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다녀왔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28 - 서울 광진구 자양동
7호선 자양역이 있습니다. 아마 이곳을 뚝섬유원지역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더 많을 듯합니다. 지난해 역명을 바꿨는데요. 그동안 2호선 뚝섬역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거든요. 동네 이름을 고스란히 딴 역명으로 바꾸게 됐다는 건 자양동 자체의 브랜드에도 그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요. 한강을 끼고 있는 훌륭한 입지입니다. 잠실대교와 청담대교, 영동대교 북단이다 보니 잠실과 청담동, 삼성동과 마주봅니다. 게다가 강북엔 언덕이 많은데 여기는 평지입니다. 서쪽인 자양 4동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요즘 핫한 성동구 성수동이고요.
한강변 좋은 입지뿐 아니라 강남, 광화문 등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도 괜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너무 저평가된 것 아니냐”, “그동안 광장동이 광진구 시세를 주도해 왔지만 향후 선두주자가 자양동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자양동이 크고 작은 개발 호재가 많은 데다 서울 중심부에 더 가깝다는 이유입니다. 자양동은 1동부터 4동까지 있는데 아파트 단지는 주로 3동에 몰려 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단지는 드물고 규모가 오밀조밀한 데다 연식도 꽤 됩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트렌드가 신축 대단지인데 그런 점에서는 조금 불리하긴 하죠.
동자초등학교가 있는 뚝섬로를 기준으로 삼아서 남쪽 단지과 북쪽 단지를 구분합니다. 북측은 건대입구역 쪽이고 스타시티와 우성 아파트들이 펼쳐지며 선호도 높은 학교들도 몰려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파트가 노후했어요.
특히 자양동엔 우성 아파트가 많습니다. 1차부터 7차까지 있고 1980~1990년대 지었습니다. 동자초와 자양중학교, 자양고등학교 등 세 학교가 붙어 있고 이 학교들을 가운데 두면서 우성 단지들이 감싼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자양우성 3차는 건대입구역에서 도보 8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464가구 규모이며 1989년 준공한 37년 차 구축입니다. 면적은 전용 51·72·84㎡로 구성됐고, 전용 84㎡ 시세가 18억 원대에서 형성돼 있습니다.
동자초도 가깝습니다. 자양 3동에는 초등학교가 동자초와 신양초 두 곳이 있는데 동자초의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용적률은 207%로 낮진 않지만 동네 구축들 중에서는 나쁘지 않은 축에 속하고 평균 대지지분은 42.9㎡(13평)대 정도 예상합니다. 정비사업은 초기 단계입니다.
평균 대지지분이 33㎡(10평) 정도인 데다 초·중·고교를 품고 있어 학교 일조권 등의 문제로 고층 재건축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실거주 수요가 많은 인기 단지라는 뜻이겠죠. 게다가 자양동 내 소규모 구축 단지들 중 규모가 가장 큽니다. 우성 2차(405가구), 우성 3차(464가구), 우성 4차(66가구), 우성 5차(80가구), 현대 2차(235가구) 등 대부분 단지들이 소규모입니다.
드디어 속도 내는 개발사업
건대입구역 근처는 번화가입니다. 서울의 최대 상권 중 하나죠.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영화관, 건대병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 인프라를 갖춰서 동네에서 웬만한 걸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강도 가깝죠. 다소 아쉬운 점을 꼽자면 학원가일 것 같습니다. 동자초에서 자양중, 자양고로 이어지는 학군이 괜찮은 편이지만 대규모 학원가가 형성되진 못했습니다.
말 나온 김에 자양의 미래는 어떨까요. 크고 작은 개발사업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나대지로 남아 있던 자양동 군부대 부지가 최고 49층 규모의 대규모 주거복합단지로 탈바꿈합니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자양5재정비촉진구역 및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안’이 수정 가결됐거든요.
5만7809㎡의 준주거지역에 시립 어린이병원과 작은 도서관을 유치하고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주택 공급은 확대됩니다. 용적률 500% 이하를 적용하고 최고 높이도 상향해 최고 49층, 1699가구를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소유자가 많지 않아 상당수 물량이 일반 공급으로 조성될 것으로 보여요.
사실 이곳은 2018년 재정비촉진구역으로 결정된 후 주민 이주가 진행됐지만, 시행 주체 간 의견 차이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건대입구, 강변역을 잇는 아차산로 변 첨단 산업 축 조성에 속도가 붙고 초고층 스카이라인도 형성될 전망입니다. 한강변 프리미엄은 점점 높아지고 있죠.
한강뷰가 가능한 대장 단지
양꼬치거리와 노후 주택가, 시장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입니다. 신축 대단지가 귀한 자양동에서 눈에 띄는 대장 격 아파트입니다. 자양1구역을 재건축해 2023년 입주한 878가구 준신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안으로 들어오면 굉장히 쾌적합니다. 조경은 도심 속 공원을 연상시키고,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간이 쇼파 등이 단지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주민들을 위한 2층 쉼터에는 '외부인 출입금지' 문구가 다수 붙어 있더라고요. 취재 중 만난 입주민은 "인근 주택가에서 허락 없이 들어와서 관련 민원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세는 높습니다. 전용 59·84·101㎡로 구성됐는데 84㎡의 매매가는 23억 원 수준입니다. 한강 조망권과 우수한 강남 접근성이 강점이거든요. 대부분 가구에서 탁 트인 한강뷰를 볼 수 있는 데다 강만 건너면 청담동입니다.
또 횡단보도만 건너면 요즘 핫한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이 나옵니다. 게다가 그동안 자양동 일대에 신축 대공급도 뜸했죠. 최근 20년간 자양동에 공급된 500가구 이상 대단지는 이곳과 더샵스타시티뿐이었거든요. 당분간 대장 노릇을 더 할 것 같아 보이네요.
김정은 한국경제 기자 | 사진 예수아 한국경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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