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동 NH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본부장(상무)은 초고액자산가인 패밀리오피스 고객의 경우 원금을 잘 지키는 것을 전제로 추가적인 기회를 두드리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각자 선호하는 자산군을 유지하면서도 국내 주식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정책과 시장 변화를 두루 반영한 종합적인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오 본부장에게 들어봤다.
[‘부의 설계자’ 패밀리오피스 빅6] NH투자증권
지난 2월 13일 만난 오태동 NH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본부장(상무)은 올해 자산관리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정책을 꼽았다. 주요국의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의한 결과라는 게 오 본부장의 시각이다.
이에 오 본부장은 매달 프라이빗뱅커(PB)들과 함께하는 전략 회의에서 정책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면밀히 파악해 고객의 자산관리에 기민하게 적용하자고 강조한다. 가문 단위의 패밀리오피스 고객의 자산 또한 정책과 시장 상황을 두루 반영한 종합적인 전략 아래 관리된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이미 자산을 축적한 초고액자산가 가문이다. 그만큼 원금을 잘 지키는 것을 전제로 추가적인 기회를 두드리려는 성향이 강하다. 최근에는 여러 자산 중에서도 국내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있다. 실제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자산군도 국내 주식이다.
오 본부장은 “2024년과 2025년에는 미국 증시가 강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한국 증시가 강해지다 보니 전반적으로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낀다”면서 “특히 지금은 국내 주식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으로 투자 비중을 옮겨 오는 고객들이 존재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 본부장은 “모든 투자자의 공통된 현상이라기보다는, 각자 선호하는 자산군을 유지한 상황에서 예전보다 국내 주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 비중 70%까지 탄력적 대응
오 본부장은 국내 주식 50%, 해외 주식 50%의 비중으로 기준 포트폴리오를 설정해 둘 것을 권한다. 이 비중을 기본으로 두되, 시장 상황과 상대적인 매력도에 따라 20%포인트까지는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을 추구한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국내 주식 70%, 해외 주식 30%의 비중을 설정해 뒀다. 당분간 국내 비중을 높여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코스피 시장이 생각해 둔 목표에 도달하면 이 비중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오 본부장은 “상반기까지는 7대3 비중을 유지하겠지만, 하반기에는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출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국내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높아지긴 했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한동안 국내 주식보다 미국 주식이 선호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까. 오 본부장은 “10~20년 장기 성과는 미국 주식의 수익률이 훨씬 좋았고 연간 변동성이 낮았던 덕에 자산가들이 선호했다”면서 “반면 한국의 주요 산업은 미국과 같은 소비재 산업이 아니라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수주 산업이 대부분이다. 수주가 있을 때는 실적이 확 좋아지고, 수주가 없으면 안 좋아지는 등 변동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들어 정부가 한국 주식의 변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오 본부장은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면서 “배당 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변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 속에서 코스닥에 대한 언급도 꾸준히 나온다. 오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주가 ‘주도주’라면, 코스닥은 ‘테마주’라고 표현했다. 오 본부장은 “주도주와 테마주의 차이는 실적이다. 실적이 안정되면 주가도 그에 반응해 상승하는 추세로 간다”면서 “테마주는 실적은 안 나오지만 특정한 이벤트나 언젠가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의 특성상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고,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코스피보다는 성과가 덜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오 본부장은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테마성으로 접근해볼 만하다”며 “대신 본인의 포트폴리오에서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는 말라고 권한다”고 했다. 특히 자산가의 경우 코스닥보다는 대형주를 선호하는 성향이 확실히 강하다고 오 본부장은 분석했다. 반도체주, 은행주, 증권주, 인공지능(AI) 관련주 중에서도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의 종목이 자산가들의 선호 대상이다.
오 본부장은 “화폐의 대안이 될 만한 자산으로는 채권, 주식 등이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방어력이 높은 자산이 금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자재 중에서는 구리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구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오 본부장이 대체투자 중에서도 3순위로 꼽은 자산은 비상장주식이다. 고성장 테마에 대한 관심이 관련 비상장주식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다만 비상장주식 투자의 맹점은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비상장주식보다 당장 수익성을 바라볼 수 있는 한국 주식에 더 많은 매력을 느끼는 분위기다.
과거에 비해 다소 인기가 떨어진 대체투자로는 해외 부동산 투자가 꼽힌다. 오 본부장은 “해외 부동산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게 나왔던 데다, 지금은 상업용 부동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근 들어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반기 시장 변동성 우려...분산투자 원칙 지켜야
올해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 일단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올해 코스피 지수를 7300까지 내다보고 있다. 다만 초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오 본부장은 그보다 더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볼 생각이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미국 중간선거 등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변수들이 많아,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는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상반기까지는 주식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하반기부터는 조심할 생각”이라고 했다. 예컨대 지금은 고객에게 롱온리 펀드를 권해, 지수가 올라가면 무조건 수익을 볼 수 있는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향후 코스피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롱숏 펀드로 옮겨 가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방침이다.
오 본부장은 올해 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AI 기업의 실적을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기업의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기술주 중심으로 대규모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재발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는 위험요소다. 물가가 예상만큼 빠르게 낮아지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 기조가 멈추거나 반등할 위험이 있다. 더불어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와 금융 시장 간의 눈높이 차이가 우려된다.
이 같은 리스크 환경 속에서 오 본부장은 교과서적인 자산관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분산투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좋다고 해서 모든 자산을 국내 주식으로 채우지는 않아야 한다. 합리적인 분산투자 철학을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결 지점까지 도달하는 ‘완성형 서비스’
NH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NH투자증권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가문이 갖고 있는 각종 니즈에 대해 단순히 방향성을 자문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현실적인 해결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 ‘완성형 서비스’를 지향한다. 특히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PB의 역량과 고객을 위한 시스템이 핵심이다. 과거에는 고객들이 투자를 위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PB를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전체 가문관리를 위한 파트너로서 PB가 함께하고 있다. 또한 전문적인 지식과 컨설팅 경험이 풍부한 PB와 본사의 전문 조직이 실시간으로 협업하고 있다는 것이 NH투자증권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부유층 고객만을 위한 TAX센터가 마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컨설팅부가 전문성 있는 컨설팅을 제공한다.
자산관리 컨설팅 외에도 상속·증여, 가업승계, 가족법인을 통한 승계 방안도 설계해준다. 사회공헌·기부, 부동산 투자, 유언대용신탁 등 고객 니즈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한다. 가족법인 설립 및 운영, 사회공헌재단 설립 등과 관련해서는 법인(재단) 설립 과정과 설립 이후의 사후관리까지 직접 지원하고 있다. 외부 전문 업체와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컨설팅 비용도 일정 부분 NH투자증권에서 지원한다.
차세대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올해 진행할 신규 프로그램은 ‘N2, Next-Leader’s Forum’이다. 미래에 가문을 이끌어 갈 차세대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20~30대 영리치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영리치 고객 간의 네트워크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9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연간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올해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문과 함께하는 ‘원팀’으로서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자산관리, 기업 성장, 가업승계, 가치 실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 부딪치게 될 문제들에 대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NH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의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멀티패밀리오피스인 HSBC, UBS, CITI, 골드만삭스 등과 같은 수준의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오 본부장은 “가문의 집사 역할을 하는 PB 역량을 강화하고 금융 상품 판매 중심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진정한 K-패밀리오피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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