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명언]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
“사람을 쏘려면 먼저 말을 쏘아야 하고,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 ‘전장에 나아가며(前出塞)·6’에 나오는 구절이다. 두보는 ‘출새(出塞)’라는 제목의 시를 9수 짓고 나서 후에 5수를 더 지었다. 여기에 ‘전출새(前出塞)’와 ‘후출새(後出塞)’라는 제목을 붙였다. ‘전장에 나아가며(前出塞)·6’의 원문은 이렇다.

활을 당기려면 강궁을 당겨야 하고/ 화살을 쓰려면 긴 것을 써야 하느니/ 사람을 쏘려면 먼저 말을 쏘아야 하고/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 사람을 죽이는 데도 한계가 있고 나라를 세움에도 경계가 있는 법./ 능히 적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면/ 어찌 그리 많은 살상이 필요한가.

‘전출새’는 토번(吐蕃·지금의 티베트) 정벌 등 당 현종의 영토 확장 전쟁을 풍자한 시다.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는 게 핵심 주제인데, 그만큼 애꿎은 병사와 백성의 목숨을 살리고 전쟁의 피해를 줄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교훈은 옛 군사 전략뿐 아니라 현대 경영학, 정치사회학, 인생 여정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오래전 역사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온고지신, 법고창신의 사례는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고두현 한국경제 문화에디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