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규 본부장은 자산관리의 본질을 고객의 시간과 자산을 함께 관리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객과 회사의 선순환 성장’을 강조한다. ‘비욘드 리테일’ 전략을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테일 하우스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WM 리더] 심동규 한국투자증권 PB전략본부장
“복잡한 고객 니즈, ‘PB 팀제’로 정면돌파합니다”
“자산관리(WM) 사업의 본질은 고객의 ‘시간’과 ‘자산’을 함께 관리하는 것입니다.”
심동규 한국투자증권 PB전략본부장(상무)은 “시장 상황은 언제나 변화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고객이 한국투자증권에서 최상의 자산관리를 받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그 밑바탕에는 고객과의 신뢰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이러한 명제가 완성돼야 ‘고객 성장은 곧 회사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나아가 한국를 넘어 아시아 리테일 하우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자산관리 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과거와 달리 자산관리 시장이 상품 중심에서 전략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단순히 개별 상품을 추천받는 것보다는, 글로벌 관점에서 어떻게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더 좋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는 고객이 많아졌습니다. 국내 금융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에도 중요했던 세무, 부동산, 개인 자금의 법인화에 대한 니즈가 더 크게 요구되고 있고, 고객은 종합 솔루션에 대한 전략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고객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보수적 공격성’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죠. 고객이 스스로는 보수적이라고 얘기하면서도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원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졌습니다. 시장 상황이 변화하는 과도기 단계에서 리스크와 기대수익률에 대한 고객의 이중적 성격이 조금 더 강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자산관리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자산관리에 대한 우리의 경험치가 차별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들도 오랜 시간 금융에 대한 경험을 쌓아 왔겠지만, 한국투자증권 또한 2015년 리테일 패러다임 변화를 선언한 이후 만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겪었습니다. 저희는 2015년을 기점으로 브로커리지 위주 영업에서 고객의 자산을 증대하는 자산관리 영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는데요. 그동안 우리 고객의 자산은 몇 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또 하나의 분기점은 2021년 도입했던 ‘PB(프라이빗뱅커) 팀제’입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증권사에서 왜 팀제를 도입하는가’, ‘집단지성을 이용한다는 게 사실은 허상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날 한국투자증권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강점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팀제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스마트해질수록 그들의 요구는 굉장히 다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의 복잡한 니즈를 PB 한 명이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상품, 연금, 주식 등 각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팀제를 지원하기 위한 상품 조직, 초고액자산가에게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GWM(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 조직, 매스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자산관리센터 등 미들 조직들이 하나의 목표의식을 갖고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프런트에 있는 PB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이런 미들 조직들이 탄탄하게 받쳐주며 PB에게 좋은 총을 쥐어주고 뛰어난 작전 명령을 내려주고 있는 겁니다. 유럽 웰스매니지먼트 회사들이 이런 체계가 잘돼 있는데, 한국투자증권 또한 이처럼 뛰어난 협업 체계를 구축하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봅니다.”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저희는 올해 사업 계획의 타이틀을 ‘비욘드 리테일’이라고 정했습니다. 그동안 리테일이라는 경계 속에서 한계를 지었던 부분을 깨보자는 뜻인데요. 지금까지는 리테일 부문에서 성과가 상당히 좋았지만, 앞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다 보니 새로운 수익원을 곧바로 발굴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존 조직 간의 시너지를 좀 더 확실하게 내보자는 생각에 닿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채널 간의 경계와 한계를 벗어나고, ‘내 일’과 ‘남의 일’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는 PB 비즈니스, GWM, 자산관리센터, 투자권유대행인(FC) 등 네 가지 영업채널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할 생각입니다.”

자산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전략이 있나요.
“초고액자산가 전용 GWM 담당 산하의 전문 조직인 컨설팅부와 함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보다 정교화할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개인 자산을 넘어 가족, 법인, 세대 단위로 확장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또한 글로벌 자산 비중 확대를 전제로 하는 자산관리 전략을 앞으로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 인하우스 상품을 비롯해 해외 주식, 채권, 대체자산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통합 관리할 계획인데요. 예금 위주의 은행 고객과 부동산에 치우친 대한민국 자산가들에게 보다 폭넓고 안정적인 투자 대안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각 영업채널별로 고객의 자산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까.
“기준을 따로 두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고객의 자산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금융자산은 5억~10억 원이라고 해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하나만 팔면 100억~200억 원의 현금자산이 생기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너무 많아졌거든요. 이제는 가계 금융자산이 6000조 원이 넘어가고, 부동산 가격은 3.3㎡당 1억 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또 자산이 법인화되는 것도 고려해야 하고요. 과거에는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부를 대물림하는 정도에 머물렀다고 한다면, 이제는 중간에 기업이 끼어 있기도 합니다. 여러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하죠. 고객의 표면적인 자산으로 비즈니스의 경계를 두는 것 자체가 스스로 리테일의 한계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PB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인 것 같습니다. PB는 단순히 무형의 가치를 파는 것을 벗어나, 금융기관의 신뢰를 판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신뢰는 말투, 행동, 외모를 포함해 모든 것에서 우러난다는 것을 느낍니다. 현장에 나가 보니 고객이 PB에게 느끼는 3초의 첫인상에 많은 것이 좌지우지됩니다. 고객을 대하는 모든 태도가 신뢰를 주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그다음은 전문성입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인재상은 주식, 고객, 연금, 상품, 리스크, 글로벌 영역을 아우르는 올라운더 PB입니다. 이 6개 영역에 대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해 균형 잡힌 전문 PB로의 성장을 지원하려 합니다. 특히 PB들이 ‘자산 코디네이터’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PB를 만나는 것은 한국투자금융지주 내 계열사와 한국투자증권 내 본사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PB들의 전문성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한국투자증권은 PB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강도가 강한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PB들이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하는 민감도가 높고, 스스로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지도 큽니다. 더군다나 팀제를 기반으로 각 담당자가 맡은 분야에 대한 교육을 수시로 받아야 합니다. 본사 차원은 물론이고 지역 본부별, 팀별 교육이 굉장히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리스크 부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한국투자증권과 PB에 대한 고객 신뢰를 높이려 합니다. 앞으로도 특정 부문에 치우치지 않고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PB를 꾸준히 육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복잡한 고객 니즈, ‘PB 팀제’로 정면돌파합니다”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전략이 궁금합니다.
“전국의 PB센터를 단순한 상담 공간이 아닌, 고객의 자산관리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지역별 거점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주요 지역의 요충지에서 팀제 기반의 자산관리를 통해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 본사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기존 PB센터를 고급화된 컨설팅 공간으로 조성해 고객이 편안한 마음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조직을 이끄는 본부장님의 원칙이 있다면요.
“윗사람은 아랫사람의 그릇이 보이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치부가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죠. 저는 이 이야기를 조직 관리의 원칙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을 키워주기 위해 이 일이 그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를 관심을 갖고 지켜봅니다. 또 아랫사람에게 제 치부가 보이지 않도록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금융 시장이 빠르게 변화할 때는 용장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예전처럼 토의하고, 여러 의견을 묶어서 하나의 안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어진 거예요. 리더는 어떤 구성원보다도 더 많은 생각을 먼저 해야 하고, 본인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행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 결과가 성공적이면 직원들을 칭찬해주고, 그렇지 못했다면 리더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빠른 의사결정을 해주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저의 원칙입니다.”

자산관리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위치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리테일 부문에서 금융 상품 판매를 포함한 잔고는 저희가 1등입니다. 다만 리테일의 분야가 너무 크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다 1등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PB전략본부장으로 일하는 동안 고객의 가치를 가장 중시하며 모든 리테일 부문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포부입니다.”

올해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만한 자산군은 어떤 게 있나요.
“이제는 ‘킬링 프로덕트’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자산 배분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동안은 글로벌 주식이 자산 배분의 가장 큰 축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국내 주식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국내 주식이 아직까지 세금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되는 것도 맞고요. 또 코스피나 코스닥이 더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투자하기에 너무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산을 포트폴리오의 절반 비중으로 구성해 둘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시장이 언제 조정을 받을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주식과 채권, 혹은 주식과 종합투자계좌(IMA)와 같이 균형 잡힌 자산 배분 전략을 짜는 데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자산관리 사업의 본질은 고객의 ‘시간’과 ‘자산’을 함께 관리하는 것입니다. 각 영역의 경계를 넘어 자산관리의 본질을 중시하는 성공적인 조직으로 이끄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시장 상황은 언제나 변화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고객이 한국투자증권에서 최상의 자산관리를 받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 밑바탕에는 고객과의 신뢰가 형성돼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명제가 완성돼야 ‘고객 성장은 곧 회사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를 넘어 아시아 리테일 하우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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