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앙은행과 ETF 등 금융투자 수요 증가는 금을 단순 소비재가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재편시킨 결과다.

[마켓 트렌드]
금광 기업 뉴몬트의 금광 엔지니어들. 사진=뉴몬트 홈페이지
금광 기업 뉴몬트의 금광 엔지니어들. 사진=뉴몬트 홈페이지
금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불과 2년 새 약 2.5배가 됐다. 금 가격이 이렇게 가파르게 올랐는데도 전문가들은 금이 중장기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가 민간 투자 수요가 겹친 까닭에서다.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 시장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지난해 1월 초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약 69% 올랐다. 이 기간 미국 나스닥 지수(20.96%)의 3배 이상인 수익률이다. 2024년 1월 초엔 8만6000원대, 지난해 1월 초엔 12만8000원대였던 1g당 금값은 올 들어선 20만 원을 넘겼다.

금값 고공행진…나스닥보다 더 올랐다

국제 금 선물 시장도 같은 분위기다. 지난해 1월 초 트로이온스(31.1035g)당 2800달러 선이었던 금 선물 가격은 올해 1월 4600달러를 넘어섰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금은 각국 중앙은행을 비롯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이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중국, 러시아, 인도, 중남미 각국 등이 금 순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 달러로 외환을 보유하던 비중을 줄여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보유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민간 투자 수요도 붙었다. 인플레이션, 정책 불확실성 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금을 사들이고 있다. 금화나 금괴(골드바) 등 실물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흔해지면서 금을 ETF로 투자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이 또한 세계 금 수요를 늘리는 큰 요인이다. 운용사들은 ETF 규모에 맞춰 실물 금을 사서 보관해 두기 때문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전 세계 금 ETF가 보유한 금은 총 3932톤에 달한다. 미국의 금 보유량 다음으로 많고, 한국은행 금 보유량과 비교하면 약 38배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에만 세계 금 ETF 금 보유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2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전문가들 “중장기적으론 더 오른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금값이 중장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간 빠르게 오른 만큼 일부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금 수요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어 장기 흐름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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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금 선물 값이 올해 말엔 트로이온스당 5055달러, 내년 말엔 5400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금값은 단기 투자 심리 때문에 오른 게 아니다”라며 “주요 투자 주체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늘어나는 구조적 변화를 타고 있다”고 했다. 수요 증가세는 지속되겠지만, 금을 채굴하는 공급은 비탄력적이라 가격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다른 투자은행도 비슷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재정 지출 확대에 따라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이에 따른 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통화량이 기존보다 많아지면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골드만삭스는 4900달러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을 0.01%포인트 늘릴 때마다 금 가격이 약 1.4%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물 금 투자는 어떻게

금에 직접 투자할 때 가장 흔히 떠올리는 방법은 금 거래소나 금은방 등에서 현물 금을 사는 방식이다. 이 경우엔 세금과 보관에 따르는 부담이 일부 붙는다. 금을 살 때는 부가가치세 10%에 수수료 5%가 붙고, 되팔 때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금반지, 금 목걸이 등 장신구 형태로 사 두고 싶다면 실제 금 가치에다 상당액의 세공비가 붙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1돈(3.75g)짜리 금 팔찌 가격이 같은 순도의 1돈 골드바에 비해 훨씬 비싸다는 얘기다. 단순히 나중에 금으로 되팔 생각이라면 세공비가 붙은 쪽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집 안 어딘가에 해외에서 사 온 금 제품이 있다면 한국 금 거래소 등에 판매할 수도 있다. 통상 한국산 금 제품을 팔 때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팔린다. 나라마다 금의 순도 기준 등에 차이가 있다 보니 별도로 검사를 거치고, 재가공 때도 추가 절차가 붙는 경우가 많아서다. 금 투자 업계 전문가들이 “금 현물 투자를 하기 위해 굳이 해외에서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금도 주식처럼 거래…ETF 투자도

다른 금 투자 방법도 있다. KRX 금 현물 시장에선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금을 1g 단위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증권 계좌와는 별도로 금 현물 거래 전용 계좌가 필요하다. 연금 계좌를 통해서도 투자할 수 없다. KRX 금 현물 거래는 실물 금과 달리 매매 차익에 대해 부가가치세와 양도소득세가 면제돼 세제상 유리하다. 단, 100g 또는 1kg 단위로 실물을 인출할 때는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금값을 따라 움직이는 ETF를 활용할 수도 있다. 국내 상장 ETF로는 국제 금값을 추종하는 ‘KODEX 금액티브’, ‘SOL 국제금’, KRX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등이 있다. 국내 금값을 따르는 상품은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간혹 국제 시세보다 국내 금값이 비싸지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상장 금 ETF를 사서 한번에 금과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SPDR 골드 셰어즈(GLD)’, ‘아이셰어스 골드트러스트(IAU)’, ‘abrdn 피지컬 골드셰어즈(SGOL)’ 등이 대표적이다.

금 대신 금을 캐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값이 빠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채굴 기업 주가도 함께 상승한다. 광산·장비 운영비와 인건비 등 채굴 원가는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금값이 오르면 그만큼 마진이 늘어서다. 이에 따라 실적이 성장하면서 기업이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더해지면 주가는 금 가격 상승 폭보다 더 오르기도 한다.

미국 증시에서도 금값을 추종하는 ETF보다 금 채굴 기업으로 구성된 ETF가 더 높은 수익을 냈다. 지난해 1월 초부터 지난 1월 중순까지 GLD ETF의 수익률은 73.41%였다. 같은 기간 금광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MSCI 글로벌 골드마이너스’(RING)는 183.44% 급등했다. 다만 채굴 기업은 각국 정부의 규제나 안전사고,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주가 변동성이 원자재 자체보다 크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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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결 한국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