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가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SI 사업을 전격 확대하며 현대차그룹 디지털 전환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2027년 클라우드 매출 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목 집중탐구]
'아틀라스’ 타고…현대오토에버 날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계열사 현대오토에버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이 내세우는 미래 모빌리티 전환의 핵심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도 잇달아 기업 가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로보틱스, 데이터센터 시스템 통합(SI)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오토에버의 부상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5만 장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6조3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인프라 확대에 나선 것이다. GPU 구매에만 약 30억 달러(약 4조 원)가 투입된다. 특히 GPU는 그룹 차원의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플랫폼 개발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그룹 AI 투자 수혜…GPU 5만 장 도입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피지컬 AI란 로봇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실제 환경에서 스스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사전 프로그래밍한 작업만 수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로봇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고성능 GPU와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 흐름 속에서 실질적인 SI와 운영,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을 맡는 핵심 계열사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GPU 및 데이터센터 장비 구매 대행, 데이터센터 관리와 자원 할당, GPU 리스 및 클라우드 서비스, GPU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제공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현대오토에버는 디지털 전환 수요에 발맞춰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교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SI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1년 7450억 원이었던 SI 매출은 2024년 1조2790억 원으로 증가했다. 2025년엔 1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9%에 달한다.

현대오토에버는 스마트팩토리 부문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신공장을 스마트팩토리 개념으로 짓고 기존 공장도 순차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공장에서 발생하던 100억~200억 원 수준의 매출이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에는 공장당 500억 원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공장은 28곳,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100곳이 넘는다. 스마트팩토리 관련 매출은 2020년 1000억 원에서 2027년 4000억~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 3만 대 연동 소프트웨어도 맡아

현대오토에버는 2019년 3월 상장 이후, 2021년 4월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과의 합병을 통해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23년에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모빌진’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했다. 세 번째 성장 축은 데이터센터 및 로봇 관제 시스템이다.

로보틱스 분야는 현대오토에버의 미래 먹거리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2029년까지 3만 대의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들 로봇은 스마트팩토리 운영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현대오토에버는 공장에 이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 및 운영 솔루션을 담당하게 된다. 로봇 3만 대 기준으로 추산하면 연간 약 2조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이는 2025년 예상 매출의 약 50% 수준이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2026년 상반기부터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페이스카(Pace Car)’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2028년까지 약 700만 대의 차량에 풀 스택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을 적용할 계획이다. 로봇 부문에선 CES 2026에서 차세대 로봇 ‘E-아틀라스 3세대’를 공개하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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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및 구독형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300억~400억 원 수준이었던 관련 매출은 2027년 5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은 그룹의 데이터센터 구축 효과로 인해 기존 전망(1000억~1500억 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CES 효과에 주가 올 38% 급등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월 12일 장중 48만1600원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38.76%에 달한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등 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하면서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 계획이 부각되면서 그룹 내 로봇 SI를 담당하는 현대오토에버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됐다. 차량의 소프트웨어화와 연결 서비스 확대 등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한 점도 최근 주가 상승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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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업계도 현대오토에버의 기업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전통적으로 차량 소프트웨어와 IT 인프라 운영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최근엔 그룹의 디지털·소프트웨어 전환과 로보틱스 사업 확대의 핵심 허브로 평가되며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됐다. 대신증권은 2023년 12월 목표가를 37만 원에서 2024년 1월 56만 원으로 51% 올렸다. DB금융투자도 목표가를 26만 원에서 38만 원으로 조정했다. 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열사향 매출이 90% 이상이라 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있지만, ‘AI 로보틱스’라는 신규 영역에서 새로운 역할이 확정된 만큼 장기적으로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오토에버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로보틱스 및 AI 투자 확대가 지속된다면, 현대오토에버의 역할도 함께 커질 것”이라며 “단순 SI 사업자가 아닌 그룹 디지털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로보틱스·AI 관련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실적과 사업 전개 속도가 기대에 부합해야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틀라스’ 타고…현대오토에버 날았다
'아틀라스’ 타고…현대오토에버 날았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