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 재테크]입문편 6. 사회초년생 포트폴리오
든든한 삶의 버팀목…전역 후 진로별 재테크 전략
최근 군 장병들의 급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필자가 복무하던 시절 병장 월급이 5만 원도 채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하지만 급여가 오르고 복무 기간이 단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장병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여러 부대에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재테크 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장에서 느낀 점은, 모두가 같은 군복을 입고 있어도 각자가 처한 환경과 목표가 너무나 다르기에 천편일률적인 재테크 방법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병사들을 직업군인(부사관)을 지망하는 장병, 전역 후 취업이나 창업을 계획하는 장병, 학업을 위해 복학해야 하는 장병 등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맞춤형 재테크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든든한 삶의 버팀목…전역 후 진로별 재테크 전략
부사관 후보생
관사 활용해 내 집 마련에 집중…IRP 필수


첫째, 부사관 등 직업 군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장병들은 사회 진출보다는 군 생활이 적성에 맞고, 군인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진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재테크 원칙은 ‘잘 모르는 개별 종목이나 복잡한 금융 상품’을 피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사(군 주거 지원)라는 혜택을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해 ‘내 집 마련’ 전략을 짜는 것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무관하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물자산인 주택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인의 여건에 맞춰 역세권이나 일자리가 풍부한 핵심 지역의 청약에 도전하거나 주택을 매수해야 한다.

부사관은 주거비가 거의 들지 않는 관사 생활이 가능하므로, 이를 이용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해 두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집 없이 관사에만 머물다 전역하게 되면, 그 사이 폭등한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낭패를 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금융자산 측면에서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이 필수다. 군인공제회나 군인연금이 있지만, 노후를 온전히 보장하기엔 부족할 수 있다. IRP는 연간 900만 원 납입 시 최대 148만5000원(급여에 따라 변동)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초급 간부의 급여 수준을 고려할 때, 주택 청약과 IRP 한도(월 75만 원 수준)만 채워도 훌륭한 재테크가 된다.
든든한 삶의 버팀목…전역 후 진로별 재테크 전략
IRP 운용의 핵심은 ‘달러 자산 확보’와 ‘글로벌 분산투자’다. 이미 부동산(주택 청약 등)을 통해 원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IRP에서는 환노출(UH)형 미국 채권이나 글로벌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펀드를 담아 통화 분산 효과를 노려야 한다. 국내 주식형 상품은 일반 계좌에서 매매 차익이 비과세되지만, IRP에서 운용하면 추후 연금 수령 시 과세 대상이 되므로 불리하다.

만약 나스닥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비중 조절이 어렵고 번거롭다면,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적극 추천한다. 운용 보수 등 비용이 발생하지만, 전문가가 생애주기에 맞춰 알아서 자산을 배분해주므로 신경 쓸 일이 없다. 미국 주식 비중이 50% 이상인 우수한 TDF를 선택해 꾸준히 납입한다면, 큰 노력 없이도 성공적인 노후 자산을 만들 수 있다.

취업·창업 장병
‘국민연금식 자산 배분’으로 시작하는 투자


둘째, 제대 후 직장 생활이나 개인사업을 해야 하는 경우다. 군 제대 후에도 지속해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장병은 재테크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시작해야 빨리 자산을 모을 수 있다. 이 경우 포트폴리오는 국민연금처럼 구성하면 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2023년과 2024년 전 세계 연금 중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했고 2025년에도 국내 주식 시장 상승에 힘입어 세계 1위가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직관적으로 주식 비중 50%, 채권 및 대체자산 비중 50%로 구성돼 있다.

이를 동일하게 복제하면 된다. 주식 비중을 100%로 봤을 때, 3분의 2가 해외 투자이며 3분의 1이 국내 투자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면 된다. 금융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전문성이다. 특별한 스타일을 가지는 섹터보다는 인덱스를 중심으로 투자하길 권한다.

ETF를 활용해 나스닥100, S&P500 등에 3분의 2를 투자하고 국내 지수형 ETF에 3분의 1을 투자해 장기적으로 보유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채권형 및 대체투자 50%의 경우에는 국민연금처럼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 단기 채권형 펀드를 권유한다. 국내 단기 채권형 펀드라는 것은 만기가 2년 이내(정확하게는 듀레이션)의 AA- 이상 국채 및 회사채를 담는 펀드를 말한다.

어려운 얘기이니 인공지능(AI)에 구체적으로 상품명을 검색해 달라고 하면 바로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상품명은 검색해보면 도움이 된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90%를 주식형, 10%를 채권형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지만, 훈련이 안 된 개인들은 주가가 급락하면 대부분 버티다가 본전이 되면 매도하고 나온다. 따라서 주식 50%, 채권 50%의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를 권유한다. 주가 하락 시 채권을 헐어 주식을 더 살 수 있기에, 어리다고 무조건 주식 비중이 높은 것이 좋다고 조언하지 않는다.

복학생 장병
취업하고 싶은 회사 골라 소액 투자부터


셋째, 대학으로 돌아가야 하는 학생들이다. 이들은 군대에서 잠깐 돈을 벌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다. 군대에서 잠깐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재테크를 권유하지는 않는다. 제대에 맞춰서 수익률 높은 군 적금을 가입하는 것이 최선이다. 앞에 언급한 직장 생활이나 부사관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개별 종목 추천을 절대 하지 않는데, 학생으로 돌아가는 경우라면 본인이 취업하고 싶은 회사 국내 3개, 해외 3개를 골라서 소액 투자를 해볼 것을 권유한다.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공부를 하기 위함이다. 내가 앞으로 취업을 하고 싶은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그 산업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된다. 주가가 왜 상승하는지, 왜 하락하는지 여부가 나의 진로 공부를 유도하게 되고 꿈을 가질 수 있다. 개인들의 개별 종목 투자는 재테크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젊은 학생들은 본인이 취업하고 싶은 회사를 가지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현실적인 기업 공부 및 산업 공부를 할 수 있다.
전역 후에 만기가 된 적금으로 주식 투자를 조금 해보거나 해외여행 또는 학자금에 보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잘 모르는데 가상자산을 사거나 미국 밈(meme) 주식을 마구잡이로 사는 것은 재테크에도 도움이 안 되며 본인 생활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든든한 삶의 버팀목…전역 후 진로별 재테크 전략
그리고 추가로 보태고 싶은 이야기는 투자는 수익률보다 저축률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몇 % 수익률 달성’ 이런 것을 먼저 생각하지만, 시드 머니가 작으면 수익률이 2~3배여도 의미가 없다.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인덱스 상품을 중심으로 저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하게 성실하게 저축하는 습관을 오랫동안 가지는 것이 성공 투자의 길이다.

군 복무 기간은 사회와 단절된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경제적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최고의 골든타임이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방법은 다를지라도, 재테크의 본질은 화려한 수익률이 아닌 우직한 저축률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실행력에 있다. 투기적 유혹을 이겨내고 꾸준히 쌓아 올린 자산과 경험은 전역 후 스스로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며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전군 장병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유영동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팀 포트폴리오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