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ETF는 지수 추종 상품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운용의 유연함을 더한 액티브 ETF가 자금 유입과 상품 출시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버스토리] 액티브 ETF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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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펀드 시장에서 액티브 운용은 ‘공모펀드’, 패시브 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의 영역으로 인식됐지만, 이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의 요구와 맞물리며 ETF 상품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ETF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상품에만 그치지 않고, 운용의 유연함이 결합된 ‘액티브 ETF’로 진화했다. 진화된 상품에는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액티브 ETF는 특정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대신,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조정하는 ETF를 의미한다. 매매가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낮은 보수와 높은 투명성이라는 ETF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상황, 기업 펀더멘털, 매크로 환경 등을 반영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알파 수익을 찾는 액티브 ETF

전통적인 액티브 공모펀드와의 가장 큰 차이는 ‘상장 구조’다. ETF는 장중 거래가 가능하고, 투자자는 실시간 가격을 확인하며 매매할 수 있다. 또한 포트폴리오 구성내역(Portfolio Deposit File·PDF)이 매일 공개된다. 투자자는 전략의 방향성과 리스크 요인을 비교적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단순 추종은 끝났다…이제는 ‘액티브 ETF’ 전성시대
이러한 구조적 장점에 투자 환경의 변화가 맞물려 액티브 ETF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저금리, 저변동성 국면을 지나 금리, 물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 전체를 그대로 추종하는 전략만으로는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자산 간 변동성과 종목 간 성과 격차가 확대되면서 선택과 조정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 것이다.

여기에 ETF 시장 자체도 커지면서 액티브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보통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지수 편입 여부나 편입 비중에 따라 자금 유입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종목 간 성과 격차가 커지는 시장으로 변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지수 추종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액티브 ETF는 일정 수준의 선별과 조정을 통해 초과성과를 추구할 수 있고, 공모펀드 대비 높은 접근성과 투명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투자자의 눈과 돈은 자연스럽게 액티브 ETF로 쏠리게 됐다.

글루벌 대세가 된 액티브 전략

미국 액티브 ETF 시장은 글로벌 액티브 ETF 성장의 중심에 있다. 2019년 ETF 룰 도입 이후 상품 출시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액티브 ETF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액티브 ETF의 순자산 규모는 약 1.4조 달러에 달한다. 이 중 4분의 3 이상이 미국 시장에 집중돼 있다. 전체 ETF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지만, 신규 자금 유입과 상품 출시에서는 이미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미국 ETF 시장에서 출시되는 신규 상품의 다수가 액티브 ETF다. JP모건은 2025년 상반기 기준 미국 상장 ETF 신규 출시의 85%가 액티브 ETF로서 패시브 ETF 출시 수를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자금 흐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ETF 전체 자금 유입 가운데 약 35%가 액티브 전략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는 액티브 ETF가 단순한 보완재를 넘어 독립적인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단순 추종은 끝났다…이제는 ‘액티브 ETF’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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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액티브 ETF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같은 액티브 하우스들의 액티브 ETF 시장 진출 이후 몸집을 불려 왔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에 상장된 액티브 ETF는 281개에 이르며, 순자산(AUM)은 91조 원이 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말 약 2조 원 수준에서 40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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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5년 만에 40배 ‘퀀텀 점프’

특히 주식형 액티브 ETF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2025년말 기준 국내 상장 주식형 액티브 ETF는 129개, 순자산 14조 원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주식형 순자산 자체가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 ETF 시장 성장은 나스닥 10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같은 미국시장 대표 지수를 비교지수로 하는 액티브 ETF의 경우 연간 성과가 비교지수를 큰 폭으로 상회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성장 흐름 속에서 자산운용사들도 액티브 ETF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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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ETF는 운용 전략에 따라 주식형, 채권·금리형, 구조화 전략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주식형 액티브 ETF는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을 조정하며, 종목 간 성과 격차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비교지수를 상회하는 성과를 추구한다. 채권·금리형 액티브 ETF는 금리 수준과 방향성에 따라 듀레이션과 신용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함으로써, 금리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 패시브 채권 ETF 대비 리스크 관리 측면의 강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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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화 전략형 액티브 ETF는 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상품이다. 대표적인 커버드콜 전략은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되는 대신 비교적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추구한다. 액티브 ETF는 단일 상품군이라기 보다는 투자 목적에 따라 활용되는 전략형 도구의 집합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액티브 ETF가 ‘만능 상품’은 아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운용 전략의 명확성이다. 어떤 기준으로 종목을 선택하고, 어떤 상황에서 비중을 조정하는지 설명이 분명해야 한다. 전략이 불명확 할수록 성과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는 운용의 일관성이다. 단기 성과에 따라 전략이 자주 바뀌는 상품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불리하다.

셋째는 비용 구조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보다 보수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그 차이가 합리적인 수준인지 점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동성과 시장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거래량이 지나치게 적은 상품은 매매 시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전략의 일관성·비용을 따져라

액티브 ETF에 투자할 때는 단기 성과보다 운용 전략의 구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기준으로 종목이나 자산을 선택하고, 시장 환경이 변할 때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또한 액티브 ETF는 ETF라는 구조를 사용하는 만큼, 거래량과 스프레드 등 유동성 조건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보수 수준도 따져봐야 한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 ETF보다 높을 수밖에 없지만, 그 차이가 전략과 운용 역량에 비해 합리적인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액티브 ETF는 시장을 대신 예측해주는 상품이 아니라, 투자자의 관점을 구현해주는 도구인 셈이다. 그만큼 자신의 투자 목적과 역할을 명확히 한 뒤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액티브 ETF의 성장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ETF 시장의 구조적 진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단순한 시장 평균에 만족하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선별과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액티브 ETF는 이러한 요구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모든 혁신이 그렇듯, 이해와 검증 없이 접근할 경우 기대와 다른 결과를 마주할 수도 있다. 액티브 ETF 전성시대에 필요한 것은 상품 수의 증가가 아니라, 투자자의 안목일 것이다.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