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소슬하게 퍼지는 가을의 끝자락, 이런 전시·공연 어때요.
[가볼 만한 전시] 빛과 어두움, 버거움에 관한 모든 것 <줄리 커티스: Maid in Feathers>
Julie Curtiss, , 2024,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Fabrice Gousset) 화이트 큐브 서울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출신 작가 줄리 커티스(Julie Curtiss)의 한국 첫 개인전 <깃털로 만든 여인: Maid in Feather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상징적 주제와 초현실적 이미지로 구성된 신작 20여 점을 통해, 탄생과 돌봄을 둘러싼 심리적 전환과 자아의 변화를 탐구한다. 줄리 커티스는 유화, 종이에 그린 과슈 작업,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일상의 장면 속에 숨어 있는 불안과 그림자를 시각화한다. 전시 제목 ‘깃털로 만든 여인’은 작가가 엄마가 된 이후 마주한 내면의 변화를 상징하며, 여성의 정체성과 존재의 이면을 탐구하는 출발점이 된다. 작품 전반에 등장하는 혼종의 새 형상은 작가의 자아를 대변하는 동시에, 존재의 변형을 매개하는 상징으로 작동한다. 작가의 심리적 여정이자 ‘존재에서 되어 감으로 향하는’ 내적 변환의 기록인 본 전시는 그 여정의 한 장면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기간 | 2025년 11월 5일~12월 19일
장소 | 화이트 큐브 서울(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6)
주얼리 예술 거장의 창조적 유산 <티파니; With Love, Seoul>
188년 전통의 하이 주얼리 하우스 티파니가 주얼리 예술사의 거장 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쟌 슐럼버제의 창조적 유산을 조명하는 전시 <With Love, Seoul>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광장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티파니의 유구한 유산을 탐험하는 여정으로의 초대다.
쟌 슐럼버제가 디자인한 헷지 앤 플라워 네크리스 © Tiffany&Co.와 진주와 에메랄드,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브로치. 티파니 아카이브 소장 © Tiffany&Co. 하우스를 이끌어 온 3명의 거장들과 시대를 정의한 아이코닉한 작품과 순간들, 그리고 1837년부터 티파니의 영감의 원천인 ‘사랑’의 정신을 기념한다. 대한민국의 국화인 무궁화를 디자인 요소로 더한 이번 전시의 특별 문장은 19세기 티파니 블루 북 아카이브 커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전시는 사랑의 다층적 면모를 반영해 총 네 개의 챕터(Love of Legacy·Cr-eativity·Design·Expression)로 구성되며, 티파니 아카이브에서 엄선된 60여 점의 작품과 하이 주얼리를 통해 하우스의 창의성과 유산, 그리고 예술적 비전을 조명한다. 특히 마지막 챕터인 ‘Love of Expression’에서는 한국계 캐나다 아티스트 크리스타 킴(Krista Kim)의 비주얼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공개해 1837년 이래 전 세계인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 티파니의 사랑을 시각화하고 예술, 장인정신, 창의성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다. 전시는 현장 대기 및 네이버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기간| 2025년 11월 1일~12월 14일
장소 |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광장(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27년 만에 다시 만난 서울 <조르주 루스: 서울, 기억의 단면>
조르주 루스, <서울>, 1998년 © 공근혜 갤러리 공근혜 갤러리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조르주 루스(Georges Rousse)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8년 한국에 처음 조르주 루스의 작품을 소개한 공근혜 대표와의 인연을 기념하며, 27년 만에 다시 열리는 특별한 자리다. 전시에는 1990년대 서울 청계천 황학동 재개발 현장을 배경으로 한 <서울, 1998> 2점과, 현장 설치 작업을 준비하며 구상한 수채화 드로잉 신작들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또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진행된 사진 작품 6점과 수채화 드로잉 17점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조르주 루스는 철거 예정지나 버려진 건물을 원재료로 삼아 공간 위에 색채와 도형을 그려 넣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한다. 회화, 조각,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독창적인 작업 방식은 국제 미술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조르주 루스 작가의 수십 년에 걸친 서울 프로젝트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장소와 기억’을 예술로 기록하는 그의 긴 여정을 조망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기간 | 2025년 11월 21일~12월 13일
장소 | 공근혜 갤러리(서울 종로구 삼청로 7길 38)
모든 것은 심장에서 시작된다 <마이큐: Traces in Between>
마이큐, , 2025년 © 2GIL29 GALLERY 이길이구 갤러리(2GIL29 GALLERY)는 마이큐(MY Q)의 개인전 <Traces in Between: 사이, 흔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존재와 부재, 충만과 공허 사이의 간극 속에서 피어나는 ‘흔적’을 주제로 마이큐가 회화라는 언어를 통해 풀어낸, 삶의 리듬과 감정의 균형을 시각화한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음악, 미술, 디자인 등을 가로지르며 복합적 창작 세계를 구축해 온 마이큐는 작업의 출발점을 늘 ‘심장’이라 말하며, 감정의 진동이 몸을 거쳐 선과 색으로 번져 나가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계획된 구상보다 즉흥적인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캔버스를 채워 간다. 검은 선은 흐르고, 끊기고, 다시 이어지며 틈을 만들고, 그 사이를 색으로 메우거나 비워낸다. 그의 화면은 충돌과 유연함이 공존하는 리듬의 장(場)으로, 시간과 감정의 파동을 포착한다. 마이큐는 “틈과 밸런스를 찾는 순간이 곧 나의 회화 행위”라며 “회화는 재현이 아닌 기록이며, 감정이 머무는 순간을 시각화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선은 감각의 흔적이고, 색은 내면의 숨결이다. 이렇게 태어난 화면은 비움과 채움, 멈춤과 흐름, 통제와 우연이 만들어내는 ‘사이의 미학’을 구현한다.
기간 | 2025년 11월 22일까지
장소 | 이길이구 갤러리(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58길35)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