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동에 다녀왔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25 -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
인덕원역
인덕원역
쿼드러플.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동이 추후 4중 역세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현재 4호선뿐 아니라 향후 월곶~판교선, 인덕원~동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지나게 되거든요. GTX를 통해 서울 강남권과 주요 도심까지 30분 안에 갈 수 있고, 인천과 판교를 잇는 동서 교통망도 갖추는 거죠. 경기 남부의 교통 요충지인 셈인데요.·

입지도 뛰어납니다. 경기도 안양·과천·의왕시 세 개의 시가 만나는 분기점 역할을 하고 있어요. 주변 지역이 경기도 광명·성남·의왕·군포 등입니다. 특히 과천은 지식정보타운을 형성함으로써 인덕원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죠.

인덕원은 수백 년 전부터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해 왔습니다. 조선시대 환관들이 거처하며 덕을 많이 베풀었다고 해서 인덕(仁德)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거든요. <난중일기>에는 1596년 이순신 장군이 수원으로 가다가 말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인덕원에서 한참을 쉬어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인덕원사거리 유흥가
인덕원사거리 유흥가
인덕원사거리 유흥가
인덕원사거리 유흥가
사실 그동안은 유흥가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역 근처에 술집과 유흥이 발달하기로 유명했죠. 인덕원역 위쪽에 상업지구가 형성돼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유흥가는 4번 출구부터 시작되고, 주거지는 반대 편이라서 접점이 그렇게 많지 않고 이런 시설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덕원역 초역세권 단지

인덕원역에서 가장 가까운 아파트이자 초역세권 단지가 인덕원마을삼성아파트로 관양동입니다.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을 만큼 초역세권이고 '인덕원에서 입지로는 평정한 단지'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유흥시설과 멀진 않지만 단지가 한 블록 들어와 자리 잡아서 유흥가와 단절된 느낌을 줍니다.
인덕원마을삼성아파트
인덕원마을삼성아파트
1998년 준공했고 1314가구 규모의 대단지입니다. 25년 차를 맞이하는 구축이지만 그래도 관리 상태가 양호한 편입니다. 말끔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고 조경이 깔끔합니다. 저희가 구축 단지를 여럿 가 봤지만 이 정도면 상급에 속할 것 같습니다. 지하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난이 극악무도한 편은 아닙니다.

초역세권 외에도 이 단지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초품아거든요. 인덕원초등학교가 단지와 붙어 있고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도보 5분 내 거리입니다. 도보권 학군이라는 거죠. 또 단지 옆에 학의천이 지나가는데 산책로가 잘 돼 있습니다.

면적은 전용 59㎡와 84㎡ 두 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평 시세는 11억 원대, 전용 59㎡ 시세는 9억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연식이 좀 되다 보니 정비사업 얘기가 나올 법도 하지만 다소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용적률이 353%로 꽤 높은 편이거든요.

경기 남부 교통 요지로

인덕원은 서울로 가는 관문이면서 수도권에서도 보기 드문 참 좋은 위치인데, 왜 이렇게 개발이 더뎠을까요. 일부 토지가 과거에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었고 어쨌든 이제는 잘 해결됐습니다.

현재 4호선이 지나가는데 오이도행은 혼잡도가 심하고 배차 간격도 촘촘하진 않죠. 하지만 추후 철도 노선 3개가 더 추가됩니다. 일단 GTX-C 2028년 개통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어요. 과천역 이후부터는 기존 노선을 이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차량 배차가 불가피하게 감소할 수 있겠죠.

월판선이라고 하는 월곶~판교선과 인동선으로 불리는 인덕원 동탄선까지 계획돼 있습니다.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에 철도 노선이 두세 개 겹치는 곳이 많아졌지만 인덕원처럼 철도망이 4개나 모이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도로망도 괜찮은 편입니다. 판교나 광명 등 경기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기에 좋고 특히 과천은 우스갯소리로 코 앞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동서남북 뚫렸다'는 말도 있죠. 하지만 특히 출퇴근 시간에 교통체증은 심한 편입니다.

교통 호재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크고 작은 다양한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안양시는 인덕원역에 선진국형 복합환승센터와 지식산업단지, 공동주택 등으로 개발하는 ‘콤팩트 시티’ 조성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 지사는 인덕원 역세권 일대 15만㎡ 부지에 테크노밸리를 조성하는 ‘경기 기회타운’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죠. 혹시 독일 베를린역에 가 보셨나요. 안양시가 인덕원역을 베를린역처럼 벤치마크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인덕원이 교통의 요지를 넘어 복합도시로의 변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덕원역 주변 일대가 어떻게 변할지가 관전 포인트겠죠. 이토록 호재가 집중되다 보니 인근 지역 아파트들이 앞다퉈 단지 이름에 인덕원을 붙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신축급 대장 역할 단지

2019년 입주한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는 '인덕원' 이름이 붙은 단지 중에서 신축에 속합니다. 이곳은 과거 농어촌공사 부지였죠. 1774가구 규모의 대단지입니다.

"인덕원역에서 너무 멀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역세권은 아니지만 도보 가능한 권역입니다. 저희가 걸어 보니 101동이나 105동 쪽에서 출발하면 인덕원역까지 12분 정도 걸리더군요. 이 동네에서 이 정도면 아주 양호합니다. 특히 아파트 앞 버스 정류장에 노선들이 많습니다.
학의천
학의천
단지 왼쪽에는 학의천이 지나가고, 위쪽엔 포일공원과 포일어울림센터가 위치합니다. 특히 포일센터의 규모가 큰 데다 도서관 수영장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서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단지 건너편에는 상권이 형성됐는데 다세대, 빌라 등이 혼재해 있습니다.

가구 수가 많아서 1, 2단지로 나누는데 배정 초등학교가 다릅니다. 1단지는 인덕원초에, 2단지는 포일초로 배정됩니다. 아파트에서 두 초등학교의 거리는 비슷하지만 포일초는 혁신학교이고 육교를 건너야 합니다. 그래서 1단지 전세 시세가 조금 더 높은 편입니다. 1단지가 지하철역에서도 좀 더 가깝습니다.

면적은 중대형으로만 구성됐습니다. 전용 84㎡와 99㎡가 있는데 국평의 시세가 13억 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근처에 안양천이 있다 보니 하천뷰가 근사하고 주변에 녹지도 많은 편입니다. 주민들이 자주 산책 및 운동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봤던 인덕원마을삼성 빼고는 이 지역 아파트들은 인덕원역에서 애매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에서 얼마나 가까운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고요. 그래서 대장 역할을 하는 엘센트로에 대한 기대감이 큰 분위기입니다.
4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인덕원
다소 아쉬운 교육 환경

인덕원에는 크고 작은 호재가 많지만 교육 환경은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인근에 전국 3대 학원가로 꼽히는 평촌이 굳건하게 자리 잡았죠. 주변에 워낙 뛰어난 학군지 및 사교육 집결지가 있다 보니 인덕원은 상대적으로 학원가가 잘 형성되지 못했고 학교들의 학업 성취도가 뛰어난 편도 아닙니다. 그래서 자녀가 학령기가 되면 평촌으로 이동하는 가정들이 많아요.

장단점이 극명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안양시에선 서울과 가까운 단연 좋은 입지인 데다 녹지도 많습니다. 백운호수와 청계산 유명하죠. 또 과천 지식정보타운 덕분에 부족했던 자족 기능도 많이 보완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교통망 호재가 이미 집값에 선반영됐고, 그동안 교통이 열악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사실 실제 개통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긴 하죠. 그래도 훗날 경기 남부의 핵심 교통 메카가 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김정은 한국경제 기자 | 사진 이예주 한국경제 PD moneystaff@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