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정기국회에서 배우자 상속공제 제도를 둘러싼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여야가 공제 확대부터 사실상 비과세 수준의 전면 손질까지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며 제도 전환의 가능성이 부각된다. 변화한 가족 구조와 고령화 흐름 속에서 현행 체계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상속 이슈]
혼자 남은 배우자, 상속세 부과가 옳을까
상속세는 국민의 삶과 자산 구조, 노후 안정, 기업승계(경영권 분쟁), 부동산 시장에 이르기까지 파급력이 큰 제도다. 특히, 내가 떠나고 남은 배우자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배우자에게로의 상속 제도는 여러 가지 고려점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 폭등한 자산 가치, 고령화·단독가구 증가, 더 이상 부모를 책임지지 않는 세태 속에서, 현행 배우자 상속세 체계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배우자상속공제 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지난 2025년 11월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발의안을 심사했다. 여당은 배우자공제를 기존 5억 원 수준에서 약 10억 원 수준으로 올리고 일괄공제는 5억 원에서 7억~8억 원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 중이고, 야당은 배우자공제 폐지 또는 배우자 상속세를 전면 비과세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부부 공동재산 아닌 재산 이전으로 인식

이렇게 국회에서 배우자상속공제를 확대하거나 사실상 비과세에 가까운 수준으로 손질하는 것이 논의되면서, ‘배우자 상속’ 제도의 근본적 재설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배우자 상속세 제도의 구조와 그간 제기된 비판과 문제점, 그리고 이번 국회 논의의 쟁점과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배우자상속공제 제도는 피상속인의 사망 후 남은 배우자가 경제적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상속세 부담을 경감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상속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전체 상속세과세가액에서 배우자에게 이전된 상속재산을 빼주는 방식으로 그 공제한도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가액×배우자 법정상속분 비율과 30억 원 중 적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단, 최소 공제금액 5억 원은 유지된다.

기초공제, 일괄공제 등이 적용된 이후에도 배우자 몫에 대해 일정 범위까지는 과세하지 않도록 설계된 셈이다. 그런데 이 제도는 ‘부부 공동재산’이라는 관점이 아닌 ‘남편 재산을 아내에게 넘겨주는 과정’이라는 전통적 전제를 따르는 것으로, 사회·경제적 환경이 급변한 오늘날 이러한 구조가 더 이상 실효적이지 않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예를 들어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30억 원 가치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어도, 명의가 한쪽으로 몰려 있으면 30억 원 전체가 상속재산으로 산정된다. 세상에 남겨진 배우자가 이 주택을 유지하려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구조인데, 평균수명 84세 시대에 남은 배우자의 노후가 수십 년에 이르는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이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은 배우자 상속에 대해 사실상 전액 비과세에 가까운 제도를 운영하며, 과세는 주로 다음 세대로 이전될 때 부과된다. 한국은 높은 최고세율(50%)과 제한적인 배우자공제가 결합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상위권의 상속세 부담을 가진 국가로 평가된다. 자산 이전 과정에서의 높은 세율은 결국 기업승계, 가업 유지,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공제한도 확대인가, 전액 비과세인가

또한 최소 5억 원, 최대 30억 원이라는 공제한도는 재산 규모가 커질수록 배우자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부동산 비중이 높은 한국 가계 특성상 ‘명의 집중’은 상속세 부담으로 직결된다. 부부 공동의 주택이라도, 소유 명의가 한쪽에 집중된 경우 상속으로 취급돼 배우자에게 과세될 수 있는 것이다. 부부가 공동으로 자산을 형성했음에도 명의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리는 구조는 실질과 형식 사이의 괴리를 낳는다.
다시 언급하지만, 장수 시대에 배우자의 생존 기간은 수십 년에 이르는데, 상속세를 먼저 납부한 뒤 남은 자산으로 노후를 보내야 하는 구조는 제도의 목적과 충돌한다. 배우자공제보다 사전증여공제가 유리한 점을 활용해 사망 직전 증여가 늘어나는 등 제도 간 불균형에 따른 조세회피적 행태가 증가하는 문제 또한 발생한다.

최근 국회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확대론은 배우자공제의 한도를 상향하는 방향이고(예: 현행 5억→10억 또는 상위 한도를 30억→50억 등), 폐지론은 배우자 상속분에 대해 사실상 전액 비과세에 가깝게 완화하는 방안이다.
혼자 남은 배우자, 상속세 부과가 옳을까
확대론은 재정 여건과 ‘부(富) 대물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려해야 한다며 점진적 손질을 선호하는 반면에, 폐지론은 배우자의 기여와 노후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배우자만큼은 과세하지 않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주장한다.

배우자공제가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재정건전성 문제와도 직결되는 만큼, 기획재정부 및 국회 예결위는 세수 영향 분석을 핵심 관심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액자산가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형평성이나 이념적·정치적 문제 제기도 국회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상속세 패러다임 전환 필요한 시점
혼자 남은 배우자, 상속세 부과가 옳을까
배우자상속공제의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세입 감소 요인이지만, 경제 전체에 미치는 장기 효과는 단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예를들어 상속세 납부로 인해 노후 자산이 급격히 감소하면 고령층 소비·의료비 지출이 위축될 수 있으나, 공제가 커지면 노후 생활의 안정성이 강화돼 소비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공제 확대는 가업승계와 연계돼 기업구조조정·지배력 승계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기업 투자 및 고용 유지에 긍정적 영향 요소다. 배우자에게 우선 안정적으로 자산을 이전함으로써, 자녀에게 가업을 승계하는 과정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일정 수준 이상의 공제 확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상당히 높은 확률로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공제한도를 거의 비과세에 가까울 정도로 상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결혼한 경우보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 보다 많은 혜택을 받는데, 왜 굳이 결혼을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젊은 세대에 퍼지는 중이다.

혼인에 대한 존중과 안정적인 가정이 사회의 중요한 부분인 만큼, 비과세에 가까운 배우자상속공제는 혼인에 대한 존중을 실현하는 이상적인 방안이다. 동시에 높은 최고세율 구조를 개선하고, 가업승계 특례를 정비하며, 사전증여 규율의 합리화를 통한 상속세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배우자 상속제도와 관련해 예측 가능한 상속세 체계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곽준영 법무법인 웨이브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