이래 퇴사자가 단 한 명도 없을 만큼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주요 경제 유튜브 채널 중 전통 미디어를 제외하면 상위 5위권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적 생애 주기 고려해 투자 설계해야

이 대표는 스스로를 ‘제너럴리스트’라고 표현한다. 애널리스트 경력뿐 아니라, 금융권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 왔기 때문이다. 은행 딜링 룸에서 외환(FX)딜러로 첫발을 내디딘 뒤, 재보험사를 거쳐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매니저,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역할을 바꿔 왔다.

“금융권에서는 주식, 환율, 금리, 채권 등 다양한 영역을 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콘텐츠나 강의에서 투자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는 특히 ‘경제적 생애 주기’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생애 주기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적자 인생’과 ‘흑자 인생’을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태어나면 적자죠. 17세 무렵이 최대 적자 시기입니다. 이후 20대 후반이 되면 첫 흑자가 나고, 40대 중후반 최대 피크를 찍습니다. 그리고 60대 이후 다시 적자가 납니다.”

이 대표는 “투자란 흑자가 나는 짧은 기간에 남는 돈을 좋은 자산에 저장해 놓고 미래의 나에게 던지는 것, 다시 말해 돈을 시간 여행시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 파산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좋은 자산이란 무엇일까. 이 대표는 투자에서도 특히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 또한 비트코인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개인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 구성과 장기 전략을 설계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수많은 핀플루언서들 가운데, 이 대표는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진정성’을 꼽는다. 이 대표가 말하는 진정성은 단순한 도덕적 덕목이 아니라,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인테그리티(integrity)’와 맞닿아 있다.

“인테그리티를 한글로 풀면 진정성이나 정직함 정도가 되는데, 저는 이를 ‘일치함’으로 정의했습니다. 즉, 내가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생각하는 것이 최대한 일치하는 상태를 인테그리티라고 보는 거죠.”

이 대표는 회사 설립 이후 ‘integrity’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를 매일 입는다. 모든 영상에서도 이 옷을 입고 출연한다. 어원은 인티저(integer)로, 정수라는 뜻을 갖고 있다.

“0.9나 0.99는 소수지만, 계속해서 9를 더해가면 0.999...는 무한 소수로 증명할 수 있어요. 완벽함이 아니라 점진적 성장, 이것이 인테그리티 정신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고, 그런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속보효’와 ‘그냥효’…두 축의 콘텐츠 전략

교육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이효석아카데미에도 나름의 시행착오는 있었다.

“금융권 출신이라 전문가임을 증명할 필요는 없었지만, 초기에는 제도권에서 쓰던 용어와 유튜브에서 쓰는 언어가 달라, 시청자가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공급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초창기 콘텐츠는 대학 강의와 유사한 아카데미형 스타일이었다. 판서 중심 강의로 이론적·전문적 설명이 주를 이뤘다. 일례로, 코로나19 시기 주가 상승 원리 등을 이론적으로 풀어 설명하는 식이었다. “지금 봐도 주옥 같은 콘텐츠들이 있지만, 공급자 마인드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접근이었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콘텐츠 중 하나는 ‘전 해지펀드 매니저가 드리는 조언’이다. 헤지펀드 경험을 바탕으로 주가 급락기 시장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대표는 점차 시청자 접근성을 고려해 쉽고 직관적인 콘텐츠로 전환하고, ‘좋은 콘텐츠라도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이효석아카데미의 주요 콘텐츠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속보형’ 콘텐츠다. 매일 쏟아지는 이슈와 뉴스를 빠르게 해석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속보효’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속보형 콘텐츠의 가치는, 인공지능(AI)이 아직 수행할 수 없는 ‘실시간 의미 해석’과 ‘경험 기반 판단’을 제공하는 데 있다.

“프라이빗 정보가 퍼블릭 정보로 바뀌는 과정에서 AI는 즉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종합운동장에서 야구 경기를 한다면, 5만 명만 볼 수 있는 프리이빗 정보죠. 이게 브로드캐스팅이 되면 퍼블릭이 됩니다. 그런데, AI는 학습을 퍼블릭 정보로 해요. 새로운 정보가 나왔을 때, 어떤 의미인지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은 AI가 바로 하기 어렵습니다. 뉴스가 터지자마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속보효의 가치를 높게 봅니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나 주요 매크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속보효를 올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심층형’ 콘텐츠인 ‘그냥효’ 시리즈다. 단순히 당장의 이슈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 투자자 스스로 올바른 원칙과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판서형 강의다. 예컨대 ‘주식 투자가 불로소득이 아닌 이유’, ‘AI 버블의 본질’, ‘21세기 희토류 패권경쟁’ 등이 대표적이다. 중요 개념과 이슈를 설명하고, 깊이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속보형 콘텐츠가 투자자들의 당장 눈앞의 불안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심층형 콘텐츠는 장기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투자 철학을 세우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AI, 조선·방산, 북한 키워드 주목

이효석아카데미는 유뷰트 외에도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경제 부문 2위를 자랑하고 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는 매출 측면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밖에도 커뮤니티 기반의 오프라인 강의도 인기를 얻는다.

이 대표는 하반기 투자 환경을 ‘대투자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유동성은 풍부하고 인플레이션 부담은 크지 않을뿐더러, 정부 정책과 시장 흐름이 연결돼 투자 기회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AI 관련 섹터가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선·방산 분야도 장기적 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치·외교적 이벤트, 특히 북한 관련 이슈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식 시장 역시 “AI 섹터와 함께 전력·유틸리티 기업이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갖는다”고 밝혔다. 또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가치를 강조했다.

이효석아카데미의 비전은 ‘대한민국 넘버원 투자 아카데미’다.

“학원은 많지만 제대로 투자를 가르쳐주는 아카데미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를 이루는 게 1차적인 목표입니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이 바뀌는 것입니다. 전인적인 교육이 필요하죠. 한 사람이 교육을 통해 기대수익률이 2~3%만 높아졌다고 해도, 큰 변화죠.

이 대표는 ”좋은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이 가치는 기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한 “버는 것뿐만 아니라 잘 지키는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교육의 새 길 연 애널리스트…“하반기는 ‘대투자의 시대’”
투자 교육의 새 길 연 애널리스트…“하반기는 ‘대투자의 시대’”
투자 교육의 새 길 연 애널리스트…“하반기는 ‘대투자의 시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