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투자가 양적·질적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가운데, 이제는 단순한 지수 추종이나 고위험 베팅을 넘어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투자자의 성향과 재무 여건에 맞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

[커버스토리] 실전 포트폴리오
사진=연합UPI
사진=연합UPI
최근 1년 사이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상장 ETF 시장의 규모(국내·해외 합산)는 297조 원으로 2025년 한 해에만 124조 원이 증가해 70% 이상 성장했다. 미국 상장 ETF에 대한 투자 규모도 크게 증가해 국내 투자자 보유 상위 50위(주식 포함)에 포함된 ETF 보유 규모가 2024년 말 212억 달러(30.7조 원, 원·달러 환율 1450원 기준, 이하 동일)에서 2025년 322억 달러(46.7조 원)로 50% 이상 증가했다.

2025년 국내 투자자들은 양적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위험에 대한 극단적 태도가 완화된 것이다. 2024년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상위 미국 ETF의 약 50%가 레버리지 ETF, 특히 개별 종목 또는 가상화폐(비트코인·이더리움) 관련 레버리지 ETF여서 극단적 위험 성향을 보였다면, 2025년에는 레버리지 ETF 투자 비중이 40% 미만으로 감소했다.

레버리지에서 이성적 투자로

이렇게 극단적 위험 성향이 완화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추종하거나 고배당을 겨냥한 보수적 ETF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즉, 2025년 이전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고위험을 찾아 미국 ETF에 투자했다면, 2025년에는 미국 ETF 투자의 저변이 크게 확대되면서 중위험·중수익을 겨냥한 이성적 투자자들이 이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ETF는 지수추종형, 고배당 성향, 그리고 레버리지 ETF로 제한돼 있어 전략적 결합을 위해 필요한 업종이나 테마 ETF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ETF 투자 방향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라고 한다면 단순히 S&P500이나 나스닥100 지수와 같은 대표 지수를 매수하거나, 배당수익이 좋다고 배당 ETF만 사 모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투자 성향과 재무 상황, 재무적 목표 등을 고려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일반 투자자들이 활용하기에 어렵지 않으면서도 유용한 전략으로 ‘핵심-위성 전략(core-satellite strategy)’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핵심-위성 전략은 지구(core)와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satellite)에 비유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할 안정적인 자산을 중심에 두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자산을 주변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거치식 투자가 전략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 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로 전체 시장을 추종하는 대표 지수 ETF를 포트폴리오의 중심으로 삼고 업종·테마·스타일 ETF 등은 시장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ETF 투자, 핵심·위성 전략으로 공략하라
핵심·위성 전략으로 투자 레벨업

이러한 투자 전략의 중요성은 평균적으로 일정 수준의 자산이 축적된 상태에서 자녀의 교육비, 주택 관련 비용 등이 증가해 개인 현금흐름의 여유가 크게 감소하는 40~50대에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연령대 또는 자산 및 현금흐름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더 이상 20~30대와 같은 적립식을 통한 자산 축적보다는 축적된 자산 활용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20~30대 또는 그들과 같은 현금흐름과 자산 구조(수입>지출, 낮은 수준의 자산 규모)의 경우, 특히 투자의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지수추종형 ETF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이 적립식 투자는 고점에 매수해서 저점에 매도하는 실수를 예방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평균 매수 단가에 자산을 매입하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또한 10년 이상 꾸준히 적립식 투자를 하게 되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일정한 연령대가 되면 결혼, 육아, 자녀 교육 외에 주거비용의 상승 등으로 인한 지출의 증가로 적립식 투자보다는 축적된 자산을 바탕으로 한 거치식 투자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상승한다. 적립식 투자가 특별한 투자 경험을 필요로 하지 않고 상당한 인내심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라고 한다면 거치식 투자는 자산 배분부터 배분된 자산을 투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안정된 노년을 위한 궁극적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ETF 투자, 핵심·위성 전략으로 공략하라
핵심 자산(ETF)은 단기나 중기적 관점에서 매매하는 자산이 아니라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드시 본인의 투자 성향과 현재 재무상태, 그리고 장기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재무적 목표를 바탕으로 선택돼야 한다. 특히 핵심 자산은 전체 자산의 70~90%를 차지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더욱더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물론 개인에 따라 핵심 자산의 비중을 70% 이하로 가져갈 수도 있다. 하지만 50% 미만은 전 생애에 걸쳐 관리해야 하는 포트폴리오로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샤프지수·표준편차로 찾아내는 ‘좋은 ETF’
ETF 투자, 핵심·위성 전략으로 공략하라
핵심 자산이 되는 ETF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ETF’를 선택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좋은 ETF란 단순히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펀드 상품이 아니라, 그 ETF가 갖고 있는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위험 조정 수익률)이 기대되는 ETF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5년, 10년 샤프지수(Sharp ratio)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투자 고려 대상 중인 ETF 중에서 가장 높은 샤프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ETF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단일 투자안을 놓고 고민이라면 5년·10년 샤프지수가 0.3~0.8 정도인 것을 고를 경우 무난한 선택이 될 수 있다. 0.8~1 또는 그 이상의 경우 매우 뛰어난 펀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 본인의 투자 성향과 관련해서는 투자 위험에 대해 얼마나 보수적인지, 중립적인지, 적극적인지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원금 유지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이고, 어느 정도까지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인지하고 거기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 위험을 측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다.
ETF 투자, 핵심·위성 전략으로 공략하라
만약 투자하고자 하는 복수의 펀드 상품이 있는데 비슷한 수준의 샤프지수를 보이고 있다면 그 펀드 상품의 표준편차를 확인해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고수익에 현혹돼 위험 회피적 투자자가 고위험 상품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장기간 보유하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높은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낮은 가격에 핵심 자산을 처분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재무 상태와 장기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재무적 목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핵심 자산은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선택한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비교적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면서 노후를 위한 자산 축적이 최종 재무적 목표라면 대표 지수(S&P500 또는 나스닥100 등)를 추종하는 ETF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매우 보수적인 투자자로 원금을 손해 없이 유지하면서 낮은 수준(연 4% 수준)의 현금흐름 정도로 장기 운용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초단기 국채 ETF를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더 많은 현금흐름을 원한다면 고배당 ETF 또는 커버드콜 월배당 ETF가 고려될 수 있다.
ETF 투자, 핵심·위성 전략으로 공략하라
필자가 쓴 <한 권으로 끝내는 미국 ETF 투자>의 ‘7부 투자 구루들의 전략’에서 소개된 데이비드 스웬슨이 제안한 ‘기금 모델’ 포트폴리오나, 레이 달리오가 제안한 ‘올 웨더 포트폴리오’도 핵심 자산으로 선택될 수 있다. 이들은 30년간의 초장기 수익률에서 이미 검증된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험 지표인 표준편차를 시장 평균 이하로 유지하고 있어 보수적 투자자라면 관심가질 만하다. 이러한 점에서 영구 포트폴리오나 LAA(Lethargic Asset Allocation) 포트폴리오도 고려될 수 있다.

수익률의 날개, 위성 자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위성 자산(ETF)은 핵심 자산과 달리 단기 또는 중기적 차원에서 시장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위성 자산, 즉 주변 전략에 해당하는 ETF 수를 3~5개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를 넘어서면 관리와 분석의 부담이 커지고 분산 효과가 오히려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 또한 소액 투자자라면 3~10개 종목 이내로 집중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특히 ETF는 이미 분산투자 된 펀드이기 때문에 지나친 다변화는 분산투자 효과보다 수익률 희석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위성 자산 투자를 위해서는 모멘텀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데, 이 때문에 ETF 중에서는 업종 ETF, 테마 ETF 등이 위성 자산으로 선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종 ETF의 경우에는 경기 순환 주기에 맞춰 투자할 경우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마 ETF 역시 테마의 생성과 소멸 과정에서 시장 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단기 테마가 아니라 중장기 테마를 선택해야 한다. 단기 테마의 경우 생성과 소멸이 짧아 테마의 생성 초기에 진입하지 않는다면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종 ETF로는 규제 완화 등의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 업종 ETF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헬스케어 업종, 산업재 업종 등이 2026년에도 유효한 투자 대상 ETF로 판단된다. 테마 ETF로는 인공지능(AI) 관련 ETF, 항공우주 및 방산 ETF, 에너지 인프라 ETF, 원자력 ETF가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과 은, 또는 산업용 금속 및 농산물과 같은 상품 ETF도 위성 자산으로 선택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상품 ETF 중에는 PTP(Publicly Traded Partnership) 과세 대상인 경우가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PTP 과세는 자본차익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매도대금 전체에 대한 과세(과세율 10%)이기 때문에 자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점검이 성패를 가른다

핵심-위성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산 간 주기적 비율 재조정과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점검 및 재편이 필수적이다. 주기적 리밸런싱은 연간 1회 정도가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정 자산의 비중이 30%였는데, 1년 후 35%로 늘었다면 다시 30%로 조정해주어야 한다.

주기적 리밸런싱을 하지 않는다면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머무르게 돼 기본적으로 전략적 비중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시황 변화에 취약해져 초기 투자 성과를 잃을 위험도 커진다. 즉, 성공적 중장기 전략의 본질은 일관된 자산 배분 유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TF 투자, 핵심·위성 전략으로 공략하라
한편 아무리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된 투자안(또는 ETF)이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점검과 재편이 없다면 최선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워런 버핏이 “오늘의 나를 만든 스승이다”라고 할 정도로 존경받았던 필립 피셔는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에서 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자산을, 그리고 어떤 전략을 선택하더라도 핵심적인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하에서 끊임없는 노력과 정진을 하는 것만이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을수 토마스리서치 대표·<한 권으로 끝내는 미국 ETF 투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