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더라도 상속재산을 승계하는 만큼 상속세 신고 의무는 그대로 발생한다. 따라서 상속채무가 많더라도 상속세·취득세·양도세 등 관련 세금 발생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해 기한 내 신고해야 향후 분쟁과 세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상속Q&A]
부채 많은 상속, ‘한정승인’으로 걱정 끝날까
부채 많은 상속, ‘한정승인’으로 걱정 끝날까
피상속인이 많은 채무를 남기고 돌아가신 경우, 상속인은 민법상 한정승인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재산의 한도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으로,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재산 목록을 첨부해 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민법 제1028조·제1030조).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자신의 고유 재산으로는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없지만, 상속재산 자체는 승계하게 됩니다.

즉,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재산을 승계하므로 상속세 납세의무를 부담합니다. 따라서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 9개월 이내)에 상속세 과세표준을 신고해야 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 이처럼 한정승인 신고기한과 상속세 신고기한은 서로 다르므로 각각의 기한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상속세 계산과 관련해,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도 상속재산가액에서 공과금, 장례비용, 채무를 공제한 후 사전증여재산가액을 가산해 상속세 과세가액을 산정하고, 각종 상속공제를 적용해 과세표준을 계산하는 일반적인 방법이 적용됩니다(상증세법 제13조·제14조·제18조 내지 제24조).

일반적으로는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에는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많아 실제 납부할 세액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이 경우에도 가급적 신고를 통해 채무를 명확히 입증함으로써 향후 상속세 및 상속재산 관련 세무조사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외에도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취득한 상속재산을 처분하거나 경매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의 납세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취득세는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해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이므로 한정승인에 의해 부동산을 상속받은 상속인에게도 취득세 납부의무가 있습니다. 이 경우 상속으로 인한 취득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납부해야 합니다(지방세법 제20조).

또한 상속재산이 상속인 명의로 이전된 다음 이를 처분하거나 경매로 매각해 양도차익이 발생했다면 이에 대해서는 상속인이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다만, 양도소득세 채무가 상속채무의 변제를 위한 상속재산의 처분 과정에서 부담하게 된 채무로서 민법 제998조의2에서 규정한 상속에 관한 비용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상속인의 보호를 위한 한정승인 제도의 취지상 이러한 상속비용에 해당하는 조세채무에 대해서는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정승인은 상속인의 책임 범위를 상속재산으로 제한하는 것일 뿐, 상속세 신고의무를 면제하는 것이 아니고,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등의 기타 세금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정승인 시 상속재산과 채무를 파악해 상속세 등을 신고함으로써, 향후 과세관청의 조사나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광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